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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호 민주당 CIO 사퇴


 

민주당의 전자정당 프로젝트와 네티즌 비례대표 선거, 클린 인터넷 운동 등을 이끌었던 신철호씨가 모든 당직을 사퇴했다.

신철호 민주당 CIO는 1일 "CIO, 전자정당기획단장, 선대위 체제의 전자선거위원장 등 모든 당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직은 사퇴하지만, 당원직은 유지한다. 약속대로 4월 30일까지 전자정당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서다.

그의 사퇴는 최근의 내분사태로 인해 당을 떠나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총선 후보들이 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와 지지도 하락 때문에 당을 나갔다면, 신철호 CIO는 정치개혁에 대한 이상이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퇴한 것.

소신으로 반대해 왔던 서청원의원 석방결의안 통과와 대통령 탄핵 가결이 이어, 인터넷 국민소환제 도입마저 지도부에서 좌절되자 당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는 '거듭날 민주당을 위해'라는 사퇴문에서 "3천만 네티즌의 정치개혁 의지가 폭발하는 이번 4.15 총선은 인터넷을 통한 사회 변혁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중대한 시점이라는 생각에서 전자정당기획단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청원의원 석방결의안과 대통령 탄핵, 인터넷 국민소환제 도입 실패를 보면서 감내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어서 그는 "인터넷을 통해 국민참여만 뒷받침 되어 준다면 뭐든 바꿔낼 수 있다고 믿었던 치기와, 지도부 회의에서 서청원의원 석방결의안에 대해 입 벙긋 못한 비겁함과 민주당 의원들의 '대국민반성문'을 받아내려고 하면서도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자신은 돌아보지 못한 오만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맑은 정치이념을 달성하기 위해 묵묵히 일해온 일반 당직자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좋았다"며 "민주당이 무너지고 있지만 처절히 비판 받아 다시 국민과 함께 하는 정당으로 깨어날 수 있다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사퇴문 전문 '거듭날 민주당을 위해'

저는 민주당 CIO, 전자정당기획단장, 그리고 선대위 체제의 전자선거위원장 등 모든 당직을 사퇴합니다.

3천만 네티즌의 정치개혁 의지가 폭발하는 이번 4.15 총선은 인터넷을 통한 사회 변혁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중대한 시점입니다. 거리에서의 항거인 돌과 쇠파이프, 그리고 최루탄 문화가 평화적인 촛불, 댓글, 진정성의 게시판 문화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주인이고, 사회의 모든 권력이 우리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이제 우리가 직접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시대사적 과제를 온 국민이 매달려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심에 인터넷이 있고, 낙후된 정치를 변혁시키는 수단과 국민의 민주의식을 무장하는 기제가 인터넷이라는 믿음으로 민주당의 전자정당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제도권 정치에 제가 관여하지 않겠다는 조건은 이런 제 의지를 표현하는 최소의 자존심이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작은 목소리였습니다만 코리아 마니풀리테 선언을 통해 모든 민주당 출마자의 정치자금 수입, 지출, 사용내역을 인터넷에 분기별로 공개하고 외부회계감사를 받아 그 결과까지 공개하게 하는 서약서 제출, 정당의 부패는 인사와 자금의 1인 집중에서 비롯된다는 판단에서 아래로부터의 공천개혁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 비례대표의 선출 등은 전 국민이 매달린 시대사적 과제 해결에 우리도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세번의 좌절이 있었습니다. 서청원의원 석방결의안이 하나였고, 대통령 탄핵이 또 하나였으며 인터넷 국민소환제 도입의 실패가 하나였습니다. 그 치명성은 아무리 제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해 달라는 조건을 내세우고 들어왔을지언정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서민은 뒷전이오, 무대는 쇼판이오, 오로지 권력투쟁만이 존재하는 헤게모니 전투판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될 지언정, 부끄럽습니다만 저는 고통의 무게를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국민참여만 뒷받침 되어 준다면 뭐든 바꿔낼 수 있다고 믿었던 치기와, 지도부 회의에 들어가서도 서청원의원 석방결의안에 대해 입 벙긋 못한 저의 비겁함과 ‘바뀌어지겠지, 난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돼’ 위안하며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었던 착각과, ‘내 탓이오’ 운동으로 민주당 전 의원들의 ‘대국민반성문’을 받아내려고 하면서도 정작 책임있는 위원장 중 하나인 제 자신은 돌아보지 못한 오만을 비로소 상기했을 땐 더욱 얼굴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실정치의 기본조차 이해 못한 채 무엇을 바꿔보겠다고 선뜻 위원장직을 수락하며 뛰어든 어리석음은 저의 참담함의 결정체였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시대적 열망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 순진한 발상이었으리라 여기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외부로부터의 개혁보다 늘 강력한 것은 내부로부터의 목소리라는 것을 익히 아는 터라 그 중심에 우리가 있으면 된다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비롯된 저의 실수였음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이런 상황에도 한가지 보람을 안고 떠납니다. 그것은 5년, 10년 넘게 민주당과 함께 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맑은 정치이념을 달성해 보고자 묵묵히 구석에서 일해온 순수한 열정의 일반 당직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한없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만 처절히 무너지고 처절히 비판 받아 이로 인해 다시 국민과 함께 하는 정당으로 깨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께서 주시는 커다란 사랑의 선물입니다.

애초에 4월 30일까지 제 역할을 맡기로 약속했기에 평직으로 돌아가 그 약속을 지키려 합니다. 민주당이 투명성을 갖춘 인터넷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eMinjoo Plan도 완료해야 하고, 당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못한 자원봉사자들의 버스비 지급도 마무리해야 합니다.

거대한 현실은 두텁고 강력해서 미미한 목소리는 늘 메아리로 돌아옵니다.

작은 외침이겠습니다만 국민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제 자리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함께 해 주셨던 국민 여러분, 네티즌 여러분, 그리고 함께 고통을 나눴던 민주당 당직자께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2004년 4월 2일

새천년민주당 전자선거위원장 신철호 올림.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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