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리]암호화폐 게임, 적절한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게임에 암호화폐를 적용하려던 움직임에 줄줄이 브레이크가 걸릴 판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암호화폐를 접목한 게임 '유나의 옷장'에 등급 재분류를 결정하고 나선 때문이다.

게임위는 지난 7일 등급분류 회의에서 유나의 옷장을 직권 재등급 분류 대상으로 선정했다. 게임에 도입된 암호화폐가 현금화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사행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유나의 옷장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패션 관련 게임으로 플레로게임즈가 서비스한다. 국내 상용화 된 게임 중 암호화폐가 사용된 첫 사례로, 게임 플레이 및 이벤트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 '픽시코인'을 제공한다. 유나의 옷장에 도입된 픽시코인은 이더리움 기반의 암호화폐다. 홍콩 거래소 및 국내 거래소 일부에도 상장됐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 아이템을 현금 거래할 수 있는 거래 사이트가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유나의 옷장 역시 '청불' 등급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게임위가 등급 거부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게임 업계가 이번 게임위 판단이 향후 암호화폐를 적용한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다. 게임위가 서비스 중지 판정을 내릴 경우 국내에서 블록체인 관련 게임 개발이 힘들어질 수 있는 것.

물론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라고 무조건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 게임이라도 암호화폐를 게임 내 도입하지 않으면 게임위 규제 없이 출시가 가능하다.

이스트게임즈의 블록체인 모바일 펫게임 '밀리언키티'가 그 예다. 이스트게임즈는 지난달 31일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모바일 암호화 펫 게임 밀리언키티를 구글 플레이에 출시했다.

밀리언 키티는 털과 눈의 색깔, 무늬, 품종 등 다양한 유전자 조합으로 태어난 고양이를 돌보는 게임이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이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프라이빗(폐쇄형) 블록체인을 사용, 암호화폐를 게임 내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위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처럼 게임에 암호화폐를 제거한 폐쇄형 블록체인 적용만 허용할 경우 자칫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암호화폐 적용 게임이 국내에서는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사그라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유나의 옷장에 대한 게임위의 이번 조치는 향후 국내 게임 업계가 따라야 할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다수 게임사들이 암호화폐 접목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라진 시장 변화를 고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기존 잣대를 고집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을 고민할 때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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