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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사이언스' 지고 '서비스사이언스' 뜬다


 

IT시장의 고도화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서비스사이언스학과'가 생겨날 전망이다.

IT시장의 무게중심이 이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서비스를 축으로 바뀌고 있어, 더이상 PC구조나 운영체제(OS) 개발 등을 주로 다뤄 온 기존의 '컴퓨터사이언스학과'만으로는 이 같은 추세를 따라잡기가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IT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대학 교육 시스템이 전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서비스사이언스란?

정보화를 수단으로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맞춰 기업의 문제 해결 능력을 촉진하는 'IT서비스' 분야를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하기 위한 시도를 일컫는다. IT서비스에 수반되는 컨설팅과 정보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교육 등의 전 과정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서비스사이언스를 학문으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과학, 경영과학, 산업공학, 비즈니스전략, 인문사회과학, 법과학 등과의 접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비스사이언스의 발전을 위해 주요 기업들과 대학들은 최근 들어 서로의 경험과 논리를 공유하면서 개념과 방법론 등을 정립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목마른 자가 우물판다'

인재 확보에 늘 갈증을 느껴 온 IT서비스 업계가 먼저 발벗고 나서 학계와 서비스사이언스학과 정립을 위해 공동 작업을 벌이고 있다.

IT서비스 업계 대표 업체인 삼성SDS가 그렇다. 이 회사는 카이스트와 대학원 과정에 '서비스사이언스과목'을 개설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 자사가 그동한 해온 사업들을 사례별로 정리해서 건네 주면, 카이스트는 이를 넘겨 받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서비스사이언스의 개념과 방법론 등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노력을 한다.

삼성SDS 신재훈 전략기획그룹장은 "IT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며 "때문에 서비스사이언스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전산학 뿐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경영학 등 인문사회과학과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IT서비스 업체인 IBM 한국법인도 서강대와 올초 협정서를 맺고 서비스사이언스 학문 연구 진흥에 협력키로 했다. IBM은 이에 따라 서강대와 내년초 대학원 과정에 서비스사이언스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 이 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서비스사이언스연구센터를 두고 공동으로 학문 정립을 위해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IBM는 지난 50년대 컴퓨터사이언스를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제는 서비스사이언스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IT서비스학회가 산하에 '서비스사이언스포럼'을 두고 내년 출간 목표로 강의 교재 집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비스사이언스 바람 불 전망

이처럼 서비스사이언스 과목 개설을 위한 삼성SDS와 카이스트, IBM과 서강대의 잇딴 협업 사례를 필두로 국내에도 서비스사이언스학과를 개설하기 위한 움직임이 불붙을 전망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UC버클리 대학, 중국 청화 대학 등에서 서비스사이언스 학과 과정 개설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비스사이언스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지난 2005년 다보스포럼 때. 당시 포럼은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서비스사이언스를 지목, 앞으로 주요 경영 연구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사이언스의 학문적 정립 작업은 '무주공산'이라고 부를 만큼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이미 정보기술(IT) 활용이 각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같은 혁신 과정을 체계적이고 학문적으로 정리할 때가 이미 무르익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우리나라 사회가 고도정보사회로 진입하면서 IT 환경은 갈수록 융복합화되고, IT와 SW 활용 능력은 갈수록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보화를 수단으로 각 기업의 문제 해결 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IT서비스의 역할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는 공감대 역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교육 현실은 이 같은 추세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어 변화를 위한 물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재훈 그룹장은 "컴퓨터사이언스학과를 전공한 신입사원을 뽑아도 적어도 2년을 훈력시켜야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 과정에서 좀 더 준비된 인재를 양성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제기했다.

컴퓨터사이언스 학과에서 한물 간 PC 구조나 OS 개발 등을 아직도 가르치고 있는 것은 결코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황을 비춰 볼때, 서비스사이언스 등장이 앞으로 IT 교육의 흐름을 대폭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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