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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TV, 이젠 '녹색 경쟁'이다


크기·화질 점점 무의미…소비전력·친환경 강조

세계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업계에서 제품의 소비전력을 줄이고, 환경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녹색(Green) 경쟁'이 한창이다.

그동안 평판TV 업계 경쟁의 화두는 화질과 크기, 두께, 부가기능 등에 맞춰져왔다. 아직까지 각 분야에서 기술발전의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현재 기존 경쟁요소는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평준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전력을 낮춘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평판TV 업계에서 친환경·저전력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세계 TV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및 TV 완제품 제조사들은 환경에 해로운 부품 사용을 줄이고, 낮은 소비전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LED·로컬디밍·절전모드·싱글스캔…절전·친환경 기술 속속 도입

평판TV 업계의 대표적인 절전 및 친환경 기술은 LCD TV의 광원으로 수은이 포함된 냉음극 형광램프(CCFL)대신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하는 것. LED는 환경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효율 및 명암비율, 색 재현성 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 중 최대 크기인 178㎝(70인치) LCD TV에 LED를 적용한 것을 비롯해 올해부터 국내외에서 LED LCD TV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ED 백라이트는 기존 제품 대비 3배 정도 비싸고, LED를 채용했을 때 전체 TV 가격은 1.7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LED 채용의 전 단계로 CCFL보다 소비전력이 낮은 외부전극 형광램프(EEFL)를 채용하는데 나서고 있다.

TV 화면에서 어두운 부분의 백라이트를 부분적으로 꺼줌으로써 소비전력을 줄이는 '로컬 디밍(Local Dimming)' 기술도 속속 채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명암비율을 높여 화질을 개선시켜주는 것은 물론 소비전력도 최대 50%까지 줄여줄 수 있도록 해준다.

TV 시청환경이나 콘텐츠의 속성에 따라 각기 다른 전력을 사용하도록 조절할 수 있는 '절전모드' 기능도 널리 퍼지고 있다. 어두운 상태에서 TV를 시청할 때 TV 밝기를 좀 더 어둡게 하거나, 스포츠·드라마·애니메이션 등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절전모드'를 적절히 활용하면 소비전력을 최대 40%까지 낮출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LCD TV 업계에서 짧은 기간 내 친환경과 전력절감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은 LED"라며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지만, 수년 내 대중화와 함께 LED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서플라이는 LED를 채용한 세계 LCD TV 출하대수는 2007년 4분기 4만2천대에서 1년 뒤인 2008년 4분기 6만4천대로 늘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PDP TV 분야에서 패널 위·아래에 설치되는 구동 집적회로(IC) 중 하나를 없애는 '싱글스캔' 기술이 속속 적용되고 있다. 최근 풀HD PDP TV에도 채용되고 있는 '싱글스캔' 기술은 소비전력을 줄이는 것은 물론 제품의 무게와 원가를 절감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 밝기와 화질을 개선시키고 소비전력도 줄일 수 있는 레이저 기반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파나소닉과 미쯔비시 등 일본업체는 레이저 기술 개발업체들과 손잡고 레이저 기반 프로젝션 TV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레이저 기술 개발업체 노바룩스의 그레그 니벤 수석부사장은 "레이저는 LED보다 나은 TV용 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프로젝터뿐만 아니라 LCD TV에도 레이저 백라이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LED 백라이트 채용 LCD TV 출하량 전망 (단위:1천대)
'06.

3분기

4 분기
'07.1 분기
2 분기
3 분기
4 분기
'08.1 분기
2 분기
3 분기
4 분기
출하량
4
7
12
19
30
42
41
50
56
64
※자료:아이서플라이

◆삼성·LG, TV 분야 친환경 구현 매진

글로벌 평판TV 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친환경 기술을 선도하는 데에도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르도' LCD TV와 같은 평판TV를 포함해 각종 가전제품들의 대기전력을 기존 3와트(W)에서 1W로 낮추면서 세계 기관들의 규제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또 최근 전체 LCD 패널에 대해 제품 폐기 후 소각과정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를 전혀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각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작업을 단계별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낮은 전압을 이용하면서 고효율 방전을 할 수 있는 패널, 고효율을 위한 형광체 및 보호막 재료, 실시간 정보분석으로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전 제품에 대해 납땜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 자사 품질센터 내에 '유해물질 성분분석 랩(Lab)'을 두고 환경규제 대상 유해물질을 분석·시험해 친환경 물질로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81㎝(32인치) LCD TV('32LX2R-ZE')에 대해 유해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 인증을 받기도 했다. TV를 구성하고 있는 540여개 부품들에 대해 정밀검사를 받아 100%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을 받은 것.

LG필립스LCD(LPL)는 전체 LCD 제품에 대해 무연화(lead free)를 실현했다. 백라이트 램프 수, 구동회로 부품 수, 구동 IC 개수를 줄이는 데에도 나서고 있다. 소비전력을 30% 가량 줄여주는 APC(Advanced Power Control) 기술, 한 화소에 빨강·녹색·파랑(RGB) 외 흰색을 추가해 전력소비를 줄이고 휘도를 높이는 등 독특한 기술의 개발·적용도 진행하고 있다.

LPL 여상덕 TV사업부장(부사장)은 "평판 TV 부문에서 디자인 경쟁이 공존하는 가운데 크기와 화질에 이어 친환경 경쟁이 부각되고 있다"며 "자사 IPS(In-Plane Swiching) 패널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EEFL의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환경규제·에너지등급표시 강화…100% 친환경TV 구현 과제

지난 2006년 유럽연합(EU) RoHS의 가동과 2008년부터 도입될 친환경설계지침(EuP)까지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TV에 대해 각국의 요구사항은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최근 EU는 EuP 관련 '친환경 TV 기준'을 마련하는데 나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각 기관·단체의 에너지 효율 등급표시 적용과 그에 따른 규제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각종 전자제품에 대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에너지 스타(Energy Star)'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에너지 스타'는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제품을 인증하는 제도다. 평판TV가 대형화되면서 가전제품 중 주요 전력소비 제품으로 부각되고 있어, 이에 대한 인증 및 규제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현재 LCD TV 분야에선 수은을 함유하고 있는 CCFL이 여전히 광원으로 활발히 채택되고 있다. PDP TV는 격벽·유전체 등에 산화납을 사용하면서 RoHS 규제대상이 돼, EU 권역으로 수출을 금지당할뻔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재 산화납을 대체할 신소재 적용이 오는 2010년까지 유예된 상태지만, 업계는 아직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환경 및 에너지 효율에 대한 규제 강화와 함께 친환경·저전력 기술은 향후 평판TV 분야에서 업체들의 경쟁력을 가늠할 주요 요소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100% 친환경 및 최상의 에너지 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더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일본 소니가 지난 11월 말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나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LCD TV에 비해 소비전력이 월등이 낮고, 화질은 더 뛰어나다. 아직 제품 수명 및 고가 문제로 대중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OLED TV와 LCD TV의 다툼은 '녹색' 부문에서도 크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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