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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합법, 퍼나르면 불법? ..선관위 신문 기사 게시판 제재 논란


 

"미디어다음은 되고, 민주노동당 게시판은 안된다"

대전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가 22일 민주노동당에 "미디어다음이 보도한 '심야토론 노회찬 어록 화제' 기사를 민노당대전시지부 인터넷 게시판(www.daejeon.kdlp.org/zboard/)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선관위가 문제삼은 게시물이 이른바 '뉴스'였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인터넷 게시판에 있는 개인글을 문제삼은 경우는 많았지만, '뉴스'보도를 걸고 넘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게다가 대전선관위는 이를 보도한 미디어다음에는 게시자료 삭제 요청을 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선거시기 '뉴스'를 보도하는 건 합법이지만, 이를 네티즌이 퍼나르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대전선관위, 특정정당에 유리한 뉴스 퍼나르면 안된다

대전선관위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원본글(심야토론 노회찬 어록 화제)이 있는 곳은 언론사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하지만 특정정당에 유리한 내용의 보도기사를 복사해서 퍼 나르는 행위는 선거법 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 및 게시 금지)와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심야토론 노회찬 어록 화제'란 기사가 특정정당(민주노동당)에게만 유리하고 다른 정당에는 불리한 기사라는 것이다.

그는 또 "자기홈페이지(블로그)에 기사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며 "이는 직접적으로 지지해달라는 선거운동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자기정당에만 유리한 오프라인 신문 기사를 복사해서 배포하는 행위도 문제될 수 있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선관위 방침 납득하기 어려워

하지만 '뉴스'는 되고 '퍼나르기'는 불법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외에 다른 정당 홈페이지에서도 일부 네티즌이 뉴스를 발췌해 올리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김해근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장은 "네티즌들이 뉴스 보도를 당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건 대부분의 정당이 하고 있는 일인데, 원외 정당이라는 이유로 우리만 문제삼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며 "선관위가 같은 내용의 글을 어디에 실리느냐에 따라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어떤 사람이 올리냐에 따라 선관위의 게시물 삭제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과 맥을 같이한다.

대전선관위지도과는 지난 2월 민주노동당에 공문을 보내 "신문, 통신, 잡지등이 통상적인 방법에 의해 배부되는 것 외의 기사내용을 퍼나르는 행위까지 언론사 보도로 볼 수 없지만, 다만 정당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자가 정당 홍보를 목적으로 게시하는 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같은 '뉴스'라도 정당 홈페이지 관리자는 되고, 네티즌은 안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혼란스런 선관위 방침이 네티즌은 물론 정당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신철호 민주당 전자정당추진기획단장은 "선관위가 미디어에 게재된 글에 대해 네티즌의 퍼나르기를 단속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당 홈페이지 관리자는 되고, 네티즌은 안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전체 네티즌을 범법자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글

심야토론 노회찬 어록 화제

미디어다음 / 이성문 기자

"50년 묵은 정치 이제는 갈아 엎어야 합니다. 고기도 50년 쓰던 고기판에 구우면 새까맣게 됩니다.", “열린우리당은 길 걷다가 지갑 주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갑을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죠.”

네티즌들 사이에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의 발언이 화제다.

지난 20일 KBS-1TV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한 노 사무총장은 탄핵 정국과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과 재치 있는 비유를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그의 발언을 ‘노회찬 어록’이라고 부르며 여러 게시판에 옮기고 있다.

‘급변하는 민심,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 여야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들과 자리를 함께한 노 사무총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누가 죽인 것이 아니고 알아서 자살한 것이다”, "탄핵 가결 장면을 계속 보여주면 오히려 한나라와 민주 두 당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 그 동안 수고하셨으니 이제 퇴장하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보다 지지율은 더 떨어졌는데 발언기회는 더 많은 것 같다"라며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야당을 은근히 비꼬기까지 했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 디씨인사이드 등에 ‘노회찬 어록’이라는 이름으로 발언을 옮기며 “이제까지 본 토론회 중 최고였다”, “속이 다 시원했다”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수인’이라는 네티즌은 시청자 게시판에 “이렇게 재미 있는 토론 다시는 못 볼 것 같다. 노 사무총장 발언만 다시 편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한나라당은 지구상에 있어서는 안될 당이다", "자민련은 평가할 가치가 없다" 등의 직설적인 발언을 해 토론 참석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다음은 네티즌들이 선정한 노 사무총장의 발언들이다.

"열린우리당은 길가다 지갑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 돼요.”

"촛불 집회의 배후는 열린우리당이나 노사모가 아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다."

"편파방송 운운하는데, 그렇게 자랑스러운 탄핵가결을 방송이 계속 보여주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닙니까?”

"헛웃음 나오게 하는 정치 그만 합시다!”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먹어서 판이 이젠 새까맣게 됐습니다. 이젠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합니다."

"민주당 지지율이 민주노동당 보다 떨어지는데 발언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의 야당은 다 죽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죽인 것이 아니라 다 자살했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3류 야당이다"

"이전에는 대통령이 골칫거리인 줄 알았는데, 야당이 골칫거리다."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님들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퇴장하십시오. 이제 저희가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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