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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우 청년위원장 "실패할지라도 도전하라"


청년 창업 활성화와 선순환 창업생태계 구축 목표

[김관용기자] "도전과 실패는 창업 생태계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것이다.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중인 남민우 다산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해 청년위원회 위원장직까지 겸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전에는 다산네트워크 본사가 위치한 판교로 출근해 회사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광화문 청년위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청년 정책을 챙긴다.

청년위원회는 대통령직속 기구로 청년 창업과 취업 활성화, 미래 인재양성, 청년 소통, 청년 정책 기획 및 조정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박근혜정부가 국정이념으로 삼고 있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청년 관련 정책을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정부 기관들에 건의한다.

그는 창업 후배들이 마음껏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회사 일 하나도 챙기기 바쁜 상황에서 그는 벤처 창업과 일자리 창출 업무에 깊이 관여하며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뛰고 있다.

남민우 위원장은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창업에 도전한 우리나라 1세대 벤처 창업가로 창업 이후 25년여 동안 회사를 이끌며 오늘의 성공을 이뤄냈다. 말 그대로 성공한 벤처 창업가다.

6년 간의 대기업 생활을 청산하고 벤처기업을 창업한 그는 창업가들이 직면한 현실의 벽과 벤처 생태계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래서 그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현실적이고 정책 결정자들을 설득하는 힘이 있다.

◆ 벤처 창업 걸림돌 '연대보증제' 폐지 성과

우리나라 창업 현실은 실패에 너그럽지 못해 회사가 망하면 창업가들이 회사 파산은 물론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청년들 역시 창업하는데 처음 부딪히는 어려움이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벤처창업가들의 마음으로 관철시킨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창업가의 연대보증 폐지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창업가 정신은 죽지않아야 한다는 남민우 위원장의 지론을 바탕으로 창업가 연대보증 폐지는 오랜 시간의 두드림과 집념 덕에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정부에서는 부모, 친구, 친척 등 3자에게 연대보증을 받게하는 제도를 철폐했지만 남민우 위원장은 박근혜정부에서 창업가 연대보증제까지 철폐시켰다.

창업가 연대보증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를 받을 때 기업대표나 창업가들에게 연대 보증을 서도록 한 것으로 사업에 실패할 경우 그 댓가를 고스란히 추징한다는 조건을 담고 있다. 창업가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로 도입된 제도지만 사업에 실패한 창업가는 거의 대부분 빚더미에 앉고 신용불량자까지 될 수 있다는 위협을 가해왔다.

청년위는 이같은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연대보증제 폐지를 금융권과 정부에 요구했고 이를 관철시켰다. 앞으로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뿐 아니라 모든 민간은행들까지 연대보증제를 폐지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남민우 위원장은 "청년 창업이 쉽지 않은 이유가 창업가 연대보증제도에 있다고 보고 10여년 전부터 폐지를 주장해 왔는데 이번에 없어졌다"며 큰 성과라고 평했다.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나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에 대한 연대보증제만 폐지돼도 벤처 실패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벤처기업 자금 조달 개선 융자→투자 중심으로

남민우 위원장이 역점을 두는 또 다른 분야는 정부에 의존해 왔던 벤처에 대한 자금 지원 관행을 민간 주도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마중물'을 부어주는 현재의 융자나 보증 중심의 자금조달 방식으로는 건전한 벤처 생태계 구축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미국 실리콘벨리처럼 벤처 창업 생태계가 창업과 성장, 회수, 재투자, 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하며 엔젤투자와 벤처펀드 확대를 통한 창업 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 변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청년위는 지난 해 12월 발표한 '청년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통해 청년 창업기업에게 초기 투자자금을 지원하고자 1천억원 규모의 '청년전용창업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전용창업펀드는 정부가 700억원, 민간이 300억원을 조성해 300여개 청년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을 통해 기존에 조성된 1조4천억원 규모의 '성장사다리펀드'와 6천억원 규모의 '미래창조펀드' 등을 통해 청년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남민우 위원장은 "엔젤투자 활성화와 벤처펀드 확대를 통해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 구조가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변경돼야 한다"면서 "인수합병 활성화와 상장을 통한 회수 시장을 강화해야 튼튼한 벤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 창업 활성화 분위기 조성에 앞장

이를 위해 청년위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부처와 방송사들과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창업과 벤처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 창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시킨다는 구상이다.

남민우 위원장은 창업가의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고 창업 이후에도 도움을 주기 위한 멘토링 사업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추진해온 창업사관학교를 서울과 대구에도 확대 개설해 창업 지원과 멘토링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한 청춘순례, 청춘버스 등 현장 청년과 연계한 멘토링 지원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창조경제타운, 벤처 1세대 멘토링센터 등과의 협력을 통해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한 멘토링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창조경제타운은 전국의 오프라인 창작공간을 활용해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곳으로 청년위가 위치하고 있는 KT광화문 사옥 1층에도 1월 중 개소할 예정이다.

이밖에 청년위는 50개가 넘는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의 창업 정보사이트를 '청년포털'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청년포털은 창업지원정보와 청년 관련 공공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공간이다.

◆ "창업은 원래 힘든 것, 두려워말고 도전해라"

남민우 위원장은 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 창업가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창업 활성화와 창업 실패 이후에도 재도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열정을 갖고 마음껏 도전하라는 얘기다.

남민우 위원장 자신도 창업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자다. 그러나 그는 네 번의 좌절 경험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만일 그때 좌절했더라면 지금의 성공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지난 1991년 코리아 레디 시스템이라는 회사를 만든 이후 1993년 다산네트웍스의 전신인 다산기연을 설립했다. 다산네트웍스는 국내 대표 네트워크 장비 기업으로 현재 1천300억원 매출액을 자랑하는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0%가 넘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 2001년 IT버블 붕괴 여파로 남민우 위원장은 당시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았다. 경기가 얼어붙어 다산네트웍스의 매출액은 급감했고 2001년에는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결국 남민우 위원장은 2004년 해외 장비기업인 지멘스로부터 투자를 받는 조건으로 회사를 넘겼다.

이후 다산네트웍스는 지멘스의 자회사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08년 지멘스가 회사 지분 청산을 요구함에 따라 남민우 위원장은 여기저기 빚을 내 지분을 다시 인수했다. 인수 한 달 만에 리먼사태가 터져 또 경영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남민우 위원장은 "처음으로 창업한 회사는 IMF 사태로 풍비박산이 났고 자동화 장비 부분도 썩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네트워크 장비 사업이 잘 되면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단련 과정없이 강한 쇠가 될 수 없듯 창업은 원래 힘든 것이고 힘든 만큼 성공은 값지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그 대가가 가혹하지만 실패 이후에도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도전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민우 청년위원회 위원장은 1962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코리아레디시스템 창업 이후 1993년 다산네트웍스의 전신인 다산기연을 설립했다. 1998년에는 다산알앤디를 창업했으며 2000년 다산네트웍스의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켰다. 이후에도 다산TPS, 다산SMC 등을 설립하며 창업가 정신을 이어갔다. 현재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한국벤처기업협회(KOVA) 회장,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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