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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패밀리레스토랑, 고민 깊은 외식업계


1인 가구 증가·외식 트렌드 변화 여파로 설 자리 잃어…자구책 마련 나서

'불황'에 외식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주력 사업인 패밀리 레스토랑과 한식뷔페가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데다, 1인 가구 증가, 경기 침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외식업체들은 점포 폐점과 리뉴얼 등을 통해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랜드파크·신세계푸드·롯데지알에스 등 대기업 외식업체들이 최근 각 브랜드별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영업이 부진한 매장은 대폭 정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돼 온 기존 매장은 리뉴얼해 점포당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빕스'와 '계절밥상' 매장을 각각 21개, 25개 정리했다. 신세계푸드 '올반'은 3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이랜드파크 '애슐리'와 '자연별곡'도 각각 18개, 3개 점포가 폐점됐다.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하는 TGI 프라이데이스 역시 지난해 2개 점포의 문을 닫아 27개점만 운영되고 있다.

빕스 매장 전경 [CJ푸드빌]
빕스 매장 전경 [CJ푸드빌]

외식업체들이 이처럼 점포 정리에 나선 것은 1인 가구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외식보다 HMR(가정간편식)을 이용해 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월 평균 외식 빈도는 2017년 21.8회에서 지난해 20.8회로 감소했다. 월 외식비는 30만3천854원에서 4% 가량 줄어든 29만2천689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외식 대체제로서 HMR의 입지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1인가구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업체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됐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패밀리 레스토랑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전성기 때 매장 수를 급속도로 늘렸던 각 업체들은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장 수가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014년 11월 109개에 달했던 매장 수가 실적 부진으로 폐점이 속출하며 현재 80개로 줄었고, 빕스는 2015년 92개에서 올해 60개로 대폭 감소했다. 애슐리 역시 2014년 155개에서 현재 40여개 줄어든 110개를 유지하고 있고, 최대 51개 점포를 운영했던 TGI 프라이데이스도 거의 반토막 난 상태다.

자취를 감춘 패밀리 레스토랑도 많다. 1995년 국내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실적 악화로 2016년 한국 시장서 철수했고, 마르쉐 역시 2013년 한국 사업을 접었다. 씨즐러와 토니로마스 역시 각각 2013년과 2014년 사업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밀리 레스토랑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불황이 길어지면서 각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골목 맛집이 늘어나 손님을 뺏긴 데다 외식 트렌드 변화에 발 맞추지 못한 것도 패밀리 레스토랑의 부진에 한 몫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여 년 전만 해도 3~4인 가구를 겨냥한 푸짐한 메뉴와 넓은 매장이 대세였지만 1~2인 가구 증가로 지금은 획일적인 메뉴와 큰 매장은 오히려 단점이 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고비용, 저수익 매장을 폐점하거나 소형화하는 등 업체들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TGI 프라이데이스 매장 전경 [롯데지알에스]
TGI 프라이데이스 매장 전경 [롯데지알에스]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안으로 여겨졌던 한식 뷔페도 사정은 비슷하다. 계절밥상은 지난해 초까지만해도 54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절반 가량 줄어 29곳만 유지되고 있다. 올반은 매장 수가 15개에서 12개로 줄었고, 자연별곡도 점포 수가 점차 줄어 현재 43개만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외식 수요 자체가 줄어든데다 최저임금·임대료·재료비 등 원가 상승 요인들이 더해지면서 업체들이 운영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이제는 업체들이 도심에서 매장 수를 확장하기 보다 상권별 특화매장을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CJ푸드빌은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특화 매장과 리뉴얼 매장을 적극 오픈하고, HMR O2O 서비스 등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 고객 경험 접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6월 샐러드 특화 매장인 '빕스 프레시업'으로 변신한 제일제당센터점과 같은 해 7월 새 단장한 명동중앙점이 대표적이다. 이들 매장은 리뉴얼 오픈 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2020년까지 매장 100% 리뉴얼 완료를 목표로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만 수원 영통, 천호, 남포항, 부산 등 전국 지역 7개 매장을 리뉴얼 및 신규 오픈했으며, 지역 맞춤형 콘셉트도 강화했다. 리뉴얼 점포는 오픈키친으로 구성됐고, 아트 콜라보 작품 전시로 푸드테인먼트 요소가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아웃백은 현재 60% 매장의 리뉴얼을 완료했다.

올반 가정간편식 판매 코너 [신세계푸드]
올반 가정간편식 판매 코너 [신세계푸드]

일부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략과 배달서비스·HMR 판매 등으로 매출 진작에 나섰다.

CJ푸드빌은 온라인 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에 '계절밥상'을 입점시켜 배달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곳은 지난해 8월부터 계절밥상 메뉴를 포장·배달해주는 '계절밥상 그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여의도 IFC몰 '계절밥상' 매장을 즉석조리 서비스를 맛볼 수 있는 한식 셀렉트 다이닝 콘셉트로 최근 리뉴얼 오픈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2월 센트럴시티점을 시작으로 '올반' 매장을 고급화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프리미엄 전략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또 현재 국·탕·찌개, 안주류 등 200여 종의 제품으로 구성된 '올반' HMR 사업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근 외식시장은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와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로 나뉘고 있다"며 "외식시장 양극화를 반영해 올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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