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통합신당+민주당=통합민주당"...'통합'하다 숨 넘어가겠네


'통합민주당'은 1991년 당시 DJ(김대중)가 총재로 있던 신민당과 이기택 전 총재의 민주당이 합당했을 때의 이름이다. 이후 1995년 DJ 세력은 탈당해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고, 남은 통합민주당 세력은 1997년 신한국당과 합쳐 한나라당이 된 것이다.

한나라당 정광윤 부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전신이자 뿌리다. 지금도 과거 통합민주당 당원들은 당적확인서를 한나라당에서 받고 있다"며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통합민주당이란 당명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이 당명으로 시비가 붙은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통합신당은 8월 문을 연 이래 '민주신당'으로 이름을 줄여서 불렀는데 이게 민주당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던 것.

이를 두고 당시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진돗개를 '진도신개', '신진돗개', 풍산개를 '풍산신개', '풍산신신개'로 바꿔 부를 수 없다"며 "'민주신당'을 허용한다면 '한나라신당', '민주노동신당', '국민중심신당' 등도 허용하자는 이야기냐"고 풍자해 국회 브리핑실에 폭소를 자아낸 바 있다.

민주당은 아예 8월 중순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유사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의 '사용금지' 판결을 받아냈다. 그 후 대통합민주신당은 '민주신당'을 버리고 '통합신당'을 사용했다. 비판의 목소리를 서로 높이던 두 당은 3개월 후 '범여권 통합'을 명목으로 같은 배를 탔다.

범여권이 이름을 바꿔가며, 피아(彼我)를 왔다갔다 '헤쳐 모여'를 거듭해가며 다다른 종착역의 이름이 한나라당의 전신 격인 '통합민주당'이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한다.

오르지 않는 지지율, 이회창 전 총재의 무소속 출마.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초조함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의원 대거 탈당-대통합민주신당 창당-열린우리당 흡수-민주당 통합' 까지 인수합병의 곡예를 보여주는 범여 통합 과정을 보면 숨이 가쁠 뿐이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통합신당+민주당=통합민주당"...'통합'하다 숨 넘어가겠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