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시대, 기존 암호 무용지물"…R&D 투자 절실


차세대 암호기술 개발 위해 개별 기관·기업·학교 '고군분투'

[아이뉴스24 성지은 기자]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암호기술을 연구개발(R&D)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펀드를 조성하는 일이 활성화돼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다.

5일 박해룡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암호기술팀장은 "암호기술은 정보통신기술(ICT) 환경변화에 따라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모든 공격에 대해 안전한 내성을 갖는 암호기술, 즉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개발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로,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기존 PC에서 100만년 걸리던 연산을 10분 내로 처리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 등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암호기술을 여러 분야에 사용하는데,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개키 암호방식이 무력화돼 보안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초고속 연산 기능을 활용해 암호기술을 해제하고 정보를 탈취하는 일이 가능하다.

실제 암호 분야 대가인 미셸 모스카 박사는 2015년에 "양자컴퓨터에 의해 공개키 암호화가 깨질 확률은 2026년까지 14%, 2031년까지 50%로 예측된다"고 경고했다.

◆개별 기관·기업·학교 '고군분투'…"인력·R&D 투자 절실"

암호기술의 중요성은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기술 R&D는 개별 기관과 기업, 학교 연구실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KISA의 경우, 과거 차세대 인증보안팀에 흡수됐던 암호기술팀을 지난해 부활시켜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공격에 안전한 PQC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표준에 도전하는 것.

미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차세대 암호기술의 개발 필요성을 인식하고 2016년 PQC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지난해 KISA·서울대·울산과기대가 공동 개발한 PQC '리자드(Lizard)'를 출품했다.

출품된 82개 기술 가운데 리자드는 기술 우수성을 인정받아 NIST가 선정한 64개 기술에 포함됐고, 올해 4월 공동연구진은 NIST가 개최한 워크숍에 참가해 기술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열리는 1라운드를 포함해 2~3라운드를 통과하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PQC가 차세대 암호기술 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다.

국내 정보보안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드림시큐리티가 지난해 암호기술연구센터를 독자 개소하고 차세대 암호기술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은 국내 소수 전문인력을 통해 이뤄져 암호산업 활성화와 기술 고도화에 어려움이 있다. 전문인력 부족으로 암호산업 전반에서 인력 채용에 목마름이 있다.

드림시큐리티 관계자는 "수학적인 암호체계가 깨질 것을 대비해서 PQC를 준비하는 연구센터를 개소했지만, 인력채용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국내 정보보호산업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정보보호 산업인력 9천858명 가운데 암호기술 개발 고급인력은 475명으로 4.8%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박 팀장은 "연구기관의 성격을 띠는 공공기관이나 학계가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 기술 개발 수준은 초·중반 단계에 불과하다"며 "현재 KISA가 대학을 중심으로 암호기술을 개발하는 동아리를 지원하지만, R&D를 위해 펀드가 다양하게 조성되고 집단지성을 합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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