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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박근혜가 나왔다면 출마 안 했을지도"


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밝혀

무소속 이회창 대통령 후보(사진)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후보가) 됐다면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문제점들이 제기되기 어려웠을 것이며, 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 대해 '지독한 경선'이라고 비판했지만 지나고 보니 박 전 대표쪽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심정을 느꼈다"며 "진정으로 좋은 후보끼리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했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한편 이 후보는 BBK 의혹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비자금 관련 특검 도입에 대해서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면서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여야에 충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영삼 정부 초기 원칙에 앞서 권력에 저항하던 이회창 감사원장을 기억하고 있다. 원칙을 버리고서 꼭 출마했어야 했는가. 출마의 변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데 그만큼 절박했나.

"물론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이 나라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같은 상황으로 정권교체가 될 것인가, 그렇게 된다 해도 국민이 원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사사로운 제 개인적 명예나 원칙에 대한 자존심을 버렸다. 그래서 폭풍우와 같은 공격을 받았지만 대의를 위해 저 자신을 버렸다."

"그렇지 않다. '너 왜 나왔느냐, 명분이 뭐냐'고 물으시면 제가 자연스럽게 현재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적격성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자세히 말하면 개인의 비방이 될수도 있기에 말씀드리기 꺼려진다. 그러나 한나라당 경선 과정, 그 후의 상황을 보면서 이런 후보와 이런 당으로 우리가 정권교체를 과연 이룰 수 있겠는가 걱정했다.

지금 (이명박 후보와) 저랑 합쳐 지지율이 60~70%이다. 국민들이 보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반증이다. 두 보수 후보가 당당히 선의의 경쟁을 해서 어떤 것이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인가를 설명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보수층을 믿고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고 해야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 저와 이 후보 사이에서 누가 과거의 흐트러진 질서를 다시 세울 수 있는지 선의의 경쟁을 해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 5년 전 정계은퇴를 하시며 '회한이 있지만 깨끗이 은퇴하겠다'고 했다. 출마 선언 때는 '지지율이 50% 넘는 후보에게 불안하다'고 했다. 회한이 있어 재출마 한 건가.

"5년 전 저는 죄인의 심정이었다. 대법관 두 번, 감사원장, 국무총리까지 했다. 정치에 입문해 당 총재 두 번을 했고 대선후보도 두 번 했다. 그럼에도 패배했다. 그동안 저는 (한나라당의)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랐다. 그러나 경선과정을 보면서 과연 시대를 열어갈 리더십이 이렇게 가는 게 옳은가 고민했다.

저 개인이 그간 쌓아온 평판, 명예, 자존심을 지키고 살아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제가 국가에서 혜택을 받고 국민에게 빚을 진 사람이다. 새 시대로 가는 길을 확실히 잡지 못해 훗날 누가 제게 '너 혼자 잘 살고 너 혼자 명예 지키며 뭐 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수많은 분들과 언론도 제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판과 비난을 퍼부었다. 저 개인은 이제 건질 것이 없는 상황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이 나라를 위해 제 몸을 던진 것이다.(박수)"

- 한나라당은 현재 창당 10주년 기념식을 하고 있다. 이 후보께서 직접 만드신 당이고 그 당이 적법한 절차를 통해 경선을 거쳤는데 출마하신 것은 독선이 아닌가.

"창당인으로서 당을 떠나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축복과 함께 사는 것이 제 개인에게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길 밖에 없었다. 한나라당이 건강한 야당으로 커가길 바란다. 당원들이 섭섭할 줄은 안다. 그러나 이런 처지가 달라졌다 해도 나라를 위한 길이라면 저와 뜻을 같이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이 후보의 출마 이유를 보면 이명박 후보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1997년 당 내 경선에서 이인제 후보가 이회창 후보 자제분들의 병역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그걸 빌미로 탈당해 독자출마를 했는데, 아이러니다.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말씀 드리기 부담스럽다. 법리적인 차이를 말씀드린다면 교만하게 비칠까 걱정이다. 그러나 1997년 서로 (결과 승복) 서약을 하고 경선을 함께 다녔다가 결과에 불복하는 것과,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으로서 대의를 위해 탈당한 것은 같은 수준으로 볼 순 없다. 절차적 차이를 하나 하나 말하지 않겠지만 대의를 위한 취지로 본다면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순 없다."

- 이 후보께서는 최근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대 가능성을 훼손시키는 가능성 내에서 이뤄지는 것인지.

"그간 (이명박 후보에게) 직접 공격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네가 왜 나왔냐'는 질문을 받고 설명하다 보니, 이 후보의 적격성, 리더십과 관련해 말하게 된 것이다. 저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선출됐으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인가. '이런 지독한 경선은 처음 봤다'는 말씀은 왜 하셨는지.

"박 전 대표가 됐다면 아마도 이명박 후보를 두고 회자되는 문제점들이 제기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나친 헐뜯기로 가면 경선을 불쾌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지나면서 보니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쪽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심정을 느꼈다. 진정으로 좋은 후보끼리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지독한 경선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 만약 여권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면 바로 사퇴할 의사가 있는가.

"선거는 언제나 가변적이다. 여권 후보가 어떻게 바뀌냐에 따라 제가 꼬리를 뺀다면 무엇 때문에 나왔겠는가. 지난 대선에서 3월에 노무현 후보가 1위로 뛰었고, 11월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하며 저를 넘어섰다. 그럼 당시 저는 사퇴해야 했겠나."

- 결단하게 된다면 그 기준은.

"정말 결단해야 할 시기가 온다면 할 수도 있다."

- 한나라당에서는 김경준 씨 귀국을 두고 제2의 김대업이 아니냐고 한다. 두 사건의 차이는.

"김대업 사건은 완전히 허위 날조되고 조작된 사건이었다. BBK는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검찰이 빨리 진상을 밝히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시해달라. 그게 아니라면 제 경험으로 봐도 당 후보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검찰의 일이다."

- 이명박 후보에 대한 포커스를 위장취업 탈세에 맞추고 있는데, BBK의 위력이 없어진 것인가.

"처음부터 BBK 한방을 두고 결단한 건 아니다. 내용도 잘 모른다. 이명박 후보의 위장취업을 언급한 것은, 그런 세세한 것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으나, 제가 제기하는 정직과 신뢰의 리더십, 법과 원칙의 리더십을 기준으로 본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됐다는 결정적 증거나 단서를 가지고 있는지.

"그런 거 없다. 한나라당 당원 국회의원들에게 물어보면 '그 후보는 맘에 차지 않는다, 걱정이다'고 말한다. 불안해하고 걱정스러워 한다.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선 단순히 그대로 갈 수는 없다."

- 이명박 후보는 '자신은 무관하며 피해자'라고 단언했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김경준 시는 제2의 김대업이 아니냐 하는 우려도 가질 수 있을 텐데. 김경준 씨의 의도에 이회창 후보가 말려든 것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BBK 관련해 뭐라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검찰이 하루 빨리 밝혔으면 좋겠다."

- 항간에 부인 한인옥 여사와 김경준 씨 모친이 각별한 사이라는 얘기가 도는데.

"전혀 터무니 없는 얘기다. 요새 네거티브 루머가 많다. 심지어 건강이 악화됐다, 약을 한 봉지씩 먹는다, 의료진이 항시대기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 삼성 비자금 관련해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하다면 해야죠. 정치 정략적 의도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진정한 바로 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

-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제기한 특검이 진실추구에 가까운가 정략에 가까운가.

"둘 다 정치적 목적이 다분이 있다. 그렇다더라도 양쪽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뜻을 찾아서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대선 전에 이뤄지긴 힘들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진실 규명은 물 건너갈 수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은 과거에는 야당이 특위하자면 여당은 검찰이 하는데 왜 하냐고 반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특위하자고 말하고 있다. 대선 얼마 남지 않았다. 양측은 제발 정략적 방법으로 구태의연한 행동을 하지 말길 바란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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