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차기정부, 과기부총리제 강화해야"

과학기술계가 현행 과기부총리 체제의 역량을 차기 정부에서는 더욱 더 강화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과학기술인들은 2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차기정부 과학기술 행정체제 및 국정 어젠다 토론회'에서 현행 과기부총리체제의 역량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당선자의 과학기술 강화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미세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과학기술인들은 출범한지 3년이 지난 과기부총리체제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이면서도 현행 체제의 근간이 흔들려선 안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한남대 조만형 교수는 '과학기술 행정체제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행 과학기술부총리가 타 부처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총괄할 권한이 없고 과학기술혁신본부가 국가예산의 5%에 불과한 연구개발 예산만 관장하는 등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의 예산규모나 과학기술 정책의 일관성 유지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체제를 유지하되 혁신본부의 예산권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박방주 중앙일보 부장도 "차기정부에선 과기혁신본부가 가장 중요한 예산권을 갖는 강력한 과기행정조직체계를 구축해야한다"며 "노는 회의로 알려진 과기자문회의 역할도 재정립돼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의 과학기술정책과 관련한 건의사항도 제시됐다.

이명박 당선자의 과학기술정책은 R&D 투자는 늘리고 간섭은 최소화함으로써 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연구개발체제를 갖춘다는 게 골자.

이를 위한 실천전략으로는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 양성 ▲국가 R&D투자 총액 GDP 대비 5%로 확대 ▲'융합 신산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지원 ▲과학기술인들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연구활동 지원 및 간섭 최소화 ▲초중등 과학교육과정을 개선 등이 제시됐다.

또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기반으로 ▲충청권 행정중심복합도시와 대덕연구단지, 오송 바이오산업단지, 오창 과학산업단지 등을 하나의 광역 경제권으로 하는 한국판 실리콘밸리 건설 ▲신재생 에너지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립국 실현을 제안했다.

이와 관련 STEPI 민철구 선임연구위원은 "국가 R&D투자총액의 GDP 대비 5%로 확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3.5%~4.5%로 미세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총 R&D중 정부분담비율의 확대가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당선자가 연구의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에 대해선 "안정적 환경과 경쟁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외국어대 김성수 교수는 "이명박 당선자가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만큼 각 부처는 통합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차기정부는 과기혁신본부 기능 및 전문가 참여 활성화 등을 통해 제도의 과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ISTEP 이장재 정책기획단장은 "차기정부에서는 창조형·선도형 과학기술 혁신과 국민성장 3만 달러 시대를 이끌 새로운 과학기술 정책 패러다임이 요구된다"며 '신개념 STI 경쟁력강화, 지속적 경제성장, 사회적 역할확대, 개방형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4대 중점분야로 제시했다.

또한 세부적으로는 ▲국가 과학기술혁신 거버넌스 구축 ▲창조적 과학기술 인력 양성·활용 ▲과학기술 하부구조 고도화 ▲장기적 국가 R&D 투자 ▲지속가능 성장·일자리 창출 ▲과학기술문화 확산·사회적 책임강화 ▲국가균형발전 확산 ▲과학기술 국제협력체제 선진화 ▲출연연 개방화·전략적 육성·지원 등 9개 아젠다를 제시했다.

이날 토론은 과총 신재인 부회장의 주재로 SEPI 민철구 선임연구위원과 중앙일보 박방주 부장, 한국외국어대 김성수 교수, 카이스트 양지원 부총장, 이철원 날리지웍스 대표, 조성재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장, 강원대 홍형득 교수, 고려대 전승준 화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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