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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들의 총선 공약 '기대 이하'


 

17대 총선에는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많은 'IT전문가'들이 출마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IT분야의 전문가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이들 IT전문가들이 내놓은 선거공약에는 이렇다 할 전문가의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움을 준다.

공약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다 산업 육성, 인력 양성 등 넓은 주제를 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역특성을 바탕으로 일반인들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반짝이는 공약'이 눈에 띄지 않은다는 지적이다.

물론 일부 후보들은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화려한 IT경력을 'IT강국을 이끈 전문가'라는 이미지로만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서 출마한 한 유명 IT전문가는 "지역 유권자들은 IT보다는 경제를 우선시하고 있어 둘 사이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공약으로서의 효가가 낮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마디로 유권자들이 IT를 얘기하면 '먹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같은 지역구 내에서도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안들이 있어 공식적인 공약으로 발표하지는 못했지만 해당 지역에 가서는 IT 관련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전직 장관 출신인 K후보는 숫제 IT 관련 공약이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는 만큼 당선을 위주로 공약을 내놓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IT전문가로서 충분히 고민을 하고 공약을 만든 느낌을 받기 힘든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눈에 띄는 IT 관련 공약들을 살펴본다.

경기 화성시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은 '화성을 도농 복합형 디지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지역 내 농어촌마을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현재 60%에서 90%로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화성은 농촌·어촌·도시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면서 "2천700여개 지역 기업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률도 90%에 불과한데 이를 100%로 끌어 올려 도농간의 IT인프라를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통부 차관 출신인 열린우리당 충북 청원 지역구의 변재일 후보는 "오창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에 국책기관, IT기업을 유치해 농업과 연계함으로써 소득 증대를 꾀하겠다"고 제시했다. IT, BT 등 첨단 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농가소득 증대를 이끌겠다는 것.

국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한나라당의 디지털 정당화를 주창하고 있는 김형오 후보(부산 영도구)는 보다 구체적인 IT공약을 내걸고 있다.

김 후보는 ▲남동항 일대의 정보타운 조성 ▲인터넷문화센터 설립 ▲우리나라 최초의 전파발상지 기념탑 건립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의 PC보급운동 전개 ▲온라인 커뮤니티 비엔날레 개최 등 세부공약을 통해 영도를 'IT정보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SCM(공급망관리)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한양대 교수 출신의 한나라당 이영해 후보(안산 상록을)는 '반월, 시화공단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첨단지식기반 산업 육성'을 IT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첨단산업 클러스터 구축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국책연구소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제시했다.

IT기업(현대정보기술) 대표출신에 현직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김선배 후보(서울 서초을)는 'IT-디지털산업에 기반한 1등 경제지역 서초 건설'을 IT 관련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김 후보의 한 선거운동원은 "지역 내 이해관계가 엇갈린 사항들이 있어 IT관련 공약을 공개적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출신의 민주당 김효석 후보(담양·곡성·장성)는 "IT를 떠나 이젠 경제 전문가로 부각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과학기술연구단지 유치 ▲농촌정보화 ▲IT기술과 농업의 접목을 통한 생산성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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