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남석 헌재소장 취임…"재판의 독립성·중립성, 신뢰의 초석"

[아이뉴스24 전종호 기자] 유남석(61·사법연수원 13기) 신임 헌법재판소 소장이 21일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재판에 대한 신뢰의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적 사법기관이라 불리는 헌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 소장은 이날 오후 4시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건의 접수에서부터 결정의 선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에서 그에 관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중립성을 유지해 외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흔들림 없는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의 본분은 재판"이라며 "헌법재판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을 국민의 삶 속에 정의롭게 구현해 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사건의 심리와 심판, 조사와 연구, 행정 등 재판소의 모든 업무는 이러한 사명을 위해 설계되고 수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헌재가 재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재판관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는 과거의 조직 체계를 점검하고 우리 기관에 알맞은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크기로 말하기보다는 구성원 각자의 역량으로 말하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라며 "각자 맡은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활발하게 펼치는 가운데 조화를 꾀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헌재가 그동안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헌법 정신과 원리가 국민 삶 속에 온전히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헌법의 근본가치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다른 한편 3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켜온 헌법 원리와 원칙이 변화하는 사회현실과 시대정신을 충분히 수용해 미래의 길잡이가 되게 해야 한다"며 "변화를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대응해야 하며 국민의 법의식, 가치인식과 소망이 어디를 지향하는지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소장은 "헌재 결정은 설득력이 뒷받침돼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고 결정의 설득력은 결론에 이르는 이유의 정당성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폭넓은 조사, 깊이 있는 연구와 사색, 객관성과 일관성을 갖춘 논증, 민주적인 토론이 더욱 장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지난 30년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30년의 길을 닦는 마음으로 헌재를 가꾸자"며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헌법재판권을 국민을 위해 올곧게 행사해 헌법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헌법재판을 올바로 해 국민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재판소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포부를 밝혔다.

전종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