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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 결산⑧] 패션업계, 장기불황에 앞 다퉈 '사업 다각화’


이서현 사장 퇴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매각설까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몇 년째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패션업계는 올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았다. 주력 사업인 패션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뷰티, 홈퍼니싱 등 신사업에 뛰어들어 변신을 꾀했다.

사업 다각화에 가장 적극 나섰던 LF는 올해 처음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그동안 '불리1803', '보타니쿠스'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를 수입·판매해왔지만, 올해 9월 처음으로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선보였다. 또 LF는 코람코자산신탁 지분 절반을 사들여 부동산 금융업에 새롭게 진출했고, 유통·식음료·방송 등 여러 사업까지 벌여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로 올해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비디비치'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5배 많은 1천2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장품 부문 호실적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천158%나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딥디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바이레도' 등 기존 브랜드 외에 '아워글래스'를 추가로 수입해 해외 화장품 라인업을 강화했고, 올해 10월에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출시했다.

반면, 패션 외길만 걷던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코오롱스포츠', '쿠론', '슈콤마보니' 등을 전개하는 코오롱FnC는 지난 3분기에 매출 1천965억 원, 영업손실 64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패션사업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던 '코오롱스포츠'의 부진 때문이다.

또 코오롱FnC는 올해 '쿠아' 등 저수익 의류 브랜드를 정리하거나, 판권 재연장을 포기했지만 실적 반등을 이뤄내진 못했다. 여기에 2015년 선보인 '커먼그라운드'도 유통채널로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이에 코오롱그룹은 최근 퇴진을 선언한 이웅렬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규호 전무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부진한 실적 여파로 오너일가인 이서현 전 사장이 퇴진했다. 또 이 전 사장의 빈자리를 박철규 삼성물산 상품총괄 부사장이 채우면서 삼성의 패션사업 축소설, 매각설 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125억 원 규모다.

이에 삼성물산은 올해 10월 스웨덴 토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들여와 처음으로 패션 분야를 벗어난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달에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메종 키츠네'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자사 패션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던 공식 온라인몰 SSF샵 역시 패션·뷰티·인테리어·푸드 브랜드를 두루 입점시켰다.

이 같은 패션업체들의 외도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시장 규모가 줄어들며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신장해 올해 42조4천3억 원으로 전망된다. 2016년과 2017년 패션시장 규모는 각각 43조1천807억 원, 42조4천704억 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체들이 부진한 실적을 상쇄하고자 화장품, 홈퍼니싱 등 신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고 고객들의 이목을 끄는 신규 사업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는 데 각 업체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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