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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양대 조선사 합병 사전승인…韓 파고 예고


120조 규모 세계 최대 조선사 탄생…고부가가치선 시장 경쟁 치열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중국이 국영 조선소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이하 중선집단)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이하 중선중공)의 합병을 사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합병할 경우 12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합병 기업의 연간매출은 국내 조선 3사 매출의 합보다 2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사상 최악의 수주절벽으로 매출절감에 직면한 국내 조선사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CSSC와 CSIC 기업을 합병하는 안을 사전승인하면서 빅딜을 본격화했다. CSSC와 CSIC는 양쯔강을 경계로 각각 '남선(南船)'과 '북선(北船)'으로 불린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1999년 중국선박공업총공사 사업부를 분리시켜 설립한 대형 국유 조선사다.

이들 기업은 중국 해군의 항공기 운송선부터 상업용 컨테이너, 석유 및 가스 운송 선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중국 조선사는 공격적인 수주 영업으로 세계 선박 건조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직격탄을 받고 불황이 계속되면서 정부 주도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CSSC와 CSIC도 지난 2016년 산하 조선소 6곳을 3곳으로 통폐합하며 수익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이 두 기업에 대해 합병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조선업계는 저가 수주를 바탕으로 제살깎아먹기식 영업을 펼치왔지만, 이제는 메가톤급 대형 조선사를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하면서 국내 조선사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선주들은 대형 조선사와의 거래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수주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자회사까지 포함해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이 1천40만톤이다. 이는 시장점유율 13%에 달한다. 747만톤인 현대중공업과 비교해 300만톤 많은 수치다.

국내 조선사들도 지난 2014년부터 업황 침체에 대비해 구조조정에 나섰다. 희망퇴직을 비롯해 임금삭감, 순환휴직에다 자회사 자산도 매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간의 관계와 정치적인 이유, 지역경제 침체 등의 이유로 구조조정은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8일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를, STX조선에 대해선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바탕으로 생존시키기로 했다. 하지만 STX조선 노사가 인적 구조조정안이 포함된 자구안을 놓고 충돌하면서 구조조정 속도는 나지 않고 있다.

결국 구조조정을 비롯해 인수합병(M&A)과 사업부문 협력까지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한참 뒤쳐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선사들은 업황이 불황일수록 규모가 큰 조선사에 발주하는 경우가 강하다"며 "중국의 양대 조선사 합병 사례처럼 국내 조선업계 역시 구조조정은 기본이고 사업부문 협력과 인수합병까지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플랜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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