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게임명가]③ 톱 e스포츠 'LOL'의 라이엇

[창간17주년]업계와 자생력 갖춘 리그·게임생태계 육성 집중


[아이뉴스24 박준영기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는 단연 '리그 오브 레전드(LOL)'다. 지난 200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LOL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리그를 진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LOL이 e스포츠에서 이렇게 성공한 배경은 무엇일까. LOL을 개발한 게임사 라이엇게임즈는 개발 단계부터 e스포츠화를 고려했다고 한다. 라이엇게임즈는 LOL e스포츠를 어엿한 프로 스포츠 혹은 그에 버금가는 사회적 입지에 오르도록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고 리그를 창설했다.

중장기적인 목표에 맞춰 리그를 운영한 라이엇게임즈는 ▲지역 및 글로벌 리그제 구축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 '에코 시스템' 도입 ▲안정적인 선수 및 팀 지원 등을 통해 현재 LOL e스포츠의 흥행을 이끌었다.

◆리그제 도입과 관전 모드 발전 등으로 현재 체계 구축

처음부터 LOL e스포츠가 지금처럼 운영된 것은 아니다. 참가 팀 구성이나 리그 진행 방식 등을 바꾸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LOL 대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초창기 LOL e스포츠는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가 주를 이뤘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나이스게임TV LOL 배틀(NLB)' 등이 국내의 주요 리그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토너먼트 대회 특성상 다른 리그와의 연계가 어렵고 체계가 직관적이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한국e스포츠협회, 주관방송사와 논의를 통해 2015년부터 리그제를 도입, 현재의 LOL e스포츠 체제를 완성했다. 이와 함께 NLB는 'LOL 챌린저스 코리아'로 변경하고 1부와 2부리그 출전팀을 가리는 '승강전'을 도입해 팀 간 경쟁 구도를 극대화했다.

시청자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스포츠는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시청자가 현재 게임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전투 상황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시청자가 확인할 수 있는 '관전 모드'를 개발하고 자리잡을 수 있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라이엇게임즈는 특히 e스포츠 리그가 가장 활성화된 한국시장에서 많은 조언을 구했다. 더불어 현지화(로컬라이제이션) 과정에서 챔피언의 기술 이름을 진행자(캐스터)나 해설자들이 발음하기 쉽게 하는 등의 작업 역시 진행해 LOL e스포츠의 전반적인 발전을 꾀했다.

유명 프로 스포츠 리그의 운용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도입 중이다. 라이엇게임즈는 기존 스포츠의 발전된 리그 구조나 시설, 대회 운영, 방송 시스템, 비즈니스 모델 등을 LOL e스포츠에 차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것들을 무작정 적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상황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라이엇게임즈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재 LCK는 선수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위해 '선수 최저연봉제'를 운용 중이다. 하지만 몇몇 팀은 선수 모두에게 연봉을 지급할 자금력이 부족하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러한 팀의 선수에게 필요 금액을 직접 지급하는 식으로 LOL 생태계에 든든한 지지기반이 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LOL e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에 비해 역사가 짧고 시스템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존 스포츠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며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 LOL e스포츠의 발전 속도와 단계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적용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및 글로벌 대회의 연계 강화로 경쟁심 높여

라이엇게임즈가 LOL e스포츠에 리그제 도입과 함께 지역 및 글로벌 대회의 연계를 강화한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전 세계 LOL 리그는 '스프링 시즌 -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 서머 시즌 -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 올스타전' 순으로 진행된다.

스프링과 서머 시즌은 지역마다 진행하는 '지역 대회'이며 MSI와 롤드컵은 전 세계 LOL 팀을 대상으로 열리는 '글로벌 대회'다. 올스타전은 한 해를 정리하는 이벤트 대회로 대미를 장식한다.

특히 라이엇게임즈는 MSI와 롤드컵을 단순한 이벤트성 리그가 아닌 지역 대회의 강자만이 참여 가능한 '특별한 대회'로 인식하도록 했다. MSI는 스프링 시즌 우승팀만 참가할 수 있으며, 롤드컵은 스프링과 서머 시즌 성적에 따라 지역별 참가 팀을 결정한다. 축구에서 '지역 리그-월드컵'의 관계처럼 세계 최강팀이 누군지를 가림으로써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이러한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작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2016 MSI'의 총 생중계 시청 시간은 전 세계를 통틀어 1억 1천900만 시간에 달했으며 누적 시청자 수 2억 200만, 최대 동시 시청자 수는 600만을 돌파했다.

작년 10월 미국에서 열린 LOL 최대 축제 '2016 롤드컵'은 여타 스포츠 못지않은 성적을 남겼다. 2016 롤드컵은 ▲총 생중계 시청 시간 3억 7천만 시간 ▲누적 시청자 3억 9천600만명 ▲결승전 순 시청자 4천300만명 ▲결승전 순간 최고 시청자 수 1천470만명 등을 기록했을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LOL 리그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유명 스포츠 스타나 구단, 회사들의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샤킬 오닐과 릭 폭스 등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와 브라질의 축구 영웅 호나우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투자에 뛰어들었다. 발렌시아 CF 등 유럽 유명 구단도 LOL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다. 국내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올해부터 후원에 참여, 'bbq 올리버스'의 이름으로 LCK에 참가하고 있다.

◆LOL e스포츠의 근간 '에코 시스템'

e스포츠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하지만 프로게이머가 되는 방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저 '게임을 잘하면 프로게이머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라이엇게임즈는 그래서 누구나 e스포츠에 쉽게 접근하도록 '에코 시스템(생태계)'을 도입했다. '에코 시스템'은 LOL 이용자가 '프로 선수가 되는 길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만든 체계다.

현재 전국의 PC방에서 진행하는 'LOL PC방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아마추어 대회 ▲대학생 배틀 ▲직장인 토너먼트 ▲레이디스 배틀 ▲클럽 시리즈, 2부 리그 'LOL 챌린저스 코리아' ▲최상위 리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등 일반인부터 프로게이머까지 단계별로 참여 가능한 LOL 대회가 진행 중이다.

즉, LOL 이용자는 가장 아래 단계부터 시작해 실력이 향상되면 상위 대회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프로게이머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에코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특별한 다른 조치 없이도 실력있는 LOL 프로게이머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국내 이용자의 반응도 뜨겁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 'LOL PC방 토너먼트'는 2016년 16개 지역 714곳의 PC방에서 개최됐다. 2016년 12월 기준 5년간 누적 참가자 수는 11만9천명을 넘어섰으며, 평균 참가 경쟁률은 255%에 달한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이용자가 보는 것에 멈추고 참여하지 않으면 e스포츠는 발전할 수 없다. '에코 시스템'은 LOL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중요한 시스템"이라며 "앞으로는 완성된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전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수와 팀 매출원 확대로 안정적인 환경 마련

LOL e스포츠의 인기가 높지만, LOL 프로리그의 선수들까지 모두 장밋빛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주류 스포츠에 비해 평균 연령이 젊고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면에서 불안해하는 선수도 많다. 연봉 문제나 팀 유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작년 9월 '미래 e스포츠 계획'을 발표, LOL 리그에 참가하는 팀과 선수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롤드컵 시기 판매되는 '챔피언십 스킨'과 '챔피언십 와드'의 매출액 중 25%를 상금으로 추가해 선수들의 경쟁심과 리그 참여 의욕을 높였다. 이로 인해 지난 '2016 롤드컵'의 총상금은 510만 달러로 늘어났다.

또한 '팀 챔피언십 스킨'에서 발생한 매출의 25%가 스킨 제작에 영감을 준 선수와 팀, 해당 리그에 분배되도록 했으며, 프로팀 로고로 제작된 '소환사 아이콘' 수익 분배도 증대시켜 각 팀과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했다.

선수 및 팀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책도 내놨다. LCK에 참여하는 선수에 대해 인당 2천만원의 최저 연봉을 지원하며 팀과 선수 간 최소 1년의 계약기간을 지키도록 보장한다.

후원사가 없는 비기업팀에게는 팀 운영비도 지원하고 있으며, 2부 리그 'LOL 챌린저스 코리아'의 모든 참가팀에 대해 연간 5천만원의 운영 보조금을 제공 중이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를 게임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아닌,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 생태계인 동시에 게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e스포츠의 발전과 진흥에 힘을 쏟아 기존 인기 스포츠처럼 자리 잡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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