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자본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은 지난 2월부터 서울 강남구 소재 아가방앤컴퍼니 본점에서 상주하며 2달 여간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5년 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로, 이달 내 종료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 중국 랑시그룹에 아가방이 인수된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세무조사인 만큼, 랑시그룹이 세정당국의 칼날을 빗겨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기업 기준에 부합하는 자금 운영 시스템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의 랑시그룹 특혜투자 의혹의 단서가 포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랑시그룹의 특혜성 투자로 아들 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랑시그룹이 아가방을 인수할 당시 기업금융서비스와 법률·회계 파트너십을 제공한 바 있다. 이후 양 그룹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대표적으로 랑시그룹은 2015년 12월 박주열 전 KEB하나은행 자문위원(하나은행 서북영업본부장·준법감시인 역임)을 상근감사로 선임했다. 박 감사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지만, 하나금융과 랑시그룹에 대한 의혹이 일자 지난 연말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했다. 현재는 김철영 한국캐피탈 사장이 아가방의 상근감사직을 맡고 있다.
아울러 양 그룹은 지난해 3월 자본금 총 10억원 위안(약 1천6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합작사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하나금융은 2억5천만 위안(약 410억원)을 출자해 지분 25%를 얻었다. 같은 해 6월에는 공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억 위안 (약 16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에 노조는 "하나은행 중국법인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김정태 회장이 평소 친분관계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태 회장의 아들 김 모씨가 2015년 1월 설립한 A사가 아가방 본사 15층에 입주한 점도 양 그룹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A사는 설립 한 달 만에 아가방과 파트너십을 체결한데 이어 2016년 11월 아가방 본사로 사무실을 옮겼다. 아가방은 "용역 수행을 위해 본사에 상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A사는 사무실을 곧바로 옮겼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신동일 랑시그룹 회장, 신상국 아가방앤컴퍼니 대표(랑시그룹 부회장)가 막역한 사이라 지주사가 쓰는 15층 사무실도 내주고 기저귀나 물티슈도 사주고 그랬다"며 "아가방이 역사는 오래됐지만 회사 운영방식이 아마추어틱 해 이번 세무조사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랑시그룹 인수 후 줄퇴사…"1년에 100여명 들락날락"
아가방은 현재 무분별한 인사 정책으로 인한 인력 이탈도 겪고 있다. 내부 정치에 따른 잦은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비용 투자에는 인색한 반면 성과 내기에는 급급한 조직문화 등으로 한 해에만 100여명이 회사를 들락날락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아가방 직원 총 수는 40여명이 줄어든 상태다.
한 퇴사자는 "2~3개월 만에 퇴사한 임원들이 수두룩하다"며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려면 해외 전시회 등에 참여해 바이어를 만나고 물건을 사와야 하는데, 이 당연한 업무마저 승인이 나지 않아 관련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또 성과가 나지 않으면 책임을 지고 퇴사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아가방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6.25% 줄어든 1천409억원과 39억원의 영업손실, 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처럼 실적이 크게 꺾였음에도 신동일 회장과 신상국 대표의 월급은 더 늘었다. 2016년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1억3천7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회장과 대표 2명이 총 6억8천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아가방은 하나금융의 중국 투자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박주열 전 감사 역시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을 뿐 항간의 의혹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인력 이탈에 대해서는 "아가방은 랑시그룹 인수 후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고 실제 랑시그룹 인수 후 복지와 연봉조건도 나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일련의 문제제기는 퇴사자들의 일방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번 세무조사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은 "개별기업 조사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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