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열린우리당 주변 상가 변화 '눈에 띄네'


 

열린우리당이 중앙당사를 영등포시장 폐공판장으로 옮긴 지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주변 상가의 변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낡은 간판을 내리고 '열린' 또는 '우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새 간판을 내거는가 하면, 가게 내부도 '열린우리당 입주 환영'이란 현수막이나 의원들의 사인으로 새롭게 장식을 하고 있는 것.

그러나 '당사이전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음식점들과 달리 기타 업종에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잔치순대집'→'잔치열린집'...톡톡 튀는 변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정병태씨(65)는 "원래 '잔치벌인집'으로 간판을 바꾸려던 차에 열린우리당이 이사를 와서 눈에 얼른 들어오도록 새로 생각을 냈다"고 말했다.

한 설렁탕집은 '우리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 당사 맞은편의 한 여관은 '우리장'이란 간판을 새로 제작해 붙이기도 했다.

가게 내부에서도 열린우리당과 관련된 변화가 눈에 들어오고 있다. 당사 이전 후 정동영 의장이 처음 찾아서 인기를 끌었던 한 산낙지 전문식당은 열린우리당 의원 및 당직자들의 사인을 받아 전시하고 있다.

박영선 대변인의 "번영을 기원합니다"라는 글과 정 의장의 "돈 많이 버세요"라는 글을 사인과 함께 전시해 놓았다. 또 "편안한 분위기, 맛깔스런 음식...또 와보고 싶은 집"이란 느낌을 적은 신기남 선대본부장의 글과 함께 여러 의원들이 다녀간 흔적이 한 벽에 걸쳐 담겨져 있다.

몇몇 상가들은 '열린우리당 이전 환영'과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떼기도 했다.

◆주점·음식점-기타 상점 반응 엇갈려

식당을 운영하는 김의용씨(50)는 "예약 손님들이 워낙 많아서 기존 단골들을 놓칠 정도"라며 "요즘 정말 살맛 난다"고 기뻐했다. 또 "국회의원들이라고 좋은 데 가서 좋은 음식만 먹는 줄 알았는데, 게장이나 갈치조림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고 말하기도 했다.

'잔치열린집'의 정병태씨도 "요즘 선거운동 단속 때문에 손님이 좀 뜸하긴 해도, 매출은 2배 정도 늘었다"며 "공기밥 배달로 근근히 운영하던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주점을 운영하는 박용순씨(45)는 "가게들이 대개 오후 3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술장사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요즘은 넥타이 맨 사람들이 늦은 밤까지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또 "폐공판장은 쓰레기로 가득했고 청과점들 때문에 날이 풀리면 쇠파리들이 들끓었었는데, 당사 이전 이후 거리가 정말 깔끔해졌다"며 열린우리당 '입주'를 환영했다.

그러나 당사 주변 상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일가게나 기타 상점들의 반응은 이와 다르다. 매출에도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높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는 것.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55)는 "거리는 좀 깨끗해 졌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우리 같은 소상인들을 먹고살게 해줄 대책을 좀 마련해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당사 바로 옆에서 과일장사를 하고있는 한 60대는 "열린우리당이 오고 나서 더 장사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늘 경찰들이 저렇게 쭉 지키고 서있고, 시민단체들은 농성한다고 난리인데 장사가 될 리 있냐...노인들은 쉬라고 하질 않나"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잡화 도매상을 하는 김모씨(34)는 "식당들만 잘되지 나머지 가게들에선 파리만 날리는 거 안 보이는가"라며 "어차피 선거 끝나면 딴 데로 갈 거, 기대도 안 한다"며 냉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열린우리당 주변 상가 변화 '눈에 띄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