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박준영]절실한 e스포츠 선수 멘탈 보호


[박준영기자]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이자 최고의 실력을 갖춘 프로게이머가 많은 나라로 평가받는다. '스타크래프트'의 '황제' 임요환을 시작으로 '워크래프트 3'의 '제5종족' 장재호, 현재 세계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 등 뛰어난 선수가 계속 등장하면서 우리나라는 e스포츠 강국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e스포츠 선수에 대한 보호는 많이 부족하다. 특히 선수의 정신(멘탈)적인 부분에 대한 보호가 절실하다.

지난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한 SKT T1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4연패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단순히 경기 결과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정신병원에 가야한다' 등 인격 모독을 서슴치 않은 발언이 줄을 이었다.

방송 채팅방은 이보다 더하다. 선수가 살짝 실수하면 곧바로 비하 발언을 내뱉는다. 욕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말을 쏟아낸다. SKT가 4강 진출에 성공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다면 이보다 더 심하게 비난받았을 것이다.

이러한 일이 이번 MSI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패한 선수에게 SNS로 직설적인 비난을 쏟아내거나 혹여 게임에서 만나면 '너 때문에 졌다'며 욕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선수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할 경우 그 방송에 가서 대놓고 비난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비난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열심히 싸웠음에도 아쉽게 패배한 경기에 대해 '조작'한 경기라고 치부하거나, 단순히 그 선수가 마음에 안든다고 아무 이유 없이 헐뜯거나 없는 소문을 유포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프로게이머로 활약하는 선수 대부분이 이러한 비난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한 정신 공격에 많은 프로게이머가 고통을 받고 있다.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선수가 정말 많다.

현재 프로게이머로 뛰고 있는 선수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 대부분이다. 어린 나이에 수많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고 자신의 실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을까?

'프로라면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혹은 '프로니까 그런 말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비난'과 '비판'은 구별해야 한다. 선수의 단점을 지적하고 조언하는 것과 직설적으로 욕하고 인격모독을 일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몇몇 구단에서는 심리치료사를 고용해 선수를 안정시키는 등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단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심한 욕을 하거나 이유 없이 비난하는 사람은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한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

e스포츠 팬과 최대한 갈등을 빚지 않으려는 구단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그들은 '팬'이 아니라 그저 화풀이 대상 혹은 특정 선수를 비난하고 싶은 '악플러'일 뿐이다.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인터넷 악플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도 많다. 프로게이머 중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경기에서 패했을 때 가장 상심이 큰 것은 실제 경기를 뛴 선수다. 상처에 약을 발라야지 소금을 뿌리면 날 상처도 낫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일방적인 매도나 비난이 아니라 격려의 목소리를 선수에게 보내주기 바란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박준영]절실한 e스포츠 선수 멘탈 보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