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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주]우리당, 미끄러지는건 한순간이다


 

현재 열린우리당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동영 의장 등 우리당 의원들은 23일 부산을 찾아 이번 총선에서 130석 이상을 차지해 제1당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밝혔다.

우리당 부산시지부의 한 당직자는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 부산지역 18석중 10곳 당선이 목표라고 하면 주변에서 코웃음을 쳤지만, 이젠 최소 10석 차지는 문제없다고 본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이 당직자는 23일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로 당선된데 대해 "얻을 것도 없지만, 잃을 것도 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보는 눈치다. 일각에선 부산에서 우리당이 제1당, 민주노동당이 제2당으로 올라설 기미도 보인다고 한다.

정동영 의장은 이날 우리당 공천 관련 최근 물의에 대해 "죄송하다"며 "그러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만 얘기했다. 그리고 당의 '클린선거위원회' 활동을 거론했다.

그러나 우리당 기자실에는 여전히 공천 탈락에 불복종한다는 보도자료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당사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공천탈락자 및 선거운동원들도 눈에 띈다.

우리당은 '3·12 탄핵안 가결' 이후 야당에서 나온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입당 신청에 대해서도 "당의 정체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내비쳤다. 딱 부러지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신기남 선대본부장은 부산에서 '최소 130석' 포부를 밝히면서도 "현재 지지율이 자력으로 달성된 것은 아니다"고 인정했다. 22일 '의원직 사퇴 철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우리당엔 여러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

한나라당 대표로 박근혜 의원이 당선된 것도 쉽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박 대표는 우리당에게 홍사덕 총무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다. 대체로 깨끗한 정치를 해왔고, 국민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박 대표가 1차에서 시원스럽게 승부를 결정지은 것만 봐도 한나라당 당원들이 얼마나 현재의 위기에서 회생하기 위해 강력한 열망과 기대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총선까지는 20여일이 남아있다. 총선 정국에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23일 기자가 돌아본 부산 재래시장의 민심은 아리송했다. "탄핵 있고 나서예. 한나라당 찍을 맘이 싹 없어졌뿌더마예. 그렇다고 딱 우리당 찍겠다는 건 아니지예."

이런 민심이 부산 전체나 전국을 대변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당은 이런 생각을 가진 국민과 네티즌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헤아려 자만심을 버려야 할 것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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