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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한나라, 비공개 회의마저 생중계(?)


 

한나라당의 새 당사인 '천막당사'가 본의 아니게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되던 운영위원회의를 결과적으로 생중계하는 해프닝이 생겼다.

한나라당은 26일 운영위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기자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의원들의 적잖은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천막을 떠났던 기자들을 다시 천막 옆으로 불러들여 말해준 셈이 된 것.

이 때문에 천막 옆에는 기자들이 수첩을 들고 서 있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비공개라던 회의는 결국 공개나 다름 없게 되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회의가 끝나고 "어차피 어려분이 밖에서 다 들으셨다고 안다"며 모든 회의의 내용이 공개됐음을 시인하고 "이처럼 한나라당은 비밀 없는 투명한 당이 될 것이다"라며 받아넘기기도 했다.

운영회의는 선대위와 공천위 구성에 관한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새 대표 선출과 당 지지율 등 복합적인 사항이 뒤엉킨 시국인만큼 의원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박 대표는 회의 중 의원들에게 "(천막 당사에) 차를 가져와서 내리는데 큰 차는 천막에 안 어울리고 우리 취지에도 적합하지 않다"며 천막 당사에 차를 타고오지 말 것을 부탁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와서 내리는 의원들의 모습이 자칫 천막당사로 옮긴 것을 '쇼'로 각인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원복 의원은 "사적인 의견을 말해보겠다"라고 입을 연 후 "박 대표가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경쟁당에서는 민주와 반민주의 선거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혹자들은 박 대표를 3공 유신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비난한다"며 "박 대표의 강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공으로 회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일축했다.

김영선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가 집이라도 사주거나 얻어준 사람들"이라며 어렵게 살았던 사람들은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때 어려웠던 사람들이 지금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렇기에 어려운 경제 현장에 나가 삽질이라도 하며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박 대표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목소리가 높아지는 언쟁도 있었다. 한 의원이 "박 대표가 대표가 되셔서 지지율도 올라가고 좋다"라고 얘기하자 다른 의원이 "아부성 발언을 하지 말아라"라고 소리를 지른 것.

소리를 지른 의원은 "전 대표가 잘못해서 지지율이 하락했던 것이냐"라고 화를 냈고 박 대표를 칭찬하던 의원은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며 맞받아쳤다.

그 때부터 마이크를 이용하지 않은 육성 대화가 오갔고 다른 의원들이 두 의원을 말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어야 할 비공개 회의가 공개되버리면서 한나라당은 곤혹스러운 입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공천심사위원회의는 보안문제를 위해 국회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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