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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캐릭터" 픽사 신작 제작과정 들어보니


산제이 바크시 기술감독 "광대한 자연 그리려 SW로 지형 데이터 시각화"

[김국배기자]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연도 캐릭터입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사 픽사(Pixa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산제이 바크시 기술감독(Supervising Technical Director)의 말이다.

내년 1월 신작 '굿 다이노소어'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와 만난 산제이 바크시 기술감독은 "(자연은) 평화롭고 온화하다가도 예측이 불가능하고 미스터리에 둘러싸이는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이번 영화에 대해 "과거 픽사의 방식과 다르게 현실과 가까운 풍경을 잡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굿 다이노소어는 '알로'라는 어린 공룡이 겁 많고 소심한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그린 픽사의 16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픽사는 이 영화에서 광대한 자연을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이번 영화에서 장소적 배경이 매우 구체적인 것도 그래서다.

그는 "피터 손 감독은 미국 와이오밍 주의 실제 지형을 모델로 삼기를 원했다"며 "우리는 생생한 배경을 잡기 위해 미 지질조사국(US GS)의 지질학 조사 데이터를 영화 제작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구글어스'를 이용해 와이오밍 지역을 살펴보면서 스토리에 가장 적합한 지형을 찾아 헤맸다"고 덧붙였다. 강물에 휠쓸려 떠내려온 알로가 가장 높은 곳을 찾아 올라가 자신이 빠졌던 강을 발견하는 곳으로 산맥 사이로 흐르는 새먼 강을 택한 게 그 예다.

그는 "이전에도 마야를 사용했다"며 "마야는 풍부한 플러그인 아키텍처를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해 지형 데이터를 로딩, 시각화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알로가 강물에 떠내려오는 장면은 가장 공을 들인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알로가) 가라앉거나 떠오르는 등 강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파악해야 돼 가장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면"이라며 "강을 구간구간으로 나눠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나무에는 항상 바람이 불고 있는데 '윈드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바람의 속도를 다르게 했고, 다양한 종류의 풀은 높이를 다르게 했다"며 "이 나무와 풀은 시간이 지나가면 성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자연을 현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애썼지만 사실 픽사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인물의 경우 현실적 이미지를 담아내기보다는 '스타일화' 돼 있는 편이다.

그는 "픽사 같은 경우 다른 애니메이션이나 시각효과 산업과 비교해 인물들이 현실적 이미지를 담아내기보다 캐리커처, 스타일화 돼 있다"며 "픽사는 현실적 인물보다 스타일, 캐리커처 등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통해 관객들이 더 즐길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적' 가치를 얻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2년 4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한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카' 등의 제작과정에 툴 개발자로 참여한 인물이다.

이후 '라따뚜이'에서는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과 생쥐 캐릭터의 머리카락과 털을 담당하는 이른바 디지털 헤어디자이너인 그루밍 팀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몬스터 대학교'에서 기술감독을 담당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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