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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빠진 은행권, '투자' 큰 손으로 떠오른다


기업은행 내년까지 1.2조원 투자···시중은행도 직·간접 투자 활발

[아이뉴스24 김지수 기자] 국내 은행들이 영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1, 2편 모두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의 흥행 속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신과함께' 시리즈에 총 2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신과함께' 시리즈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1천200만명이다. 작년 연말 개봉한 1편 '죄와 벌'의 흥행 성공으로 투자금 회수의 성공했다. 2편인 '인과 연'까지 기록적인 흥행 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업은행의 투자수익률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금융권 최초 문화콘텐츠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향후 3년간 대출과 투자를 합쳐 매년 4천억원씩 총 1조 2천억원을 문화콘텐츠 제작에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7월 말까지 3천653억원을 문화콘텐츠 분야에 공급했고 연내 347억원을 더 공급할 계획"이라며 "기업은행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한국영화 '협상', '명당', '안시성'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한국영화펀드에 30억원을 투자한 이후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천200만 관객을 동원한 '택시운전사'를 비롯해 '1987(관객수 720만)', '살인자의 기억법(260만)' 등 다수의 흥행작에 투자가 이뤄졌다. 신한은행도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올해까지 총 50억원을 한국영화에 투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직접 투자할 영화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사가 판단한 후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분에 따라 영화 흥행 성적에 따른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투자'가 아닌 '대출' 형태로 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문화콘텐츠 전담팀을 구성해 영화,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제작 계획 등을 검토해 제작비의 일정 부분을 제작사 측에 대출해준다. 영화 '강철비,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이 수출입은행의 대표적인 지원 성공 사례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13년부터 국내 문화콘텐츠 융성을 위해 대출 형태로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수출입은행은 대출한 금액만 회수하고 수익은 제작사가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처스 대표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제1금융권이 영화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가장 원하고 있다"며 "은행이 제작 대기 중인 영화에 투자를 결정하면 다른 투자자 모집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로서의 역할만 할 뿐 제작 과정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 입장에서도 선호한다는 게 원 대표의 설명이다. 또 투자 목적이 수익 확보이기 때문에 은행이 투자를 결정한다면 어느 정도의 흥행성과 완성도를 갖춘 영화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 대표는 "미국은 은행들의 영화 제작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며 "대출이 아닌 투자 형태가 많다는 것은 수익 발생 가능성이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이어 "'신과 함께'의 흥행 성공으로 영화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 같다"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은행들이 자연스레 영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수기자 gs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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