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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나누기, 삼성·LG "하는 시늉이라도…"


경영 효율화와 사회적 책임 사이서 '고심'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나누기'에 경영 효율화와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가고 있다.

실제 삼성과 LG그룹이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한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 들었다. 대신 이 그룹들은 부족한 인력을 인턴 등으로 충당, 이를 포함한 전체 채용규모를 예년 수준으로 맞췄다.

11일 삼성은 2009년 3급(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5천500명으로 확정지었다. 상반기에 2천100명, 하반기에 3천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 해 삼성의 채용규모가 7천500명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2천명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청년인턴으로 부족분 메워

삼성은 이처럼 지난 해 보다 줄어든 채용 규모는 청년인턴 제도를 신설해 보충했다. 삼성은 대졸자 가운데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청년인턴 2천명을 선발한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대학생 인턴은 3천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당초 올해 채용규모는 4천명선으로 잡았지만 기업의 경쟁력 유지와 일자리 나누기라는 사회적 책임을 놓고 고심한 결과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고용 규모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청년인턴 2천명까지 포함하면 예년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년인턴은 대학 졸업 뒤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삼성은 2천명을 선발해 각 계열사에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월 20일 근무에 급여는 150만원 수준이다. 근무기한은 3~6개월 정도다.

삼성이 청년인턴 제도를 만든 배경에는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실질적 부담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인턴들이 할 수 있는 업무가 한정돼 있어 현 상황에서 큰 도움은 되지 않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통상 인턴들에게는 평상시 인력 배분을 하기 어려웠던 소비자 조사 업무나 잡무들을 맡긴다"며 "실제 업무에는 별 도움이 안되지만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취업 원천 차단된 '청년인턴'

삼성의 대학생 인턴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여름과 겨울 방학 동안 삼성에서 근무하며 실무를 경험한다. 경우에 따라 대학생 인턴은 신입사원 선발 시 일부 우선권이 부여되기도 한다. 실제 가산점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서장 추천으로 선발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청년인턴은 다르다. 3~6개월 정도 인턴기간이 끝난 뒤 삼성에 채용되는 일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매년 당해년도 졸업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1년에 두번 삼성 입사시험에 떨어지면 다음 해에는 아예 응시 할 수 없다.

결국 청년인턴의 경우 이미 졸업한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들의 삼성 입사는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때문에 정부가 기업의 등을 떠밀고 억지로 일자리 늘리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부에 떠밀린 채용 확대 우려"

LG 역시 지난 8일 올해 대졸 4천명, 고졸 기능직 2천명 등 총 6천명 규모의 채용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지난 해 LG는 대졸 5천500명을 채용했다. 올해 들어 대졸 채용인원이 1천500명 줄어든 것.

LG 역시 대졸 신입 모집 인원을 당초 3천명으로 줄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자리 나누기가 본격화되며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1천명을 늘리고, 추가된 1천명의 임금은 LG 임원과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줄여 마련키로 했다.

이같은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적잖다. 인턴 등을 활용한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운동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 자발적인 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정부 주도하에 강압적인 '압력'으로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임금 삭감으로 인한 소비 침체로 실물 시장의 악화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이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 그나마 낫겠지만 대기업에서는 늘려 놓은 일자리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거리"라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선 게 아니라 지금처럼 등 떠밀려 채용을 확대하는 현상은 향후 더 큰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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