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회담]문정인 특보, 공동선언 합의문 배경 설명

"비핵화 관련 북의 진전된 제안 받아냈다"…군사적 긴장 완화도 성과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 서명 직후인 19일 오후 3시30분 평양 프레스 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배경 및 의미를 설명했다. 문 특보의 브리핑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6.15 정상선언은 상당히 총론적인 성격이 강하고, 10.4 정상선언은 상당히 각론적 성격이 강하고, 이번 9.19 공동선언의 내용을 보면 상당히 실천적 성격이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3개의 선언문이 상당히 보완적인 것을 이루고 있지 않느냐 하는 그런 느낌이다.

◇전쟁 위험 제거와 적대 관계 해소

[1.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

그 다음 두 번째로는 1조를 상당히 눈여겨봤다. 사실상 북한의 핵사용 가능성 여부가 이론적으로 다 나타났다. 상호확증파괴(Assured Destruction)라고 해서 어느 누구도 사실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문제는 재래식 분야에 있어서 우발적 군사충돌이 발생하고 이것이 확전될 경우, 그것을 통제하지 못했을 때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알기로는 문재인 대통령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아까 말씀드렸던 운영적 군비통제, 그러니까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상당히 역점을 두었던 것 같다. 그래서 최소한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주도하는 우발적 충돌을 막고, 그렇게 함으로써 핵 충돌을 막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고 하는 기본 인식 하에서 합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결국 무엇을 얘기하느냐.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이 잘 되면 그것이 절반의 평화를 얻은 것이라는 얘기를 보통 합니다만, 그런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고, 그리고 과거와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다. 우리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거기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만들고, 군사적 신뢰 구축에 관한 여러 사항들을 삽입했는데, 그것에 비해서도 상당히 견실하고 실천적인 조치를 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한반도 비핵화

[5.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그 다음은 5조다. 어떻게 보면 미흡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미국은 항상 북측에 ‘선 신고사찰, 후 종전선언’, 북측은 ‘선 종전선언, 후 신고사찰’을 요구하면서 지금까지 교착상태가 지속됐던 것이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하면 이 둘을 동시 교환할 수 있느냐 하는 방책을 모색해 왔기 때문에 이번 선언에 그게 들어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생각을 할 수가 있겠다. 그런데 그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미국과 북한의 문제다. 협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걸 우리 정부가 선뜻 나서서 정상 선언에 담기는 어떻게 보면 부적절했다고 볼 수가 있다고 본다.

대신 지금 미국과 북한 사이에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풍계리 전부 다 폐기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했다. 그리고 그것은 전 북한에 하나 밖에 없는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한 것이니까 더 이상 우리는 미사일 시험하지 않는다. ICBM 발사대도 상당 부분 폐기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북측은 결국에 “우리가 할 것 다했는데 왜 미국은 그것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가” 이런 불만이 많아 왔다.

그런데 미국 입장에서 얘기를 들으면 “그것은 미래에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 북한이 암시적으로 약속한 동결을 계속 지속한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북한이 현재 갖고 있는 핵시설, 핵물질, 핵탄두, 그리고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이것에 대한 신고, 사찰, 검증, 폐기를 원하는데 왜 그건 얘기 안 하느냐.”

그래서 북은 상당히 미래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고, 미국은 현재적 조치를 얘기하는 것이다. 거기에 인식적인 차이가 상당히 컸었던 것인데, 대통령께서는 떠나기 전에 우리 원로자문단하고 얘기할 때도 그 말씀을 하셨고, 수보회의에서도 그 말씀을 하셨는데, 북이 미래 핵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의 현재적 보상을 원하는 것과, 미국은 “왜 미래 것을 얘기하느냐, 현재 것에 대해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라” 이런 어떤 인식적인 괴리가 있었는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상당히 초점을 맞췄던 것 같다.

그래서 나온 그 결과가 하나는 결국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폐기한 것, 유관기관에서의 소위 전문가들, 그러니까 결국 “미국의 참관 하에 검증받겠다”라고 하는 얘기를 한 것이고, 그 다음에 미사일 발사대도 그렇게 하게 되는 것을 얘기하면서 현재의 문제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북이 긍정적인 화답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 다음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미국이 6.12 싱가포르 선언의 합의 사항을 이행을 한다면 북은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이다. ‘용의’라고 하는 것은 영어로 번역하면 '윌링 투(willing to)' 이런 게 되겠지만, 한국적 어법으로 봐서 ‘용의’라고 하는 것은 약한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어떤 의미가 있느냐 하면 영변 핵시설이 무엇인가. 첫째는 흑연감속로 갖고 있지 않은가. 그것을 지금 생산 활동 중에 있다. 거기에서 나온 소위 사용 후 연료봉을 방사화 재처리 시설을 통해서, 그것을 분리해서 거기에서 플루토늄을 얻어내지 않는가. 그리고 영변에 지그프리트 해커 박사가 현장에 가서 확인했지만 소위 원심분리기 포함해서 최소한 1개의 고농축 우라늄 시설이 거기에 있다. 그러면 지금 현재 북한 핵의 기본이 되는 플루토늄 생산시설과, 고농축 생산시설을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아마 북이 얘기한 것은 최초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우리 대통령께서 받아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그런데 조건절이다. 미국이 6.12 싱가포르 선언을 이행한다는 조건이다, 하나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두 번째는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아마 여기에 종전선언도 포함되어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 북의 입장에서 새로운 관계라는 것은 종전선언을 해서 불가침 의지를 분명히 해 주고, 그걸 통해서 평화 협정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니까, 아마 이 대목에서 신고사찰과 종전선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

◇김 위원장 메시지 트럼프에 전달

분명히 선언문에 담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다다음 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직접 전달할 것이고, 그 결과 개인적인 생각은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 이뤄질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제일 관심을 갖는, 우리가 지금 경제 교류 협력도 중요하고, 이산가족 재상봉도 중요하고, 여타 분야에 있어서의 교류 협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발적인 재래식 군사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갖췄다라고 하는 데에 이번 선언의 의미가 상당히 있다고 본다.

다른 하나는 다음 단계의 핵 협상을 위한 아주 탄탄한 기반을 닦았다라고 하는 데 상당히 의의가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동안에 두 정상이 거의 4시간 넘게 얘기하는데, 그 중에 상당 부분이 핵문제에 관한 것이었던 것으로 얘기를 듣고 있다. 심지어 오·만찬장에서도 그런 핵 문제가 주요 토론의 대상이 됐다고 그러는데, 아마 남북 정상회담 하는 데 핵 문제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점에서 대통령께서 이번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아닌가.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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