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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으로 정당 지원하는 IT업체들


 

"특정 정당에 스팸방지 솔루션을 구축해 줬다고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았으면 합니다. 정치 이슈와 무관하게 공익을 위해 한 일입니다.(민주당에 스팸방지 솔루션을 제공한 누리비전 심동호 사장)"

"정당 일 해주고 돈을 떼어먹힌 IT 업체는 없습니다. 무보수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역사적인 기회에 직접 정보시스템을 접해보고 싶거나 그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지요(민주당 e비례대표 시스템 컨설팅을 제공한 L모 정치연구소 소장)"

"깨끗한 선거,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무보수지만 보안 기술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민간 보안전문가에서 열린우리당 보안 담당자로 일하는 L모씨)"

"구축을 시작하지도 않은 전자당원증 프로젝트를 두고 대금을 못받을 거라니요? 우린 공개입찰을 통해 정당하게 수주했고, 대금도 받을 겁니다(열린우리당 전자당원증 발급 프로젝트를 수주한 하이스마텍 J모씨)"

이번 '17대 4.15총선' 앞두고 각 정당이 정보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면서, 어떤 업체가 어떤 기술을 제공했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당연설회가 없어진 지금, IT시스템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정당의 인터넷 선거전략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서다.

그런데 이들 기업 담당자들은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탄핵정국'으로 국론이 갈리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해준 정당 일이 사내외에서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

뿐만아니라 일부 언론에서는 "정당 일을 해주고 돈 떼인 IT업체가 수두룩하다"고 이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사실이라면 해당 정당을 물론이고 업체 CEO들도 주주들로 부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회사 경영에는 별 도움 안되는 정당 일에 두 팔 걷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당 돈 없지만 대부분 제대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스포츠러브를 통해 인터넷 사이트를 구축하고 여기에 유지보수를 맡겼다. 스포츠러브는 구축비 2천500만원과 월 800만원의 유지보수비용을 받고 있다. 또 스포츠러브는 보안관제 업체 코코넛에게 하청을 줘 보안 부분을 맡기고 있다. 코코넛은 스포츠러브로 부터 월160만원 정도의 비용을 받기로 했다.

신철호 민주당 전자정당기획단장은 "민주당은 어려운 재정에도 불구하고 IT업체에게 시스템 구축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e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전자투표시스템의 경우 공개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려고 했지만, 3천만원 이상이 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내가 대표로 있는) 포스닥이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IT 기술을 제공한 업체 관계자는 "민주당이 사무실 임대료가 몇달 째 밀릴 만큼 돈이 없어 제때 모든 비용을 받는 건 아니지만, 떼먹히는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전자당원증 시스템을 수주한 하이스마텍 관계자도 "현재 홈페이지 정도만 구축된 상태이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는 총선이 끝난 뒤 시작한다"며 "17억원 정도되는 구축비용을 못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신으로 도운 무료봉사자들

정당에 IT기술을 제공한 기업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뭔가 특혜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위기다.

생활정치 개혁 프로그램에 동의하거나 그 정당을 지지해서인데 괜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스팸메일 방지 솔루션 개발업체 누리비전은 민주당에 스팸방지솔루션을 기증했다. 또 민주당의 무공해인터넷캠페인에 동참, 시민사회단체에는 무료로 솔루션을 주기로 했다.

심동호 누리비전 사장은 "민주당에 스팸방지 솔루션을 제공한 것은 다른 정당과 달리 민주당에서 청소년 음란물 퇴치 운동을 벌이니 함께하자는 제의가 왔기 때문"이라며 "다른 정당에서도 이런 캠페인을 한다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또 "탄핵정국후 솔직히 직원들의 반발도 있다"며 "솔루션 제공을 특정 정당 지지로 연결하는 것 자체가 성숙하지 못한 국내 정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보안전문가에서 열린우리당 보안 담당자로 일하는 L모씨는 "혹시 순수한 의도를 의심할까 무보수로 일하기로 했다"며 "열린우리당이 정치 개혁을이룰 수 있는 정당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일부 차출된 경우도 있어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상사가 아는 정치인으로 부터 청탁을 받고 차출된 경우도 있다.

모 정당의 사이버선거 마케팅 컨설팅을 담당한 K모씨는 "최근 정당에 인터넷 선거마케팅을 컨설팅하면서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상사의 아는 정치인이 부탁해와 어쩔 수 없이 차출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 정당에 핸드폰 로고송 전송, 당로고 다운로드와 수익 확대방안, TV토론시 후원금 광고 방안 등을 컨설팅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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