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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변화론' vs SKT '현실론'…KT 합병 시각차


18대 국회최초 여야 합동 토론회에서 만난 KT와 SKT

미디어법안을 두고 여야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18대 국회 최초로 여야 합동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경재 의원(한나라)과 이종걸 의원(민주)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흥길 문방위원장, 정병국·김금래·허원제의원(이하 한나라), 천정배·전병헌·변재일·장세환 의원(민주), 이용경 의원(창조한국) 등 10명이 넘는 의원이 참석했다.

합병인가 심사를 맡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송도균 부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합병 문제를 논의할 기회가 생긴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토론회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염용섭 박사의 '통신시장 환경변화와 통신사업자 합병문제'에 대한 발제 이후, KT 서정수 부사장과 SK텔레콤 이형희 실장 순으로 진행됐다.

KT합병 여부를 두고 날카롭게 대립하는 두 회사, 어떤 논리로 풀어갈까.

◆KT 서정수 부사장 "변화를 이끌테니 믿어달라"

먼저 단상에 오른 KT 서정수 부사장은 준비한 합병 반대 대응 자료 대신, 합병KT의 비전을 말했다.

그는 KT-KTF 합병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며, "KT가 하려는 건 변화이며, 변화의 수단이 합병이다. 합병을 통한 변화가 지향하는 게 융합"이라고 전제했다.

서정수 부사장은 "IT 산업 전체가 정체되고 IT 위상이 떨어져 이젠 우리나라가 구글과 아이폰을 들여와서 다른 나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역수입해야 할 상황이 됐다"면서 "KT는 이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반성 아래 변화의 키워드로 융합을 생각했다. 분리된 네트워크와 분리된 고객을 하나로 연결해야 진정한 융합이 될 것이며, 가장 빠른 길은 합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을 무선화하는데 있어 유일한 방법이 모든 네트워크에 인터넷프로토콜을 넣는 올IP(All-IP)화"라면서 "(KT가 합병해 이를 이끌면)블랙베리나 아이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인터넷전화처럼 원가절감을 통해 소비자 후생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초고속인터넷이 IMF때 벤처들에게 어떤 희망을 줬다면, 지금같은 경제 위기에서 합병은 새로운 유무선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다시한번 젊은이들에게 신화창조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KT 합병에 대한 경쟁사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KT가 합병한다고 해서 유선시장의 지배력을 넓히거나 무선시장의 지배력을 넓히지는 않을 것이며, 시장 파이를 키울 것이고 국가 경쟁력의 문제를 더 중시하는 길을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T 합병 반대론을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서정수 부사장은 조병화 시인의 시 '나 하나 꽃피어'를 인용하면서, "KT의 변화에 따른 불신과 두려움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결국 우려를 낳고 많은 이슈를 제기하지만, 그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면서 "규제기관은 합병계획서를 보면서 늘 모니터할 것이고 호되게 지도할 것이니 걱정 말라"고 밝혔다.

◆SKT 이형희 실장 "변화는 좋다..하지만 현실을 봐야"

SK텔레콤 이형희 CR전략실장은 먼저 "SK텔레콤 뿐 아니라 LG그룹과 SO(케이블TV업계)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어 이들을 대표해서 나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KT 변화론의 요체인 합병을 통한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글로벌 진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형희 실장은 "KT가 컨버전스와 글로벌을 말하지만, 이게 공기업 독점체제에서 만들어진 KT만의 경쟁우위적 요소로 작용할 때 장기적인 통신 산업 전체의 발전이 가능할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유무선 통합보다는 오히려 지배적 사업자의 수직적 통합이 융합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영국과 아일랜드 등에서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망을) 구조분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형희 실장은 KT합병을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정책의 틀을 만들어야 하고, 융합이 아직 전면화되지 않은 상황 역시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KT 합병은 통신 업계의 발전방향을 충분히 고려해서 추진돼야 하며, 컨버전스 역시 10여 년 전부터 이야기 됐지만 아직은 미미하다"면서 "새로운 비즈 모델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KT합병은 마케팅 경쟁을 통한 가입자 빼앗기로 갈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투자는 위축되고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형희 실장은 "KT합병은 방통융합 추세를 고려했을 때 유선시장의 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될 뿐 아니라 방송시장이나, 다른 인접 시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KT가 보유한 전주나 관로, 가입자망(필수설비)의 경제적 병목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SK브로드밴드(하나로텔레콤)가 창사이래 5조 7천억원을 투자했는데, 통신관로는 KT의 약 3%, 광케이블은 6.8%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포화된 한전 설비는 이용하기 어렵고, 파워콤이나 SO의 HFC망도 경쟁열위인데다 가입자망공동활용제도도 사실상 사문화된 만큼, (합병 전에) 이에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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