실시간 뉴스



[초점] 해외 보폭 넓히는 증권사…수익 다각화 '전초기지'


증권사 해외법인 3년 새 20% 증가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가 해외 진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앞다퉈 해외 진출에 나서다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현지화 실패를 맛본 이들 증권사는 최근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이 곤두박질치면서 해외법인으로의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증권사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에 법인을 둔 국내 증권사는 총 13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해외법인 수는 47곳이었다. 2015년 39곳에 그쳤던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 규모가 3년 새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가 해외 진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앞다퉈 해외 진출에 나서다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현지화 실패를 맛본 이들 증권사는 최근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이 곤두박질치면서 해외법인으로의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경. [사진=조성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가 해외 진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앞다퉈 해외 진출에 나서다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현지화 실패를 맛본 이들 증권사는 최근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이 곤두박질치면서 해외법인으로의 수익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경. [사진=조성우 기자]

증권사 가운데 해외법인의 실적과 자본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다.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홍콩법인(자본 1조4천억원)을 필두로 대부분의 해외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991년 영국법인을 설립한 이래 홍콩과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해외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작년엔 인도 뭄바이에 현지법인을 열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 미래에셋대우는 홍콩법인이 3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영국 74억원 ▲베트남 73억원 ▲인도 69억원 ▲브라질 26억원 등의 순익을 올렸다.

박 회장은 앞서 작년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글로벌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만큼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분야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법인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중국 유니콘 기업인 마오얀 엔터테인먼트의 홍콩 기업공개(IPO)에 주관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인도네시아법인을 새로 설립하며 해외법인을 7곳으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증권사는 특히 신흥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법인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베트남 7위 증권사로 도약했고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키드(KIS·Korea Investment & Securities) 인도네시아'가 출범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인 '단빡(Danpac)'을 인수한 지 반년 만의 일이다.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해 3분기 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베트남과 싱가포르도 각각 29억원, 8천9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영국과 홍콩은 각각 21억원, 9천200만원 적자를 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향후 4억달러(약 4천500억원)로 늘려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무 영역도 해외 대체투자 상품과 IB 딜 소싱 등으로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해외법인 규모를 6~7곳으로 유지 중인 가운데 홍콩법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증권사 홍콩법인의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법인인 NHSV(NH Securities Vietnam)을 개소해 개인과 법인영업을 시작했다. 2009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인 CBV증권의 지분 49%를 인수하며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 형태를 유지한 이후 1년간 현지지분 인수작업을 거쳐 합작법인을 100% 자회사로 편입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에 법인을 둔 국내 증권사는 총 13곳으로 이들 해외법인 수는 47곳으로 집계됐다. 2015년 39곳에 그쳤던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 규모가 3년 새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에 법인을 둔 국내 증권사는 총 13곳으로 이들 해외법인 수는 47곳으로 집계됐다. 2015년 39곳에 그쳤던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 규모가 3년 새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00년대 후반 해외 진출 경쟁이 과열되며 ▲2009년 30곳 ▲2010년 34곳 ▲2013년 52곳 등 그 규모를 키우던 증권사 해외법인은 인프라 부족 등으로 현지에 녹아들지 못하며 2015년 6월 당시 36곳으로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 기조와 증시 부진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와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면서 이들 증권사는 사업 다각화 차원의 해외 진출이 절박해졌다. 실제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5곳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8.7%로 10%에도 못 미쳤다.

심형민 유안타증권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권사들이 해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들 해외법인의 수익 기여가 기대되는 가운데 현지 시장 리스크 관리 역량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보폭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 초기에 비해 현지에서의 경험이 쌓이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도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수익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으로 사업 저변을 넓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해외 보폭 넓히는 증권사…수익 다각화 '전초기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