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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에서 나타난 전자산업 트렌드는 'CES'


기술력 평준화 속 소프트파워 중시 경향 강해져

[김지연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2일(현지시간) 개막한 제51회 세계가전전시회 IFA2011이 엿새간의 장정을 마치고 7일 폐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경기 침체 양상을 반영한 탓인지, 혹은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해서인지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신제품이나 걸죽한 스타 제품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에도 어김없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1%)이나마 늘어난 1천441개의 업체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들어 IFA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하는 매체수도 1천453개에서 1천680개로 늘었다.

이번 IFA2011의 전체적인 흐름을 알파벳 머릿글자를 딴 'CES'로 정리해 봤다. 내년 초 미국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 CES 2012에서는 더 큰 혁신을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C)ontets, (C)onnectivity

홈 엔터테인먼트(Home Entertainment) 부문 전시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붙잡아두기 위한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이 시연됐다.

TV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다양한 웹 콘텐츠를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화질과 디자인은 기본이고, 이제는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서 VOD와 음악은 물론이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터넷 검색,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허브 기능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유럽 스마트TV 이용자들을 위해 클래식 공연, 요가, 축구 등과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유명 가수들의 미공개 3D 영상을 3D TV 전시장에서 활용했으며, 소니도 인터넷TV를 통해 소셜 검색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주요 업체들은 TV,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를 넘나드는 콘텐츠 공유 서비스를 시연했다. 이를 통해 각사의 N스크린 전략이 더욱 무르익어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모바일 기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트렌드다. 여러 업체들이 태블릿PC와 울트라북 등 신제품 모바일 기기를 내놓으면서 'IFA=가전 중심 전시회'라는 말을 무색케 했다. 전자책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 상황을 반영해 전자책 리더기 전용관도 마련됐다.

유럽에서 진행중인 애플과의 디자인 도용 분쟁 여파로 삼성전자의 태블릿 갤럭시탭 7.7이 행사 시작 이틀만에 삼성전자의 전시장에서 사라진 것은 IFA 방문객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E)cosystem, (E)nergy efficiency, (E)asy to use

애플이 만든 생태계에 자극받은 참가업체들은 이번 행사에서 저마다 '생태계 육성'을 부르짖으며 협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액티브 방식 3D 안경 분야에서 소니, 파나소닉, 엑스팬드, 도시바, 샤프, 필립스, TCL 등과 함께 기술 표준을 만들기로 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앱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필립스, 샤프와 함께 스마트TV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를 만드는 내용의 제휴를 맺었다.

이같은 공동 전선 구축은 치열한 전자업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개방과 공유 마인드가 발휘된 데 따른 것이다.

생활 가전에서는 친환경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유럽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게 용량은 늘리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높은 제품들을 전시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가전사 보쉬(Bosch)와 지멘스(Siemens), 유럽 가전의 명가 일렉트로룩스(Electrolux)와 밀레(Miele) 등도 A++ 등급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자랑하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기가 스마트해진 만큼, 스마트한 활용도 중요한 관심사. 이를 위해 업체들은 기기의 사용자 환경을 최대한 직관적으로 만들고, 사용하기 쉽게 하기 위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양문형 냉장고는 문에 달려있는 8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통해 세탁기의 남은 세탁 시간을 알려주고, 다 쓴 식재료를 집에서 구매하고 전자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냉장고 앞에서 세탁과 장보기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S)oft power, (S)mart

TV 등의 홈엔터테인먼트 기기나 생활가전의 '스마트화' 역시 대세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똑똑한 TV나 똑똑한 가전 트렌드는 2~3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실제 기술로 구현되면서 스마트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의 라인업도 확대되고 기능 역시 사용하기 편리하게 변하고 있다.

도시바가 무안경 3D TV를 내놓고, LG전자는 3D를 전시 전체 콘셉트로 내세우는 등 3D 기능을 강조하는 TV 제조사들이 많았던 것도 TV 부문에서는 주목되는 트렌드였다.

전자업계 전반적으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급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

기술경쟁은 기본이고, 이를 소비자 친화적으로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나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뒷받침돼야 제품에 한 차원 높은 프리미엄을 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프트웨어나 디자인 측면에서 이러한 소프트파워를 구현한 업체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여전히 TV용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데 고민중이었다.

전자업계 한 임원은 "기술은 6개월~1년이면 금방 보강해서 쫓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점진적으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에서 결정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비즈니스 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도 "TV는 이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 경쟁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총괄 홍창완 부사장 역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중시하는 경향은 가전이 스마트해지면서 가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복잡한 기능을 넣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적절한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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