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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업계 "스마트TV 공세 선제적 대응해야"


'협회 차원 앱센터 구축'·'제한적 OTT도입' 등 대안 봇물

케이블TV업계가 최근 구글과 애플을 중심으로 밀려오고 있는 스마트TV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이 같은 케이블TV업계의 고민은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의 상황이 방송업계에도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위기인식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시점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스마트TV의 등장이 현 유료방송업계의 시장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스마트TV로 인해 실시간 방송 광고시장 타격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스마트TV 등장과 케이블업계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디지케이블비전포럼 제2차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인터넷TV의 등장은 IP를 기반으로 기존 방송서비스 환경을 무너뜨리고 글로벌 콘텐츠 경쟁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국내 방송시장의 위기를 넘어 문화주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선규 명지대 교수는 스마트TV의 등장으로 방송 광고 시장에 적잖은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와 관련, "광고 회피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광고를 싫어하는 수용자들은 광고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제한된 시간 동안 TV를 시청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영상 전화나 페이스북 등의 TV 애플리케이션에 주의가 분산되면 실시간 TV시청은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광고 단가도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광고수입을 갖고 방송 로그램을 제작하고 수용자를 모아 다시 광고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행해 왔던 방송사업자에게는 스마트TV가 가져오는 이런 변화가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재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승권 한양대 교수는 스마트TV 등장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사업자는 PP(방송채널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교수는 "콘텐츠 앱스토어는 규제 상인 기존 PP와는 달리 규제가 없는 독점적 PP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당한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며 케이블사업자들의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반면 임주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은 스마트폰과는 달리 스마트TV에서는 화질 등의 문제로 인해 당장 기존 방송 사업자들을 크게 위협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3스크린(TV+인터넷+휴대폰)' 서비스가 케이블업계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협회 차원서 스마트TV전용 앱센터 만들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케이블TV업계가 스마트TV의 시장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케이블협회 차원에서 스마트TV 전용 앱스토어 센터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심 교수는 이와 관련, "스마트TV의 등장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미디어 이용형태가 역동적으로 바뀔 텐데 케이블업계가 시청자들의 능력을 끌어올려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케이블협회 차원에서 스마트TV 전용 애플리케이션 센터 같은 것을 만들면 수용자들의 적극성을 끌어낼 수도 있고 동시에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환 원장도 케이블TV의 장점인 실시간 방송을 잘 살려서 3D 방송 등 높은 품질의 방송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면 스마트TV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임 원장은 "케이블 SO와 PP가 서로 협력해 3D콘텐츠 등으로 나간다면 스마트TV를 샀다고 케이블을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콘텐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면 스마트TV와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권 교수는 스마트TV의 대응 전략으로 제한적인 OTT(Over The Top: 인터넷 VOD서비스) 도입을 제안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스마트폰 대응 전략은 OTT인데 이는 향후 경쟁적인 OTT의 등장에 대한 규제장치로 선제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CJ헬로비전의 티빙, 아프리카TV 같은 곳의 웹주소 10개 정도를 프리세팅 해놓고 자유롭게 시청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완전히 스마트TV로 오픈시키면 자칫 수용자들이 웹으로 빠져나와 다신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PP의 수익모델인 광고시장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완전 오픈은 조심해야 한다"고 부연 설명하기도 했다.

◆최시중 "99% 모방을 통해 1% 영감 얻어야"

이날 토론회에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찾아와 케이블TV 업계 인사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99%의 모방을 제대로 해서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받는 사람들이 1%의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촉발시켜준다면 바람직한 토론회가 될 것"이라며 "99%의 모방을 위한 권위 있는 포럼으로 발전해 과학자들에게 1%영감을 얻을 수 있는 토론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케이블방송사인 컴캐스트가 지상파 방송사인 NBC를 인수하고 애플과 구글이 스마트폰, 스마트TV 혁명을 일으키고 있듯이 전 세계적으로 방송통신시장은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케이블TV는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이에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최 위원장에게 최근 통신업계의 방송시장 진출 등으로 인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지원을 당부했다.

길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케이블업계에 미래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SO와 PP 모두 어렵다"며 "원래 담배를 많이 안태우는데 요즘 부쩍 늘 정도로 고민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숙제도 많지만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판단으로 풀어줄 문제도 있고 국회가 입법차원에서 손대야 하는 문제도 적잖지만 이 자리에서는 일일이 열거하진 않겠다"며 "정부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미래지향적인 결론을 내려는 것으로 안다. 얼마 후 좋은 답을 내 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정부의 정책적 배려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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