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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의장직 유지'의 진실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2일 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의장직은 유지한 데 대한 논란이 일고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의장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퇴 쇼'를 뒷받침하는 근거"라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다.

미디어다음 토론방에서 'End'(ID kikh1***)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전격 사퇴'라고 했으면 정치를 떠나 범인(凡人)이 돼야한다"며 "말장난으로 표심을 움직이려 하지말고 의장직도 버려라"라고 압박했다.

이러한 네티즌의 '일갈'에 대해 일부 언론의 보도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크다. 정 의장이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공식 선언하기에 앞서 속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언론은 '정동영 의장직 사퇴 거부'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또 정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후보 사퇴를 밝혔음에도 일부 언론들은 '의장직은 쏙 빼놓고 사퇴했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차라리 선대위원장 자리를 놔두고 권력을 상징하는 의장직을 버렸어야 했다는 칼럼도 나왔다.

한편 정 의장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야당들은 일제히 '이벤트 정치'라는 비난의 화살을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은진수 대변인은 "친노 세력 결집을 위한 의도"라고 비난했고, 민주당 장전형 대변인은 "정교하게 기획된 쇼"라고 폄하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노동당도 이에 가세했다. 김종철 대변인은 "정 의장의 초강수는 또 다른 감성정치"라며 거대 야당과 별다를 바 없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 의장의 의장직 유지를 단순히 선거전략, 즉 '정치 쇼'로 보아 넘기기에는 간과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정 의장의 의장직은 실질적으로 비례대표 후보 사퇴 기자회견 후 3일 동안만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총선 후 열린우리당 내 당의장 선출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지만, 정 의장은 더 이상 국회의원이 아닌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의장직 유지를 놓고 '권력에 대한 욕심'이라고 비판하기엔 어느 정도 무리가 있다.

정 의장은 12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총선에 대한 무한책임을 위해 의장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미 "이번 총선에서 제 1당이 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온 상황이니 만큼, 노인 폄하 발언의 책임을 지고 한 발 앞서 사퇴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퇴 기자회견 후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의장직을 사퇴하면 야당들이 일제히 '의장도 없는 당', '분당될 당'이라고 네거티브 전략을 쓸 것이 뻔하다"며 의장직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박영선 선대위 대변인은 "정 의장은 오래 전부터 사퇴를 놓고 고민하다가 혼자서 갑자기 결정한 것"이라며 "'막판 조율' 운운하는 언론보도는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시민 의원도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비례대표 사퇴에 따른 반사효과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고, 따라서 극구 만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의장직 유지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야망에 대한 포기는 아니지 않느냐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이 위기를 잘 넘겨 총선에서 승리를 일궈내고, 보궐선거에서 당선과 더불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열려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허나 그런 식의 비판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라는 정 의장의 정치 신념까지 깎아 내려선 안 된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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