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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지주회사'의 꿈...한글과컴퓨터


 

지난해 4월 프라임산업이 대주주로 들어서면서 석달여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한글과컴퓨터. 1년여가 지난 지금 한글과컴퓨터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대주주 프라임산업은 한컴 재도약의 비전으로 'SW 지주회사'를 선언한 바 있다. '한컴'이란 브랜드를 축으로 하는 SW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얘기였다.

유망 SW를 발굴,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는 것은 물론 유력한 아이템은 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한컴은 3개 업체를 공식 인수했고,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5개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리눅스 사업에도 본격 뛰어들 채비다.

'한글' 중심의 비즈니스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한글’의 사업영역을 확대재생산하는 변신 작업이 진행중인 것이다.

◆ 거대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한컴 변신의 기본축은 '한글'을 정점으로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 비즈니스 확대의 기본전략은 네트워크 구축이다. 이른바 'SW 지주회사' 전략이다.

전문업체와의 제휴, 특히 유망 소프트웨어를 직접 인수하는 공격적인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어차피 혼자서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감안한 제휴와 인수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경영권 확보를 바탕에 둔 인수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SW 지주회사를 천명한 이후 1년여동안 한컴이 지금까지 직접 인수한 기업은 총 3개. 지난해 9월 게임업체 고누소프트를 인수했고, 이어 12월 웹오피스 업체인 씽크프리를 인수했다. 올들어서는 지난 4월 디지털사진 인화 전문업체인 포토조이가 한컴 우산 밑으로 들어왔다.

고누소프트는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삼은 '게임'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 포석차원, 씽크프리 인수는 씽크프리의 기존 해외판매망 활용 및 웹기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포토조이는 한컴의 기존 웹 서비스 '넷피스'의 서비스 강화 차원이다.

직접 인수외에도 그룹웨어 업체인 마음정보, 모바일 디지털기기 업체인 디지털웨이, 온라인 교육업체 고려이앤씨, 매킨토시 PC업체인 애플코리아 등과 제휴도 잇따랐다.

한컴의 네트워크 확산 전략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력제품인 '한컴오피스'의 전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오피스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업체의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한컴오피스와 연계할 'PDF 엔진'을 물색하고 있다 .

이와함께 '한글'을 기반으로 한 문서관리시스템 시장 진출을 위해 중소 유망 SI업체와의 제휴 또는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 본격 참여를 결정한 리눅스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보유한 리눅스 기반 오피스을 제외한 리눅스 애플리케이션들도 적극 발굴,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확보는 '백엔드 솔루션 확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기업용 솔루션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이 숨겨있다.

전략사업으로 육성중인 '넷피스' 사업도 제휴와 인수합병을 병행하면서 기능향상을 꾀하고 있다. 넷피스는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웹하드 서비스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서비스. 한컴은 '저장 중심'의 웹하드 대신 넷피스를 '기능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현재 넷피스는 UMS, SMS, 일정관리, 비밀번호 관리, 넷한글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나 추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인화 업체인 포토조이 인수는 넷피스 기능강화 전략의 일환.

한글과컴퓨터는 "인수나 투자를 위한 기본원칙은 기존 한컴의 역량에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한 투자의 경우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올해말이후 내년부터는 ‘SW 지주회사’의 기본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본은 역시 '한글'과 '오피스'

한컴의 'SW 지주회사' 모델은 자칫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이란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한컴은 닷컴 열풍에 편승해 2000년초 '인터넷 지주회사'란 모델을 앞세워 막대한 투자에 나섰다가 곤욕을 치른 바도 있다.

이와 관련 한컴측은 SW 지주회사 모델이 문어발 확장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새로 선보이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모두 기본은 '한글'이나 '한컴오피스'의 기반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투자금액도 무분별한 투자와 비교된다고 설명한다. 인터넷 사업에 마구 투자할 당시 40여개 기업에 1천여억원이 뿌려졌다면, 지금은 시너지를 고려해 신중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한컴이 3개 업체를 인수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60억원이 채 못된다.

실제 한컴이 새로 선보인 한컴CQ교실, 이지샘, 마이 포터블 오피스, HanCM.com, 위툴즈 등도 대부분 ‘한글’과 ‘오피스’에 기초를 둔 제품이나 서비스다.

한컴CQ교실은 미래의 고객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사업, 이러닝 솔루션인 이지샘도 한글 기반의 콘텐츠 관리 솔루션이다. 포터블 오피스는 한글을 모바일 기기에 이식한 제품이고 전자계약 대행서비스인 HanCM.com도 계약서란 '문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본은 뭐니뭐니해도 '한글'과 '오피스'라는 애기다.

그렇다면 한글과 오피스 사업은 어떤가. SW 지주회사의 비전도 기본 사업인 한글과 오피스 비즈니스가 든든한 밑받침됐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글과컴퓨터의 매출은 184억원에 당기순익 43억원. 4년만에 흑자 전환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437억원. 지난해 이어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실적보다 2.5배 가량 늘려잡은 셈이다. 300억원 달성이 지상과제인 국내 SW업계에 매출 400억원이면 의미있는 수치다. 가능할까. 현재까지 추세라면 가능성이 높은 상황.

올들어 4월까지 한컴은 매출 107억5천만원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의 절반을 훌쩍넘는 성과인데다, 올 전체 매출목표의 25%다.

올해 매출 목표 437억원 가운데 소프트웨어 매출은 230억원, 교육사업에서 137억원, 기타 30억원이다. 그런데 이 목표치에는 올해 잇따라 선보인 HanCM.com, 위툴즈, 포터블 오피스 사업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 매출목표 달성은 무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올들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배경과 관련 한컴측은 지난해말 출시한 ‘한컴오피스 2004’의 매출이 본격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글97' 이전 사용자들이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공공기관, 교육기관에서 업그레이드에 본격 나서면서 매출상승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오피스 시장 점유율 '15%' 달성

SW 지주회사로 가는 길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다. 올해 대략적인 밑그림을 완성한 후 본격적인 추진은 2005년이 될 것이라는 게 한컴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SW 지주회사 비전 공표 2년째를 맞는 올 하반기는 한컴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 SW 지주회사의 초기 성공여부를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시기이기 때문이다.

SW 지주회사로 간다하더라도 한컴의 핵심 사업은 '한글', 특히 '한컴오피스'다. 따라서 주력 사업의 굳건한 시장 점유는 이후 지주회사로 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따라서 무엇보다 '오피스'의 시장 확산은 중요한 부분이다. 한컴은 올해 오피스로만 매출 40억원을 세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는 카피수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5%·~20%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해까지 5%에도 못미쳤던 오피스 시장 점유율을 4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한컴은 올 4월까지 오피스 매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올 하반기 주목할 부분은 올초 선보인 신규 서비스의 정착 여부다. 특히 HanCM.com의 정착여부는 향후 한컴 사업구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위툴즈, 포터블 오피스, 씽크프리오피스 등이 해외사업에 초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HanCM은 해외시장을 목표로 하되, 국내에서 우선 성과를 거둔 후 이를 바탕으로 해외로 나가겠다는 게 기본전략이다. HanCM.com을 해외사업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이유다.

현재 한컴의 비즈니스는 '한글' 제품을 축으로 영업과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규 서비스는 대부분 전략사업부나 해외사업부의 일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 따라서 신규 서비스의 정착여부는 한글 비즈니스 외에 별도의 비즈니스 사업부가 구성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고 본격적인 SW 지주회사의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상범기자 ssanb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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