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재점화된 확률형 아이템 논란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과금 모델을 확률에 의존하고 있는데 너무 과도하다고 본다."

이재홍 신임 게임물관리위원장이 전한 건 분명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경고였다. 교수 시절 진흥을 주로 외쳤던 그다. 사뭇 강한 어조는 이전에 보지 못한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공공기관 위원장으로서 과거를 돌아보니 그동안 철없이 이야기한 게 많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마치 달라질 모습을 예고하는 전초전처럼 보였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대다수 게임에서 주요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과금 유도 및 사행성 조장, 불확실성에 따른 게임사와 게이머 간의 불신, 확률 조작 우려 등이 불거졌다.

높은 매출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그만큼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원인이기도 하다. 일부 확률 상품의 경우 로또 1등 당첨 확률보다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물론 게임업계가 손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2015년부터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품별 습득률 공개를 골자로 한 자율규제를 시행 중이다. 7월에는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물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습득률 등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에서 특정 아이템을 얻기 위해 수백만원까지 쓰는 경우도 있다. 0%에 수렴하는 습득률 탓이다. 하지만 '내 운은 다를 것'이라는 묘한 믿음이 그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했다. 물론 이들은 성인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한 것인 만큼 과소비에 대한 책임 역시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양질의 아이템을 오로지 확률에만 의존하게 한 현재의 게임 시스템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한다. 강력한 보스를 물리쳐 전리품을 얻던 방식은 언제부터인가 옛 게임의 '로망' 처럼 돼 버렸다. 천편일률적 게임이 쏟아지는 것 역시 확률형 아이템의 영향이 없지 않다.

최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보고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해외 업체들은 해당 국가에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하고 게임을 선보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분명 과거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려운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바라보는 시각을 재확인하는 한편 현재 시행 중인 자율규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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