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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기획 : 따뜻한 디지털 세상] 자리잡은 사이버 옴부즈만 제도


 

조선시대, 대궐 밖 문루에는 '신문고'라는 북이 달려 있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 북을 크게 울리면 임금이 직접 북을 친 자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북이었다.

힘없는 개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회 부조리와 부패 관리를 고소할 수 있었던 길이 돼 준 신문고. 수많은 세기를 뛰어넘은 2006년 현재에도 이 신문고는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이 신문고들이 존재하는 곳은 대궐 밖 문루가 아닌 '사이버 세상'이며 신문고를 친 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임금이 아닌 바로 국민, 자신들이다. 각종 행정민원과 소비자 불편 사항부터 제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이 인터넷을 타고 정부와 기업, 단체에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천210만명의 정보통신 인프라는 사회와 권력, 단체의 잘못과 부조리에 대해 온 국민이 적극적인 대응과 참여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그대로 국민의 눈과 귀가 됐다.

한 사람이 보고, 듣고 겪은 일은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며 누구나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기회도 생겼다.

이같은 현상은 자연스럽게 정부와 행정기관, 거대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회문제와 잘못된 현상을 바로잡는 것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국민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를 비롯한 각 행정기관과 기업들은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할애, 국민과 소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를 열었다. 또한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든 신문고와 옴부즈만 게시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같은 '사이버 신문고', '사이버 옴부즈만' 게시판을 통해 사람들은 쉽고 빠르게 불편사항과 의견을 게재하고 해당 관청과 기업들은 이에 대한 답변을 하거나 시정조치를 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체 민원 절반 인터넷으로 접수...고충처리위원회

'참여마당신문고'(www.epeople.go.kr) 사이트 운영을 통해 온라인으로 국민들의 민원과 고충, 정책 제안 등을 듣고 해결하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 전체 민원 중 49.9%가 인터넷을 통해 접수됐다. 민원접수의 나머지가 방문, 우편 접수 등 다양한 방법들을 포함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그만큼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지난해 감사원, 보건복지부 등 5개 정부기관의 민원사이트를 통합해 시범운영에 나섰던 참여마당신문고는 올해부터는 전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대부분의 민원처리과정 등은 공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이버 신문고와 옴부즈만 게시판을 통해 해결되는 일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처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참여마당신문고는 한 사람이 제안하거나 접수한 민원과 의견을 해당 기관 등에 알려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고등학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사이트의 메뉴크기와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라는 불편사항을 신문고 게시판을 통해 접수하자 해당 기관인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를 반영, 해당 사이트의 메뉴크기를 조절했다.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는 '시민옴부즈맨공동체(www.ombudsman.or.kr)'와 연계해 네티즌이 내놓은 의견과 불편을 해당관청이나 기업에 알려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다양한 증거사진들은 관청과 기업이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식품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발견한 사진이 이 사이트에 게재된 후 시민옴부즈맨공동체는 해당 제조업체에 연락을 취해, 보상은 물론 제조업체의 사과와 사회봉사 실시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

또한 위험한 철근구조물이 시민들의 보행을 방해하고 있는 사진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 게재되자 해당 관청이 바로 이를 안전하게 처리해 시민의 불편을 해소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한 개인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거대한 권력과 부를 등에 업고 횡포를 부리거나 늑장을 부렸던 세력들도 인터넷을 통한 '서슬퍼런' 국민의 감시 아래 서둘러 잘못을 시인하거나 발 빠르게 해당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

사이버 신문고와 옴부즈만 게시판은 IT와 디지털을 통해 형성된 국민의 힘이 이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도 홈페이지(www.mic.go.kr)에 'u-국민참여'코너를 가장 앞에 내세워 운영하고 있다. 정책토론방, 전자공청회, 전자설문, 제안마당, 자유게시판 등으로 구성된 이 코너에는 새로운 정책이나 법안이 입안되거나 마련될 때 토론과 의견개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통부 혁신기획관실 김용수 사무관은 "점차 참여자 수가 늘어나고 있어 정책수립의 참고자료로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으며 불만에 대한 민원도 많아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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