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찬반 4대 쟁점…22일 국회 '촉각'

KT-반KT 진영 각각 논리 앞에서 첨예한 대립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추가 연장 여부를 놓고 오는 22일 본격적인 국회 논의가 시작된다.

소관 상임위원회는 전문가 의견청취를 통해 이의 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각 이해관계자간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합산규제는 일몰이 예정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찬반론이 뜨거운 상태. 이의 일몰을 주장하는 KT 측과 연장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비 KT 진영이 4대 쟁점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오는 22일 정보통신방송 법안심사소위(2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연장과 관련된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로는 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와 박민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영석 KT 상무,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추혜선 의원(정의당)은 합산규제 2년 연장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김석기 의원(자유한국당)은 3년 연장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합산규제 일몰까지 이의 연장 등 후속 조치에 대한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심사소위 등에 관심이 더 집중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정부 일각 등에서 이의 재연장 가능성 등에 선을 그어왔던 상황에서 국회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에 나서면서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연장가능성도 급부상하는 형국이다.

◆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vs OTT 등 방송환경 변화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이 전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분의 1을 넘지 않도록 제한한 것. 3년 한시적으로 적용, 지난해 일몰된 바 있다.

그러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연장을 주장하는 쪽은 위성방송 등도 IPTV 등과 같은 점유율 규제 적용 등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위성과 케이블, IPTV 모두 이용자 입장이나 시장경쟁 측면에서 동일한 유료방송서비스로 시장점유율 규제를 동등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일몰 이후 규제에서 위성은 배제돼 있는 등 입법이 미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개념을 적용한 합산규제가 없다면 시장점유율 규제도 유명무실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일몰을 찬성하는 쪽은 합산규제가 낡은 점유율 규제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등 환경변화 등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더 이상 유료방송사업자만의 경쟁이 아닌 OTT까지 포함된 통합 방송시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SK의 경우 푹 지분인수를 통해 무선과 방송, OTT가 결합된 형태의 방송시장에서 독점적 지배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새로운 글로버 미디어 플랫폼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 규제를 풀어 시장 자율의 M&A 등 재편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넷플릭스의 경우 미국 가입자만 5천800만명으로 케이블방송 가입자 4천700만명을 넘어선 상태. 국내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이 같은 OTT 공세가 거세지면서 정부는 OTT에 방송사업자 지위와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옥수수'와 지상파3사 OTT 서비스 '푹'을 합친 합작사 설립 등 '아시아아판 넷플릭스'를 예고한 상태다.

◆ 사회적 합의 우선 vs 시장 자율 재편

방송 플랫폼의 글로벌화라는 시장 자율적인 재편 논리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의 권역 및 지역채널 가치도 충돌하는 대목이다. 시장 재편 필요성과 함께 사회적 합의 등이 우선돼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사업자가 점유율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은 아무 규제없이 가입자를 늘려왔다"며, "넷플릭스는 이미 영국(가입자 점유율 83%), 스웨덴과 핀란드(76%), 이탈리아와 프랑스(68%)를 선점했고,한국 가입자도 약 30만명으로 지난 3년간 10배 이상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점유율 상한 규제에만 매몰돼 적극적인 투자 및 신사업 모색 등의 활동이 위축된다는 것. 국내 유료방송사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M&A 등 자발적인 재편 등 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합산규제 폐지에 앞서 시장 내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도 높다. 당장 점유율 규제 폐지로 상대적 열세인 케이블TV의 경우 가입자 수가 더 줄어 지역성이라는 방송 공공성 한 축이 축소되거나 소멸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

방송업계 관계자는 "점유율 규제 폐지는 케이블TV의 지역성 의무 폐지, 권역 폐지와 연계될 수 있어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과기정통부]
◆ 경쟁 형평성 문제 vs M&A 시장 위축

합산규제 일몰은 사업자간 경쟁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를 초래한다는 게 일부 유료방송업계의 주장이다.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몰 이후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는 규제를 받는데 비해 (KT 위성방송은 대상이 아니어서) 특정그룹에는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돼 유료방송 사업자간 경쟁 형평성이 저해된다"고 지적했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합산 점유율이 30%대로 합산규제 일몰의 수혜자로 여겨지고 있다. 합산규제 일몰이 KT 계열에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합산규제가 연장될 경우 KT 계열의 케이블TV 인수 등은 불가능해 지는 셈이다.

그러나 앞서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도 이 같은 합산규제 등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합산규제가 국내 M&A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의 공세, OTT의 급격한 성장이라는 경쟁 환경에서 유료방송사업자들은 대응책의 일환으로 M&A를 고려하고 있다"며, "합산규제로 인해 기업들의 매도, 매수 기회가 인위적으로 제한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공적 책무 회복 우선 vs 정책적 효과 없어

일몰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합산규제가 지난 3년간 정책적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도 한다. 업계 과다 경쟁과 불공정 경쟁을 해결하지 못했고, IPTV 3사 중심으로 방송시장이 재편돼 이미 기존 규제체계에서도 지역성 및 여론 다양성이 보호되지 못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공정경쟁 활성화, 지역성 보호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합산규제보다는 각각의 목적에 맞는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보다는 방송의 공적 책무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도 맞서고 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특정 사업자가 또 다시 모기업의 가입자 확대 도구가 되면 안된다"며, "경영의 자율성을 회복하고 공정책임을 회복하기 위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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