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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리에 춤추는 소프트웨어 육성 정책


정치적 이해타산 따라 소프트웨어 정책도 표류

[김수연기자] '정치 논리에 무기력한 소프트웨어 육성 정책...'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국책사업 예산 삭감이 하루만에 번복되다 못해 범 SW 산업 전반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IT업계는 '실로 허탈하다'는 반응을 연발하고 있다.

말로는 '진흥'을 외치고 SW산업 생태계도 조성한다고 하지만 실제 당정의 움직임은 산업 육성은 커녕 IT업계를 실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촉발된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의 예산 삭감 조치는 불과 하루만에 '없던 일'로 변경됐고 이미 의결을 마친 14억원의 삭감 예산은 안연구소가 아닌 범 SW 산업 전반으로 '옮겨 타는' 선으로 미봉됐다.

지경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8일 삭감된 예산이 안철수연구소 예산이 아니라 1천427억원이 배정된 '소트프웨어ㆍ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 사업 중 14억원이었다는 식으로 정리하며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 대한 예산 삭감을 1차 정리했다.

당초 '기술력 및 해외수출력 부족’을 근거로 예산을 삭감키로 했지만 '정치적 목적 아니냐'는 반발 등을 감안해 재논의 끝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안철수연구소만 피해갔을 뿐 결국 또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프로젝트의 예산 삭감으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관련업계에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막아' 정치인 손에서 춤추는 SW 정책

SW 및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8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상황을 보며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격'이고 '정치인들 손에서 소프트웨어 정책이 춤추고 있다'며 우려를 쏟아냈다.

IT 강국으로 자부하는 대한민국이지만 주요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이나 결정이 있을 때마다 매번 반복되던 정치인들의 '정략적 꼼수'가 이번에도 어김 없이 개입됐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정치적 이슈로 IT예산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DBMS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예산 삭감 해프닝에서 정치권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태도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14억원을 보전해 주지 않으면 다른 업체에 불똥이 튀는 것은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및 IT 관련 예산은 지금까지도 계속 줄어 왔는데 여기서 또 삭감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고 정치적 이유로 예산이 왔다갔다하는 건 확실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안철수연구소 역시 상황 자체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결론조차 모호하게 나서 예산이 확실히 안 깎인 것인지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상황 자체가 말장난 수준같다"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특히 "정치적 사안으로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일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 소속된 제이모바일의 한 관계자 역시 "정치적 논리 때문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며 "기술력을 문제 삼았다는데 우리 컨소시엄이 개발하는 기술은 어디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SW산업을 살려보자는 의지를 표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는 그런 기류와 맞지 않는다"며 "정부가 기술력을 문제 삼는다면 국내 SW 업체중 살아남을 업체가 과연 몇일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처음부터 1등인 기업은 없는 법이므로 아무리 기술력이 부족해도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SW를 살리기 위해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이유로 IT 산업 전체가 영향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정부는 IT기술이 점점 고도화돼야 한다고 말만한다"고 지적하고 "예산을 줄인다는 것은 실제적으로 투자를 안하겠다는 것이고 업체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힘빠지는 WBS '산으로 가나'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의 실망감은 엄청나다.

WBS 관련 제품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력 논란까지 불거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이치에 맞지 않을 뿐더러 이해도 되지 않는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기업용 포털 솔루션 업체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산에서 WBS 예산은 이미 많이 줄었는데 여기서 또 삭감하면 SW지원을 안 하겠다는 소리와도 같다"며 "안철수연구소를 피해 사업 예산을 줄인다면 참여 기업들의 희망을 꺽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사업 규모가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제이모바일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SW 인식이 덜 돼 있는 것 같다"며 "지식경제부가 프로젝트를 만들어 1년 반동안 이끌어온 것을 두고 예산 삭감을 하는 것은 그만큼 WBS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가림정보기술의 한 관계자도 "특별감사라는 것을 안철수연구소 컨소시엄에만 했는데 이는 다른 업체들도 예의주시하는 사안이고 WBS에 참여하는 다른 업체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9일 정치권의 외압 논란 등에는 공식적 답변을 하기 어려우나 WBS 프로젝트는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WBS는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해 온 것으로 오는 2012년까지 모두 2 천240억원을 투입해 세계적인 SW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youth@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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