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가급락과 유류세 인하로 연말 울상

유가급락‧유류세 인하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우려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급락과 유류세 인하 등 대내외 악재에 동시 노출되며 따뜻한 연말을 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세 및 유류세 인하로 인해 4분기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며 정유사들이 앞선 분기까지 냈던 이익을 모두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정유업계에는 최근 퍼펙트 스톰(여러 개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에 일어남으로써 직면하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이 찾아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국제유가, 국내에서는 전격적으로 시행된 유류세 인하가 정유업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가장 큰 위험요소는 유가급락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2016년 이후 2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가하락은 앞서 비싼 값에 도입한 원유에 재고평가손실을 유발, 정유사 이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의 경우 지난 10월 3일 76.41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 21일에는 45.59달러를 기록했다. 두 달 반 새 40%가 넘게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급격한 하락세가 4분기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은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만들어낸 결과다. 최근 원유 증산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나야 할 수요가 반대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유가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결의를 했을 때만 해도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재차 증산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세계 경제의 주축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양국의 경기침체로 석유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유가반등을 저지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하락의 요인은 원유 공급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소비마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유가 반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초 실시된 유류세 인하도 정유업계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유사는 원유를 정제해 기름을 주유소에 납품하는데,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 전 기름을 사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입게 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 국내에서의 유류세 인하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처음 시행된 2008년 당시에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품을 위해 앞서 비싼 가격에 도입한 원유로 만든 제품이 재고로 쌓이면서 손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추가로 휘발유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밑돌고 있는 데다, 10달러 이상이 돼야 할 원유가격과 제품 간 스프레드 역시 현재 1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역시 이익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며 "1~3분기 때 냈던 이익을 4분기에 까먹을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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