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넷플릭스 트래픽 폭증…페이스북 접속우회 '악몽' 재현되나


통신사 망회선증설과 CP 가입자유지 위한 망사용료 접점 시급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넷플릭스 트래픽 폭증으로 국내 통신사가 해외망 접속회선 용량 증설에 나섰다.

관련업계에서는 과거 페이스북 망접속 우회 사태와 같이 향후 망사용료 문제가 불거질까 노심초사하는 눈치다.

넷플릭스의 국내 점유율이 미미함에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탓이다. 사용량이 급증할 경우 이에 따른 트래픽 부하 등 여파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로부터 정당한 망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게 업계 입장이지만 정작 넷플릭스는 소극적인 상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25일 넷플릭스 해외망 접속회선 용량 증설에 나선데 이어 KT도 이달 중 넷플릭스와 관련 해외망 접속회선 용량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 해외 서버에서 해저케이블망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회선을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 역시 "넷플릭스 트래픽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정확한 시일 및 증설 수준은 미정이나 이달 중 증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 질주, 통신사 부담↑…망 사용료는?

넷플릭스의 국내 점유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8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1.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통신사가 회선 증설에 나선데는 최근 가입자 추이와 함께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통신사의 넷플릭스 해외망 회선증설은 고객센터로부터 시작된 사례"라며, "고객들이 품질 문제를 제기하면서 통신사가 증설에 나선 것으로 그만큼 현재 넷플릭스의 이용률이 통신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OTT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지난해 OTT 이용률은 전년 36.1%에서 427%로 급증했다.

특히 OTT 서비스 중 넷플릭스의 성장은 가파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넷플릭스 이용자는 약 274% 증가했다. 애플 iOS 사용자를 포함하면 이용자 증가율은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 IPTV에 넷플릭스가 도입되고, 최근 2종의 결합상품이 출시되면서 가입자 증가 추세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한국 첫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 효과도 한몫했다. 킹덤 송출 후 5일간 LG유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증가세는 기존의 3배 수준까지 올랐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승승장구할수록 국내 통신사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 늘어나는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추가 투자를 통해 회선을 지속적으로 증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증설 역시 SK브로드밴드와 KT가 비용을 들여 자체 해결했다.

앞으로 넷플릭스 측과 비용 부담이나 망 사용료 등 협상이 필요한 대목이다.

KT와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ISP 역시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관련 협상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까지 넷플릭스가 이에 응하고 있지 않아 진행되는 것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가 추가 증설 등으로 비용 부담이나 망 사용료 문제를 넷플릭스에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넷플릭스측이 응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내서 이를 강제할 정책적 지원이나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을 이용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망 증설에 대한 내용까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상황은 함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와 관련, 통신사 내에 자체 캐시서버를 구축하는 대신 별도의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방식의 계약을 진행한 바는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케이블TV인 딜라이브와 계약을 체결한 뒤 딜라이브 내 캐시서버를 별도 구축, 증설까지 자체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뒤 이어 계약한 CJ헬로 역시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캐시서버를 자체 구축했다.

업계 전문가는 "넷플릭스는 구글, 페이스북과는 달리 자체적으로 캐시서버를 두는 형태로 망사용료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 재연? 고객불만에 시달리는 통신사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 건과 비슷한 상황이 넷플릭스를 통해 재현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트래픽 폭증을 감당하기 위해 통신사가 회선증설에 나서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시청품질이 좋지 않으면 고객들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되는 만큼 이같은 문제인식과 함께 초기 단계부터 제대로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와 망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다 지난 2016년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를 KT에서 홍콩으로 임의 변경해 논란이 됐다. 특히 이 탓에 통신사 트래픽 중 일부가 국제국간으로 우회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 페이스북의 접속 응답속도가 느려지면서 되레 통신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늘었다.

실제로 방통위에 따르면 당시 통신사의 불만 접수건수는 SK브로드밴드는 일평균 0.8건에서 9.6건으로 12배를, LG유플러스는 일평균 0.2건에서 34.4건으로 172배나 급증했다.

결국 통신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추가 비용을 들여 해외 접속회선 용량을 증설했다.

이번 통신사의 넷플릭스 해외망 회선 증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최초 고객들에 의해 불만이 접수되면서 증설에 나섰으나 넷플릭스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인터넷 속도 측정 결과를 공개, 통신사에게 품질문제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달 자체 측정한 전세계 국가 인터넷 속도를 공개하는 한편, 이용자에게도 자체 벤치마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인터넷 속도 측정 결과는 자체적인 테스트를 통해 게시된 것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품질저하의 원인으로 인지될 수 있다"며, "망에 대한 적정한 대가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통신사가 모든 짐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2014년 넷플릭스에 망사용료를 받은 미국 컴캐스트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컴캐스트는 넷플릭스로부터 캐시서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콘텐츠전송장비(CDN)를 제공받지 않은 상태로 품질 저하 이슈가 불거지자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결국 넷플릭스로부터 망사용료를 받아내는데 성공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사례가 국내에도 통할 지는 미지수. 최소한의 이용자보호를 통해 해외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 해소 등 정책적 지원에 대한 국내 업계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넷플릭스 트래픽 폭증…페이스북 접속우회 '악몽' 재현되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