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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EMC '빅딜 이후' 국내외 분위기는?


해외 반응 호의적, 델코리아·한국EMC는 미묘한 기류차

[김국배기자] 델(Dell)이 스토리지 거인 EMC를 인수하는 '거대 빅딜' 소식이 전해진 후 정보기술(IT) 업계는 온통 떠들썩하다.

기술 분야 최대 인수 규모인 이번 빅딜은 PC와 서버 분야에 주력하던 델이 스토리지 세계 1위라는 EMC의 영향력은 물론 VM웨어를 비롯, 자회사들이 구축한 차세대 유망 인프라까지 접수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거대 빅딜을 성사시킨 델과 EMC의 조직통합은 내년 5월에서 10월 사이 이뤄진다.

서버 2위와 스토리지 1위, 가상화 선두 주자의 결합

갑작스러운 인수합병 소식으로 글로벌 IT 전문가들은 연일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와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지각변동을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델은 기업용 IT 시장의 리더는 아니었다. 델은 서버와 네트워크, 특히 x86서버 사업에 치중해왔고 이조차 HP에 이은 2위 사업자였다. 스토리지 사업은 존재감이 더 약했다. 하지만 EMC를 껴안으면서 스토리지 제품군을 넓히고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의 통합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외신 반응도 좋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은 양사 합병이 스토리지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번 합병을 둑 "델이나 EMC에겐 완벽한 타이밍에 성사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인수 금액 조달 등 우려스러운 반응도 있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델 실적이 좋지 않아 금액을 지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이자 레이포넨 코넬대학 다이슨 응용경제경영학과 교수는 "두 회사 합병은 성공적인 부분보다 오히려 양사의 가치를 격하시키거나 기존에 갖고 있던 문제점이 도출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조용한 한국지사들 … 미묘한 기류 차이

시끌벅적한 외국 반응과 달리 두 회사의 한국지사는 조용한 가운데 미묘한 기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한국지사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 탓도 있다.

델코리아(대표 김경덕)는 고요함 속에서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스토리지(storage) 사업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IT업계의 리더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서버 하나만 갖고 리더십을 말하긴 어려웠지만 이제는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HP를 위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들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IDC 관계자도 "델이 IT업계 빅3에 오를 만한 규모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EMC(대표 김경진)는 조용하면서도 극명히 다른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왜 하필 델이냐'는 얘기가 입방아에 오르내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델은 '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탓"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델과 EMC의 국내외 입지가 다르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본사 기준으론 델이 EMC보다 매출이 높지만 국내에선 비슷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델코리아는 3천248억 원, 한국EMC는 3천23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따지면 오히려 한국EMC가 델코리아의 2배가 넘는다. 직원 수 역시 델코리아가 258명인데 반해 한국EMC는 493명이다.

나쁠 것 없는 자회사들 … 차기 지사장은 누구?

VM웨어 등 EMC가 소유한 자회사들에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델이 2년 전 상장폐지를 통해 주주 간섭이 없는 개인회사로 전환한 만큼 자회사들도 단기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롱텀(long term)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개로 나뉜 지사가 하나로 합병되면 지사장은 누가 될 것인가도 조심스러운 관심거리다. 델과 EMC 합병 이후 통합 법인의 국내 지사장이 누가 될 것인가의 문제다.

델코리아는 한국IBM, 시스코코리아 등을 거친 김경덕 대표가 이끌고 있고 한국EMC는 김경진 대표가 2003년부터 역임하며 최장수 외국 IT 기업 지사장으로 남아있다. 김경진 대표의 경우 본사 수석부사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두 대표 모두 막강 실력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IT 기업들의 경우 지사장들의 소속 변경이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라 지사장 인선은 회사보다 인물에 초점을 두고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여차하면 내년 10월까지 무려 1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차기 지사장의 인선 문제는 가라앉지 않는 이슈가 될 전망이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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