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브랜드 스토리] 佛 황실이 인정한 명품 '포레르빠쥬'


무기 관련 스토리텔링으로 고객 유혹…비늘 문양 현대적으로 재해석 눈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루이 16세·마리 앙투아네트의 사냥 총, 나폴레옹의 기병도, 나폴리의 왕인 조아킴 뮈라가 소유하던 마노.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파리 사냥과자연박물관, 파리 앵발리드군사박물관, 런던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등 세계 주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예술품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포레르빠쥬'가 선보인 대표적인 걸작들이란 점이다.

'포레르빠쥬'는 18세기 헤리티지 무기상으로 시작한 가문명으로, 핸드백과 스몰레더 상품 등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올해로 300년을 맞는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며, 루이비통 등 다른 명품 브랜드보다 100년 이상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레르빠쥬'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포레르빠쥬 장인들이 만든 무기들은 전쟁만을 위한 도구가 아닌 그 자체로서 예술로 인정받아 행사 및 의식에 사용됐다"며 "왕족, 귀족들 사이에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한 진귀한 선물로 통용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무기 제작하던 '포레르빠쥬', 예술로 승화

1717년 프랑스 황실 및 귀족들에게 총과 갑옷, 칼 같은 최고급 무기와 가죽 케이스를 납품하는 공방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황실이 수여한 무기 제작 특허를 다섯 번이나 획득하며 명성을 얻었다.

'포레르빠쥬'는 명품 무기를 제작했던 무기상 가문명으로, "총기제작자는 작업을 설계하고, 장인의 손길을 인도하는 예술가다"는 말을 남기며 명장으로 칭송 받던 장 르 빠쥬를 비롯해 주물공과 용접공, 금속공, 칼 제조공, 조각가 등 각 분야의 재능있는 명장들이 이곳에서 일했다. 1841년 파리 백작에게 제공한 검을 조립하는 작업에는 무려 15명 이상의 장인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포레르빠쥬'는 왕조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무기를 공급하며 독보적 위상을 자랑했다. 특히 프랑스 혁명 당시엔 '자유'를 갈망하는 혁명군에게 대범하게 무기를 제공하는 등 18~19세기 프랑스 역사에 빠질 수 없는 가문으로 기록됐다.

'포레르빠쥬'의 장인들이 제작한 무기와 가죽 케이스는 단순히 전쟁이나 사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행사에 사용되거나 귀족들의 진귀한 선물로 통용됐다. 이러한 위상은 발자크, 샤토브리앙, 뒤마, 위고 등 프랑스 대문호들의 작품에 수차례 등장하며 예술품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나폴레옹 1세의 외아들 레글롱을 위해 1814년에 제작된 한 쌍의 권총은 '포레르빠쥬'의 신화적 무기의 전형으로, 2014년 런던 소더비경매에서 130만 유로에 거래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7대에 걸쳐 300년간 계승된 무기류 보관함의 제작 노하우는 현재 핸드백 및 가죽 브랜드 제작 기술로 빛을 발하고 있다. 무기를 제작했던 가문의 역사는 '매혹을 위한 무장(Armed for Seduction)'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으로 계승됐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제품에 갑옷 비늘을 연상시키는 '에카이유' 패턴을 비롯해 제품명은 물론, 디자인 자체에 무기와 관련된 요소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더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권총 모양의 포켓은 '포레르빠쥬'만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가죽 공예 노하우 살려 명품 브랜드로 입지 다져

총기와 검 제작에 있어 정상의 자리를 고수한 '포레르빠쥬' 가문은 가죽 공예에 있어서도 대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냥터나 전쟁터에서 무기를 사용할 때는 필연적으로 탄약이나 비상식량, 사냥감, 부츠 또는 기타 개인 소지품을 담을 가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오늘날 '포레르빠쥬'의 가방, 액세서리의 가죽 제품은 과거 전쟁과 사냥 시에 사용됐던 잡낭, 배낭, 사첼, 사냥감 주머니, 파우치, 탄약통, 탄띠 등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레르빠쥬'는 현재 가죽공예의 노하우를 '매혹을 위한 무장'이라는 브랜드의 철학으로 계승돼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무기', '타인을 매혹하기 위한 무기'라는 스토리로 핸드백과 스몰레더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에 '칼리버(총포의 구경)백', '데일리 배틀' 등 제품명은 물론, 디자인 자체에도 무기와 관련된 요소를 가미해 귀족문화와 헌팅이라는 디자인 모토를 유머러스하고 유니크하게 담아냈다.

또 '포레르빠쥬'를 상징하는 패턴은 프랑스 황실 및 귀족에게 납품하던 갑옷, 칼, 총기 등에 각인돼 있던 비늘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에카이유(Ecaille)' 문양으로, 이곳만의 특허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에카이유'는 19세기 프랑스 리옹에서 사냥용품 제작을 위해 발명된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방수된 코튼 캔버스 위에 프린팅된다. 이후 '에카이유'가 새겨진 캔버스는 왁싱 및 그레이닝 등 총 7단계를 거쳐 최종 제품이 완성된다.

이 밖에도 '포레르빠쥬'는 단순한 알파벳 이니셜을 넘어서 숫자, 메달, 테슬 등 다양한 키트를 활용해 수 백 가지의 조합으로 개인의 취향 및 희소성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퍼스널리제이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300년 역사 '포레르빠쥬', 韓 첫 진출

'포레르빠쥬'는 브랜드의 무리한 확장보다 희소가치를 중시해 최적의 장소에만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을 갖고, 현재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 7개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아명품관에 오픈하는 '포레르빠쥬' 1호점은 전 세계에서 8번째 매장이다.

세계 주요 도시 일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포레르빠쥬' 매장은 각 매장마다 다른 고유의 아이덴티티로 특별한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이번 갤러리아명품관에 오픈하는 '포레르빠쥬' 매장은 가문의 마지막 수장이었던 에밀 앙리 포레르 빠쥬의 다이닝 룸을 재현했다. 이러한 콘셉트에 맞춰 핸드백 및 스몰레더 상품뿐 아니라 디저트 접시 세트로 구성한 테이블웨어 컬렉션을 선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포레르빠쥬'가 1차적으로 강남 30~40대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여성 핸드백의 고착화된 명품 브랜드 선호도 구도에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올해 '포레르빠쥬'가 창립 3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8번째 매장을 한국에 오픈하는 것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러한 가치의 매력으로 기존의 명품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브랜드 스토리] 佛 황실이 인정한 명품 '포레르빠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