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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헤쳐모여? ICT 진흥·규제 일원화 vs 방송만 방통위 총괄


언론 3대 학회 '방송통신 정부조직의 진단·개선 방안' 세미나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이원화 된 방송통신분야의 정부 기능이 시대에 맞게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복 논란 제거 및 정책 효율성 등을 위해 과거와 같이 한 곳에서 진흥과 규제를 함께 하거나, 방송 분야의 경우 방통위로 일원화 해야 한다는 지적인 것.

변화하는 방송통신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다만 과학기술 분야만 따로 떼거나, 방송과 통신을 나눠 전담하는 형태, 또 독임제 형태지만 합의제 기능을 더한 조직 등 과거 거버넌스 논란과 유사한 지적들도 이어졌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공약에 방송통신규제기구 개편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아 거버넌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

그러나 정권 교체때마나 잦은 정부 조직개편으로 정책의 일관성이나 연속성이 떨어지고 소모적 개편이 이어진다는 논란 역시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이다.

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학회·한국언론정보학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정부 방송통신 정부조직의 진단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방송통신 정책 1년의 경과'를, 이상원 경희대학교 교수가 '방송통신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먼저 김재영 교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공영방송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으로 방송통신 생태계에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변화를 강조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때 방송통신 정책업무 이원화로 전문규제기관으로서의 방통위 역할이 줄고, 업무수행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참여정부 당시가 공영방송의 황금기였다"며, "제도로서의 공영방송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공영방송 무용론도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사업자에게는 규제의 불확실성, 이용자에게는 정책 혼란이 가속화됐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정부가 개혁과제를 유보하고 있고, 방송통신정책이 '각개격파'식으로 진행돼 추진전략과 정책수단의 유기적 연계가 미흡하다는 점에서 이의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 정부의 규제개혁이란 게 꼭 규제 완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는 게 진정한 규제개혁"라고 말했다. 사실상 개편을 통해 방통위의 규제권한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이상원 교수는 그간 정부조직 개편이 새 정부 출범의 통과의례처럼 이어져 행정력이 낭비됐던 사례를 집중 지적했다. 그럼에도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에따른 방송통신융합현상의 대응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부서간 기능 조정과 중규모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큰 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하다"며, "박근혜 정부의 방송통신 조직개편이 충분한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고, 방송통신이용자·시민의 의견이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또 현 체제에서는 방송통신 관련 정책과 규제 기능이 이원화, 산업환경 변화에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준비과정이 없이 구성돼 업무·권한 중복으로 인한 비효율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진흥과 규제를 포괄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거버넌스를 만드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단순한 정부 조직개편 보다 "미디어의 공적가치를 제고하고, 정부-시민사회간 수평적 네트워크에 입각한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ICT 관련 기능은 통합하되, 과도한 조직 통합이나 개편은 지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與 "독임제 더한 위원회" vs 野 "방송만 방통위로"

특히 이번 세미나에는 여당과 야당에서 ICT·미디어 정책을 담당하는 수석전문위원들이 참석해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당론이 아님을 전제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이른바 '안정상 안'을 소개했다.

안에 따르면 우선 가칭 합의제 형태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위원회'를 만들어 진흥과 규제를 함께 다루되, 정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는 독임제 기능을 더한 형태를 제안했다.

안 수석은 "위원회 구조의 문제는 진흥 정책을 추진하는데 위원회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라며, "독임제적 요소를 적용해 위원장이 위원회 '협의'만으로 정책을 추진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방통위가 담당하는 통신 사후규제와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불공정 시정조치 등은 합의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조직개편 안으로는 산업 진흥을 다루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와 핵심 규제를 다루는 '미디어위원회'를 설치하는 방법, 그리고 '정보기술통신부'를 만들어 정부부처에 흩어져 있는 ICT 정책을 통합하는 안도 내놨다.

아울러 과학기술분야를 따로 떼내, 독립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교육 현안 때문에 과학기술이 홀대 받았다"며, "미래 한국을 먹여살릴 과학기술을 위해 이를 독립, 별도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강지연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은 "야당이 되고 보니 공영방송 문제로 통신문제까지 발목이 잡히는 방송통신위원회 문제점이 드러난다"며 "방송과 통신산업에서 규제와 진흥의 구분이 없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적 영역인 방송은 방통위로, 통신은 과기정통부로 이양하는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이원화된 조직 통합 등 재편을 두고 방통위는 위원장이 나서 기능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다만 이날 행사에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관계자는 패널 등으로는 참석하지 않았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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