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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서 못판다"…프리미엄 소주 인기 '급증'


일품진로·화요, 매출 매년 두 자릿수 신장…위스키업체도 경쟁 나서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참이슬·처음처럼 등 '희석식 소주'가 주를 이루던 소주 시장이 최근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의 인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나이 있는 어른들이 먹는 술로 인식됐던 프리미엄 소주는 일본식 주점 등을 중심으로 경제력 있는 젊은 층 사이에서 점차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소주 시장 규모는 2015년 70억원에서 지난해 약 100억원으로 급격하게 커졌다. 전체 소주 시장 규모인 2조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광주요 '화요', 롯데주류 '대장부' 등 주요 업체들의 증류식 소주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이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트렌드가 바뀌고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2010년 이후부터 증류식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전국의 영세 양조장을 모두 합하면 증류식 소주 출고 규모는 이미 2015년 194억원을 기록했지만, 주요 업체들 매출만 따지면 지난해 시장이 100억원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가 2013년 25도로 도수를 높여 리뉴얼 출시한 '일품진로'는 2014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14년 102.4%, 2015년 192.1%, 2016년 37%, 2017년 39.2%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83.2%에 달한다.

또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의 인기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하자 올해 1월부터 마트 등에서 판매되던 가정용 제품의 공급과 판매를 중단하고 작년 추석 때까지 선보였던 명절 선물세트까지 없앴다. 판매량이 적은 가정용 시장보다 물량이 부족한 업소 등 유흥용 시장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증류식 소주 매출 비중은 전체 소주 매출에서 4.2%로 미미하다.

광주요그룹이 선보이고 있는 '화요' 역시 최근 4년간 매출이 급증했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36% 성장한 38억4천만원을 달성했고, 2015년 58억1천만원(51%), 2016년 61억원(5%), 2017년 77억원(26%)의 매출을 기록했다.

광주요 관계자는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가격 인상이 있었다"며 "2015년 12월에 추가 매입이 상당량 발생한 탓에 2016년 매출에 영향이 있었지만 꾸준하게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역시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2016년 5월 알코올 도수 25도인 '대장부'를 출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부산을 시작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21도 대장부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한 결과, 출시 후 16개월간 월 평균 판매량이 13.2%씩 지속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증류식 소주의 인기가 급증하자 지방 소주 업체들도 앞 다퉈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초 알코올 도수 23도짜리 프리미엄 소주 '보해골드'를 단종된 지 10년만에 재출시했고, 금복주는 같은해 7월 알코올 도수 21도인 프리미엄 증류소주 '제왕21'을 선보였다. 막걸리 업체인 국순당 역시 '려'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증류식 소주 시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위스키 업체들도 앞 다퉈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오미나라와 '지역특산주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골든블루는 오미나라가 생산하는 과일 증류주 '문경바람'을 앞세워 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이 제품을 리뉴얼 출시한 후 마케팅 활동에 공격적으로 나서 매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발베니', '글렌피딕', '그린자켓' 등을 판매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도 이르면 내년을 목표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디아지오코리아는 2006년 알코올 도수 20도의 일반 증류주 '자작나무'를 출시하며 증류식 소주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지만 당시 시장 분위기와 맞지 않아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보드카를 만드는 방식과 비슷해 당시 자작나무 필터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당시 가격이 일반 소주보다 비싸 시장에 테스트만 하고 정식으로 선보이진 않았다"며 "최근 증류주 시장 트렌드를 눈여겨 보고 있지만 '자작나무'를 재출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존 소주 업체들도 신제품을 출시해 대응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 시장 성장세에 맞춰 제품 다변화를 검토 중으로, 최소 10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친 원액으로만 만들었던 '일품진로' 외에 숙성기간을 줄이고 가격대도 다양하게 해 고객층을 더 넓힌다는 계획이다. 작년 말에는 준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참나무통 맑은이슬'을 내놓기도 했다.

무학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대신 세대별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학은 소주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올 초 '좋은데이 1929'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를 15.9도로 낮췄으며 재료와 맛의 질은 높였지만 가격은 기존 소주와 같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가격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제대로 된 것을 구매하겠다는 '가심비'를 중시하고 있어 기존 소주 외에 새로운 맛을 경험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 시장은 아직까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성장여력은 크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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