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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창간 6년] 열혈독자 3인의 '쓴소리 단소리'


 

'유식 대장'이라는 애칭으로 친숙한 김유식 디씨인사이드 대표, '사무처장'이라는 닉네임이 더 잘 어울리는 이정민 웃긴대학 대표, '블루문'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저명 블로거 이준영 하이파트너스 컨설턴트.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넷 전문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이들 3인이 지난 16일 오후 5시 아이뉴스24 본사 회의실에 다같이 모여 앉았다.

이 자리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특명은 다름아닌 '창간 6주년을 맞는 아이뉴스24를 이번 기회에 속시원하게 해부해 달라'는 주문.

거침없는 네티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이들 3인의 대답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던 것 같다.

인터넷 전문가 3인의 아이뉴스24 SWOT 평가
강점(S)
약점(W)
전문성
배포 한계
정제성
색깔 불분명
정보성
자본력 취약
겸손
독자 참여도 부족
 
어중간한 프리미엄 서비스
 
메인섹션과 부대섹션과의 연계 부족
기회(O)
위기(T)
변화 시도에 적당한 조직 규모
미디어의 포털 종속 심화
인수합병 등 저변의 미디어에 대한 투자 욕구
미디어 정체성 혼돈기

무척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할만도 한 주제였을 터인데도, 이들 3인의 대답은 시원시원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듣는 아이뉴스24 조직원으로서는 부끄러운 얘기였지만) "아이뉴스24는 지난 2년간 너무나도 현실에 안주해 있었다"는 뜨거운 일침이었다. 또 "시대가 바뀌어도 아이뉴스24만큼은 '본질'을 놓치지 말아 달라"는 강렬한 주문이었다.

이날 좌담회는 아이뉴스24 e문화팀 정진호 수석기자의 사회로 열렸다.

"아이뉴스24의 현주소를 말해 달라"

사회자 : 아이뉴스24가 세상에 얼굴을 알린 지 어느 덧 6년이 됐다. 인터넷신문으로서 대안언론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이번 기회에 여러분들에게 고언을 듣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유식대장 : 아이뉴스24와 디씨인사이드는 비슷한 시기에 사이트를 오픈했기 때문에 잘 아는 '동갑내기 친구'같은 느낌이다. 처음 출범할 당시, 수많은 IT를 다루는 인터넷 미디어들이 등장했지만, 현재까지 건재한 곳은 아이뉴스24가 유일한 것 같다. 시도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불만이라면, 2004년까지는 거침없이 성장했던 것 같은 데 그 이후로는 퇴보까지는 아니지만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제로 우리 사이트 얘기가 아이뉴스24에 소개되면 예전에는 뿌듯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요즘에는 내부에서 '실렸구나' 하는 그저 그런 느낌만 갖고 만다.

쓴소리를 하자면 매체로서의 권위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고 오히려 현실안주하고 있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 예전의 거침없는 성장세라면 이제는 웬만한 경제지나 종합지 정도는 제쳤어야 할 터인데 아쉽다.

블루문 : IT를 다뤘던 인터넷 신문들의 위상이 현재 많이 죽어 있다. 반면, 포털뉴스의 파워는 지난 2003년을 거치면서 매우 강력해졌다. 포털뉴스가 워낙 강력한 배포처 역할을 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구조가 붕괴되면 과연 아이뉴스24와 같은 인터넷 미디어들이 스스로 그만큼의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뉴스24는 이미 독립 미디어나 대안 미디어로서의 한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사무처장

문제는 아이뉴스24 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가 존재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봉착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감안하면 오히려 아이뉴스24는 언뜻보면 잘 이겨 나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될 것 같다. 뭔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언론계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흐름에 묻혀 가면 아이뉴스24도 현상 유지마저 힘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이뉴스24의 뉴스 경쟁력을 말해 달라"

사회자 : 그렇다면 얘기를 좁혀서 아이뉴스24의 경쟁력을 평가해 주면 좋겠다.

사무처장 : 아까도 얘기했지만, 전문성이나 콘텐츠는 좋은 편이다.

사회자 : 뉴스 미디어로서 속보성이나 전문성 등 여러 기준을 놓고 볼때 어떻다고 생각하나.

유식대장 : 속보성은 이제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매일 아이뉴스에 들려 뉴스를 보면서, 여유가 있을 때는 천천히 마음에 드는 제목의 기사를 하나, 둘씩 찾아 가면서 읽는다. 하지만, 속보가 중요한 뉴스는 포털뉴스에 가서 보게 된다. 네티즌 입장에서는 어떤 매체가 3, 4시간 일찍 특종을 터트렸는 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특종을 터트렸다고 해서 아이뉴스24 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사무처장 : 동감이다. 신속성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야구 경기 결과를 보고 싶으면 네이버에 가서 본다. 누가 빨리 썼는 지는 아무도 따지지 않는다.

아이뉴스24 기사가 마음에 드는 점이 하나 있다. 보도자료 뿌리면 그대로 안쓰고 자신의 생각을 엮어서 글을 올리는 것이 그렇다. 전문성 측면에서 전후좌우 사정을 잘 헤아린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런 전문성을 심도 깊게 살리는 것만이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블루문

또 속보성만 관련해서 불리한 점이 있다. 아이뉴스24가 먼저 이슈를 선점했다고 해도 에디터가 순서를 바꿔 버릴 수 있다.

유식대장 : 정말 특종 낙종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져 있다. 반나절이면 다른 매체들도 다 따라 쓰는 시대다.

블루문 : 그런 가운데, 역으로 속보성을 확보해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 현실아닌가. 속보성을 확보하지 못하니까 서로 보고 베끼는 데 급급하고 그러다 보니까 보도윤리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아이뉴스24도 윤리성에서 남들보다 썩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뉴스24만의 가치를 말해달라"

사회자 : 그렇다면 아이뉴스24만의 가치를 어떻게 살려가야 할까.

블루문 : '미디어다음'에 가보면 '다음Only'라는 코너가 있다. 특정 콘텐츠를 자기네한테만 갇아 두는 것이다. 아이뉴스24 역시 'Only'가 필요하다. 딜레마는 아이뉴스24가 그 Only를 만들어도 포털유저들은 그런 것이 있는 줄 모른다는 것이다. 포털에 노출되지 않는 뉴스는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Only를 알릴 것인가. 그게 아이뉴스24의 딜레마다.

이 지점에서, 아이뉴스24의 정체성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아이뉴스24는 저널을 추구하는가, 아니면 콘텐츠 프로바이더(CP)를 추구하는가. 길고 잘 짜여진, 리서치 성격이 짙은 글이 좋은 콘텐츠일 수는 있지만, 좋은 저널리즘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다. 저널이라고 하면 통찰력과 직관력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뉴스24에 필요한 것은 저널리즘을 요구하는 독자들이다. 그래서 돈 잘버는 것은 안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광고주들에게 어필했다는 얘기 아닌가.

유식대장 : 자본과 결합되지 않는 순수 저널리즘이 과연 존재하는가.

블루문 : 물론 존재할 수 없다. 나 역시 자본에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저널리즘이 약해지고, 콘텐츠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추세다. 일례로, 지난 해부터 구글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스포츠신문에까지 관련 기사가 실렸던 일이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구글을 비판한 기사는 누구도 쓰지 않았다.

전문가 집단 중에서는 안티 세력이 있다. 계속 목소리가 나오니까 기자들이 나중에야 듣게 되는 데, 반응 속도가 너무 늦다. 돈이 안되는 기사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유식대장 : 그러고 보니까 아이뉴스24도 심도깊은 비판 기사를 언제 다뤘는 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될 것 같다.

블루문 : 이슈 파이팅을 해야 한다.

사무처장 : 한가지 궁금한 게 있다. 매체, 미디어를 어떻게 이해해야 될지 모르겠다. 뉴스와 콘텐츠를 도식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이제는 매우 힘든 것 같다. 그렇다면 남들이 똑같이 다루는 기사는 빨리빨리 처리하고, 남들이 다루지 않는 기획기사들을 많이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닌가.

블루문 : 매체는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해주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체가 진실해야 하고 권력과 대항해야 하며 서로가 견제해야 믿을 수 있다. 그걸 안하면 못믿는다. 하지만, 물론 콘텐츠라는 점도 이해가 된다. 매체는 지식의 전달 역할도 한다.

이런 점에서 아이뉴스24는 기술적인 정보를 팩트만 다루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아이뉴스24를 다시 찾아 올 수 있도록 평판 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식대장

블루문 : 해외 뉴스 사이트를 보면 블로거들을 묶어 준다. 이슈가 생기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이런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언론 보도 태도를 보면 물고 늘어지는 '투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투지 있는 기자를 키워야 한다.

사무처장 : 좀 다른 얘기지만, 현재 언론계를 생각해 보면 용산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잘 될때는 조그만 가게 하나만 열어도 엄청난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금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금 상가에 가면 손님이 거의 없다. 큰 흐름이 바뀌면 내부에서 생존하기 위해 세부 전략을 세우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다 죽을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뉴스24도 4, 5년 뒤의 미래 패러다임을 예측해 혼자서 먼저 스스로 바꿔 보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생각해 보면 처음에는 책으로 유명해졌는데, 나중에 방송 시대가 열리면서 영상을 강화했다. 이어 방송이 지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처음 시작할 때 생각만 고집해서는 안될 것 같다.

블루문 :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매체나 배포방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지구의 아름다움을 판매한다는 점에서는 예전과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과감하게 바꾸지만, 변질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다.

사회자 : 여러분 얘기를 들어 보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많은 자극을 받기도 한 것 같다. 여러분의 고언을 소중히 품고, 잘 간직해서 일신우일신의 기회로 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들 바쁜 가운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참석해 줘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정리=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사진=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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