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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슈퍼호황' 맞은 의류건조기 산실…LG전자 창원공장


"건조기 생산라인 두 개로 늘려도 주문량 맞추기 힘들어"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올해 건조기 시장 규모는 60만대로 예상합니다. 그 중 대부분은 LG전자 제품일 겁니다."

류재철 LG전자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전무)은 31일 경남 창원에 있는 LG전자 창원2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자는 이날 LG전자 창원2공장의 의류관리솔루션 생산라인을 찾았다. 여기서는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등 LG전자의 의류관리용 가전이 11초에 한 대 꼴로 쏟아져 나온다.

◆건조기 시장 수요 폭증…생산라인 하나 더 늘려

오후 4시께 A1동 공장에 들어서자 기계 소음이 고막을 짓이겼다. 전광판에는 '오늘 목표 생산량 달성률 87%'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1층에 있는 생산라인은 다섯 개였다. 각각 ▲미니워시와 스타일러 ▲드럼세탁기 ▲건조기 ▲전자동세탁기를 조립한다. 유일하게 건조기만 생산라인이 둘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원래는 하나였던 건조기 생산라인을 올해 하나 추가했다"며 "워낙 수요가 폭증해 라인을 추가했지만 그래도 주문량을 맞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판매용 건조기의 생산량은 전년동기 대비 10배나 많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현재 두개인 건조기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공정 첫머리에서는 자동화 장비가 스테인리스 판을 디귿(ㄷ)자로 접는다. 이 판은 세탁기나 건조기의 형태를 육면체로 잡아 주는 틀인 '캐비닛(cabinet)'이다. 이후 라인당 60명의 작업자들이 캐비닛에 3~4개의 모듈화된 부품을 장착해 제품을 완성해낸다.

완성된 제품은 현장에서 바로 포장되고 이내 컨테이너박스에 담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곳곳으로도 수출된다. 일부 제품은 미국 가전업체 켄모어(Kenmore) 상표가 붙어서 나간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이다.

공장 뒤편에는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시험하는 신뢰성시험동이 있다. 여기서는 세탁기와 건조기, 스타일러가 모두 혹독한 고문을 치른다. 테스트용 제품들은 뚜껑을 1만번씩 여닫는 내구성 테스트, 저온·고온 테스트, 두꺼운 고무판을 넣고 탈수시키는 진동 테스트 등을 거처야 신뢰성을 검증받는다.

◆ 황사, 미세먼지 영향에 건조기 시장 '1조'까지 커진다

LG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이 1~2년 내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시장은 지난해 10만대 규모에서 여섯 배 이상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가구 1건조기'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건조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황사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실외건조가 꺼려지고 있다. 또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발코니를 확장한 아파트 같은 주거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실내에 빨래를 널 공간이 부족해졌다. 실외환경과 주거환경의 변화가 건조기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류 전무는 "이전까지는 세탁기면 세탁기, 건조기면 건조기 이렇게 제품 자체에만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공간 전체를 보고 사업계획을 한다"고 말했다. 김영수 LG전자 어플라이언스연구소장(상무)은 "연구원들과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주택 설계 트렌드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건조 기능이 없는 드럼세탁기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건조기를 따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조기 겸용 세탁기의 경우 건조 시 옷감에 구김이 많이 가고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류 전무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외관은 비슷하지만 내부 구조는 전혀 다르다"며 "세탁기는 내부 공간이 비교적 좁고 건조 품질이 건조기 수준만큼 올라오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창원=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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