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화장품 장사 잘했다"…무역흑자 사상 첫 4조원 돌파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지난해 국내 화장품의 무역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내 화장품업계가 크게 흔들렸음에도 중국 수출이 1위를 차지했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우리나라 화장품 무역흑자가 전년 대비 18.5% 증가한 4조2천601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1조원을 돌파한 후 흑자 구조가 2년 만에 4배 커진 셈이다. 화장품 무역수지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5조5천900억원(49억4천464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3%(달러 기준)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성장률도 40.1%로 고속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같은 기간 화장품 수입은 1조3천297억원(11억7천623만달러)로 2016년보다 8.9%(달러 기준) 늘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에도 중국 수출이 23.1% 증가하는 등 중화권으로 화장품 수출 강세가 지속됐다. 중국 수출은 2조1천844억원(19억3천228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홍콩(1조3천820억원), 미국(5천36억원), 일본(2천548억원) 등이 이어졌다.

국내 화장품의 수출시장은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전년 대비 각각 96.8%, 60.8%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식약처가 국내 화장품 업체의 해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원아시아 화장품‧뷰티포럼'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유럽 국가 가운데 독일(1천367만 달러) 및 폴란드(1천311만 달러)가 수출 상위 20위 내로 처음 진입했다. 최근 미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지역 중 아랍에미리트연합(1천394만 달러)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미국·독일 등 선진국에 수출된 실적은 8억2천77만 달러로 2016년(6억4천696만 달러) 대비 26.9%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국내 화장품이 해외에서 기술력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프랑스(3천670억원)였으며 미국(3천293억), 일본(2천61억원), 영국(548억), 이탈리아(524억) 등의 순이었다. 상위 5개국 수입실적은 전체 75.9%로, 전년 대비 영국과 이탈리아 순위가 바뀐 것 외에는 변동이 없었다.

◆국내 화장품 생산 1위는 아모레퍼시픽…기능성 화장품 '각광'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 규모는 13조5천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화장품 유형별로는 기초화장용이 7조6천178억원(56.36%)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색조 화장용(2조1천417억원·15.85%), 두발용(1조5천298억원·11.32%), 인체 세정용(1조2천601억원·9.32%) 등이 이어졌다.

업체별로는 아모레퍼시픽이 4조898억원(30.26%)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엘지생활건강이 3조9천672억원(29.35%), 애경산업 3천998억원(2.96%), 이니스프리 1천905억원(1.41%), 코리아나가 1천724억원(1.28%)을 기록했다.

특히, 페이스케이크 등 색조 화장용 제품류를 해외시장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해브앤비와 씨티케이코스메틱스의 생산실적이 전년 대비 각각 63.4%, 18.2% 증가해 상위 20위 내 업체로 새로이 진입했다.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생산 실적은 4조8천558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기능성화장품은 최근 5년간 17.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미백‧주름‧자외선차단 기능 가운데 1종류 기능을 나타내는 제품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2종류 이상 복합기능을 가진 제품의 생산실적은 2조3천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한 개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기대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5월부터 기능성화장품 범위 확대(3종→10종)로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관리된 제품의 생산실적은 5천499억원으로 전체 화장품 생산실적에서 약 4%를 차지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우리나라 화장품의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품질이 무역흑자 성장세가 지속되는 등 해외에서 사랑받는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국제화장품규제당국자협의체(ICCR)' 정회원 가입 추진 등 국제 신인도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 화장품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이영훈기자 rok665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