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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SOA의 해...'전운' 감도는 SW 시장


 

지난해부터 국내 IT시장에 불어닥친 잔잔한 바람이 하나 있다. 조용한 듯 하지만, 메가톤급 파괴력을 내재한 거대한 '태풍의 눈' 같은 바람이다.

이 바람은 올해 '돌풍' 수준으로 격상할 전망이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다. 소용돌이로 시작해 점차 강풍과 폭풍으로 돌변할 전망이다. 3년 쯤 후를 얘기하는 이도 있고, 그 보다 훨씬 더 빠를 수 있다는 이도 있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기의 늦고 빠름의 가늠자는 2006년이 될 것이라는 데도 한 목소리다.

바로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다.

IT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며, 이에 앞서 IT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본질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거대한 개념이자, 기술이다.

◆ 서비스란 무엇인가

SOA는 말 그대로 서비스를 지향하는 아키텍처를 구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무에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개념이다.

당연히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서비스는 쉽게 말해 '특정 업무'를 통칭해 부르는 개념이다. '특정 기능'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고,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가' 하는 기술적 관점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이나 데이터베이스관리 같은 솔루션 관점이 아니다.

서비스는 연말정산 '서비스', 급여계산 '서비스', 입출금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궁극적인 기능에 초점을 둔 개념이다. 서비스라는 말 대신 업무라는 말로 바꿔어 보면 이해가 쉽다. 서비스는 좀 더 확대돼 인사관리 서비스, 재무관리 서비스 등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를 이 처럼 '서비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SOA는 출발한다.

예를 들어, 한 은행에서 새로운 대출상품을 기획한다고 생각해보자. 먼저, 상품기획팀에서는 새로운 대출상품의 조건과 이율 등을 계산해 만들어내고, 이 상품이 수익성이 있는 지도 검토한 후 최종 상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은행의 업무는 IT시스템의 지원이 없으면 안되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새롭게 만든 대출상품을 운영할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만일, 이 은행은 SOA 기반의 IT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신상품 기획자는 회사내 IT시스템에서 '대출자격요건 심사 서비스'를 꺼내와 거기에 새로운 조건만 추가하거나 변경한 후, 이를 기존의 다른 대출 서비스에 연결만 하면 끝이다. 간단하게 새로운 대출상품에 맞는 '대출서비스'가 완성된 것이다. 새로운 대출상품을 홍보하고 고객을 맞으면 된다.

신상품 기획자가 꺼내온 '대출자격요건 심사 서비스'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일 수도 있고, 몇개의 애플리케이션이 연결된 경우일 수도 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기획자에게는 그냥 '대출자격요건 심사'를 하는 '서비스' 일 뿐이다.

SOA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그림의 일면이다.

이는 최종 사용자에게 더 이상 IT를 기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산실 담당자가 아니어도 일선 업무담당자가 직접 IT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존 전산 담당자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라, 서비스 개발자로 탈바꿈한다.

경쟁이 심해질 수록 SOA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정부에서 새로운 세금정책을 다음달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면,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이 새로운 대출상품을 만들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면, 누가 더 빨리 대출상품을 기획해 이를 지원하는 IT서비스까지 갖추느냐가 시장경쟁에서 승리하는 발판일 것이다.

◆ 표준기술에 기반한 거대한 통합 플랫폼

SOA를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표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IT가 서비스일 수 있는 가장 밑바탕의 기반 기술이 바로 표준인 것이다. 표준은 통합을 위한 것이다. 결국 SOA는 기술적으로는 '표준기술에 기반한 거대한 통합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SOA는 갑자기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단지 그 개념을 부르는 용어나 범위가 조금씩 진화돼 온 것이다. 객체지향 컴퓨팅이나 콤포넌트 라는 개념은 SOA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비효율성을 탈피하고자, 재사용이 가능한 독립적인 프로그램 덩어리를 만들어, 이것들을 '레고블럭' 끼워 맞추듯 조립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만들자는 것이 콤포넌트 개념이자 기술이었다.

SOA에서 말하는 서비스는 바로 '거대화한 콤포넌트'에 비유할 수 있다.

콤포넌트 기술은 인터넷 시대를 맞아 '웹서비스'를 탄생시켰고, 기술이 좀 더 비즈니스 관점으로 확대되면서 SOA를 낳았다. IBM의 '온 디맨드'나 HP의 '어댑티브 컴퓨팅' 등도 SOA를 자기화한 용어이자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중요한 것은 이같은 콤포넌트는 표준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거룩한 말 잔치'일 뿐이라는 것. 또 표준기술에 기반해 콤포넌트(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이 작업을 좀 더 쉽게 해 줄 수 있는 개발지원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바로 이같은 표준기술과 이에 기반한 통합 개발환경을 묶어 'SOA 솔루션'이란 이름아래 자신들의 제품을 새롭게 진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대적인 마케팅 전쟁 '전운'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이 SOA를 지향하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거나 이미 출시했다. IT 고객층의 관심도 뜨겁다. SOA 관련 세미나에는 연일 참관객들이 예상인원을 넘기고 있다.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 SOA의 확산을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IT시장 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은 '2006년은 SOA가 활성화되는 해'라는 보고서에서 "2006년은 초기 SOA 프로젝트가 광범위하게 완성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며, SOA 도입규모나 적용범위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 포리스터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77%의 기업들이 SOA를 구현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는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전쟁'이 본격화하는 해로 전망된다. 각 업체들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속에 파일럿 시스템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본격 시장 활성화는 내년 이후로 점쳐진다.

SOA는 특정 솔루션 영역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표준에 기반한 거대한 통합 플랫폼'이라는 정의에서 알 수 있 듯, 플랫폼 영역과 그에 기반한 애플리케이션이 함께 맞물려야 하는 만큼, 소프트웨어 전 영역에 걸친 이슈다.

BEA, IBM, 오라클, MS 등 플랫폼 영역의 업체들은 물론 SAP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거인들까지 모두가 SOA 시장의 경쟁자들이다.

이들은 이미 SOA 관련 솔루션을 지난해부터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IBM과 BEA시스템즈코리아가 앞장을 섰다. BEA시스템즈는 지난해 6월 SOA를 시험 적용 단계에서 본격적인 전사 적용의 단계로 옮겨 줄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 솔루션으로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처'라는 개념을 선보이면서 신제품 `아쿠아로직'을 발표한 바 있다. 올들어서도 가장 먼저 대형 세미나를 개최하며 앞서 달려가고 있다.

뒤이어 한국IBM도 지난해 9월 SOA 관련 표준 기반의 소프트웨어, 베스트 프랙티스, 관리 모델 및 패턴 등을 담은 'SOA 파운데이션'을 발표하고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ERP 업체인 SAP코리아도 '엔터프라이즈서비스아키텍처(ESA)'라는 개념아래 SOA 플랫폼 'SAP 넷위버'를 출시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HP, 한국오라클도 뒤질세라 SOA 관련 솔루션을 내놓았다.

국산 미들웨어 플랫폼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도 올해를 'SOA의 해'로 설정하고 자사의 모든 솔루션을 '소아웨어(SOAware)'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새로 꾸길 계획이다. 삼성SDS, LGCNS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들도 SOA 구현의 최전방 기업으로서 이 시장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IT는 이제 서비스 시대다'.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이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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