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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태블릿 첫 도전은 실패…손실 1조원


서피스RT 9개월동안 최대 170만대 판매, 재고는 600만대

[박계현기자] ARM과 손잡고 야심차게 태블릿 시장에 진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단 '서피스RT'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지난 2012년 10월 '서피스RT'를 출시한 이후 지난 6월말까지 9개월 동안 약 150만~170만대의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싱스디지털 등 외신들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서피스RT'가 8억5천300만 달러(한화 약 9천56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MS는 지난 분기 서피스RT 재고 정리 비용으로 9억 달러(한화 약 1조원)를 손실 처리한데 이어 최근엔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가 직접 수요예측 실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MS의 '서피스RT' 재고가 6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MS는 이미 지난 6월부터 대학·초중등학교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서피스RT'를 32GB 모델 기준 정가 499달러보다 60% 할인한 1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같은 달 32GB 모델이 62만원이라는 정가를 달고 7개월 늦게 출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ARM과 협업하는 것보다 '윈텔' 연합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았어야 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서피스RT'는 ARM 코어 기반인 엔비디아의 '테그라3'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이를 지원하는 '윈도RT'용 운영체제를 내장했다. 이 제품은 '기기와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MS의 새로운 비전 하에 나온 첫 하드웨어 제품일 뿐 아니라 모바일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iOS에게 첫 도전장을 내민 의미있는 제품이었다.

MS가 핵심 애플리케이션인 인터넷익스플로러, 오피스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들을 ARM 기반으로 직접 포팅하면서 MS라는 공룡이 직접 PC와 모바일 융합 시장을 겨냥한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MS는 '윈도8'을 기점으로 모든 이용자인터페이스(UI)를 메트로 스타일로 바꾸고 이 기반에서는 ARM, x86 두 환경을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MS가 '서피스RT'에서 MS가 직접 메트로 스타일로 포팅한 핵심 애플리케이션 외에는 상당수의 앱을 쓸 수 없었던 것.

이 제품은 MS가 태블릿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서둘러 출시하다 보니 '윈도8' 기능 중 일부만 구현할 수 있어 윈도8용 앱 중 상당수가 구동되지 않는 허점을 드러냈다. 윈도7까지 MS가 선보인 모든 OS들이 x86 언어 기반으로 구축됐기 때문에 이들 OS와 연동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 '윈도RT'에선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피스RT를 선택하는 이용자층은 프리젠테이션이나 업무용으로 기기를 사려는 경우가 많은데 초기에 아웃룩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서 오피스용으로 쓸 수가 없었다"며 "윈도RT용 오피스 버전과 일부 메트로 앱만 사용할 수 있어 윈도를 태블릿에서 쓰고 싶어한 사용자들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MS 또한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윈도8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윈도8.1을 발표하면서 '서피스RT'에서 구동되는 별도 메일 애플리케이션인 '아웃룩2013 RT'를 선보였다. 기존 '서피스RT'에서 아웃룩 기능은 이메일 클라이언트 형식으로 구동됐다. 그러나 기존 PC에서 사용하던 아웃룩 기능을 어느 정도까지 '윈도RT' OS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MS는 이 달 중 PC OEM사들에게 윈도8.1의 제조사공급용(RTM) 버전을 배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MS '샌프란시스코 빌드 콘퍼런스 2013' 등을 통해 흘러나온 윈도8.1 관련 정보는 '윈도8'의 개선사항에 초점이 맞춰져 MS가 '윈도RT'와 메트로 생태계 개선을 위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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