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금융사들이 공시한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점검 결과, 47곳 중 7곳의 수익률이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 적정성을 일제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기업은행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7개 금융회사의 수익률 공시에 오류가 있었다.
MP에 대한 전수점검 결과, 전체 150개 MP 중 이들 7개 금융회사 47개 MP의 공시된 수익률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5개 MP는 수익률이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보다 높게 공시됐고, 22개 MP는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보다 낮게 공시됐다.
높게 공시된 MP 중 공시된 수익률과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의 격차가 0.1%p 이하인 경우가 거의 절반(12건, 48%)이었고, 격차가 1.0%p를 초과하는 경우는 4건(16%)이었다.
낮게 공시된 MP 중 대부분(16건, 73%)은 공시된 수익률과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의 격차가 0.1~0.5%p 수준이었다.
이 같은 수익률 계산 오류는 수익률 산정방식이 복잡하다 보니 기준가 등을 금융투자협회 기준과 다르게 적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일임형 ISA 수익률은 MP 출시 후 기간 경과에 따른 수익률 변화를 계산하기 위해 MP출시 시점의 자산가치를 1000(이를 'MP기준가'라 함)으로 정하고 자산가치의 변화를 반영해 기준가를 변경한 후 이 기준가의 변화율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산출한다.
일임계약의 특성상 정확한 비교를 위해 상세한 계산원칙을 정하고 이를 모두 준수하면서 MP 수익률을 산출해야 하는데, 오류를 낸 금융사에서 수익률 산출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은 "기준 자체의 잘못된 적용으로 특정한 방향성 없이, 공시기준에 따른 수익률보다 높고 낮게 공시된 경우가 비슷한 점을 감안할 때 의도적 수익률 과다 계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시 전 수익률을 실무부서가 산정한 이후 회사내 다른 부서의 검증절차 없이 그대로 공시하는 등 오류를 검증하는 장치가 없었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수익률 계산에 오류가 발생한 MP에 대해서는 29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일괄 정정공시를 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7개 해당 금융회사 임원회의를 소집해 엄정한 주의를 촉구했으며, 특히 이번 수익률 공시 오류는 실무적인 착오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적 관심이 높은 ISA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을 엄중히 지적했다"며 재발방지 조치 이행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업계에 당부했다.
금융위,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수익률 공시 관련 오류가 재발되지 않도록 수익률 공시 관련 금융회사 내부 점검체계 구축, 공시 전 외부 점검 강화, 금융회사 대상 전면 재교육 실시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공시수익률 점검과 별개로 기업은행의 일임형 ISA 자산운용 적정성에 문제가 발견돼 이를 시정하도록 했다.
금융회사는 MP 운용방법을 변경(MP내 편입종목 교체, 종목별 투자비중 조정 등)할 경우 모든 일임고객(기존 MP유지를 요청하는 고객은 제외)에 대해 변경된 MP를 적용해야 하는데, 금감원 점검 결과, 기업은행은 MP를 변경하면서 변경된 MP 운용방법을 기존고객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신규고객에게만 적용한 것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2천686명의 고객에게는 손실(손실금 합계 약 300만원)이, 1만6천415명의 고객에게는 이익(이익금 합계 약 4천700만원)이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손실을 입은 모든 고객에게 29일중으로 전액 손실보전을 할 방침이다. 이익고객에 대해서는 고객의 자산이 실제로 운용된 결과이므로 이를 환수하지 않고 수익률을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과 관련된 금융당국 차원의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적 검토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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