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다시 한 번 의지를 굽히게 될까.
세수 감소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재정부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연장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난 달 11일로 1년 시한이 끝났지만, 건설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관계 부처에서도 연장 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재정부는 앞서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도를 되살릴 때에도 외풍을 맞고 '반대'에서 '찬성'으로 급하게 입장을 돌린 전례가 있다.
야당의 제도 부활 제안에 당초 재정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수가 줄어드는 만큼 고용이 늘어날지 알 수 없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재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재정부는 태도를 180도 바꿨다. 대통령 주재로 첫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린 뒤 윤증현 장관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취지"라며 공제 한도까지 늘려 제도를 되살렸다. 안팎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내린 결론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시장은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감면 1년 성적 '낙제점'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제도는 지난해 2월 12일부터 올해 2월 11일까지 운영됐다. 이 기간에 신규·미분양주택을 취득했다(입주) 5년 내에 되팔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양도세를 60% 깎아주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의 지역과 지방은 100% 면제해 줬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 지은 집을 판매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지만, 정작 지방의 장기 미분양주택 물량을 줄이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제도 도입 이전인 2008년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약 16만 채. 올해 2월 집계된 미분양 주택 수가 약 12만 채이니 제도 시행 1년 간 팔린 미분양 주택은 약 4만 채에 그친다.
재정부는 이 점을 들어 양도세 감면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본 집들이 대개 수도권에 몰려있고, 지방에서도 새로 지은 아파트에 수요가 몰렸다"며 "분양가가 높거나 지역, 입지가 좋지 않아 팔리지 않는 집들이 제도 연장을 통해 팔린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그래도 연장하자'
하지만 이해당사자인 건설업계는 여전히 정책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아 분양가를 내리는 등 자구 노력 만으로는 경영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아우성이다.
건설업계는 "수요 예측과 분양가 책정의 경영 실패 문제는 우선 숨통을 트이게 한 뒤 따져도 늦지 않다"고 주장한다.
최근 시공능력 50위권의 중견업체 성원건설이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도 빌미가 됐다.
한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은 집은 팔리지 않고, 건물을 지은 뒤엔 공사대금이 밀려 구상권을 행사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며 "이렇게 가다가는 지방 업체들을 중심으로 상반기 줄도산 가능성도 베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黨靑 '미련'… 6월 선거 어쩌나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단칼에 '연장 민원'을 거절하지 못하고 있다.
세수 감소에 비해 정책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났는데도 머뭇거리는 이유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6월을 기점으로 대규모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도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선거를 앞둔 여권은 지방 경제 살리기와 중소 건설사 지원, 건설업계 위축에 따른 국가경제 타격 가능성을 들어 제도 연장 명분을 찾고 있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이명박 정부 중간 평가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적으로는 밑져도 정치적으로는 남는 장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재정부의 미묘한 입장 변화도 감지된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연장이 쉽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여론과 국회 안팎의 흐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與 '고쳐서라도'… 野 '반대'
국회내 기류는 엇갈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이미 양도세 감면 1년 연장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위 여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꼭 필요하다면 수정안으로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지방 장기 미분양 주택을 사게 하자는 제도였는데 결과적으로 수도권만 혜택을 얻고 지방에서도 신규 분양 주택만 팔려나갔더라"며 "세수는 축나는 게 확실한데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제도 연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워낙 높은 상황이어서 정치권이 고심 중"이라며 "양도세 감면 기간은 연장하되 과밀억제권역과 지방의 신규 분양분은 제외하고, 지방의 장기 미분양 주택에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반면 재정위 민주당 간사 오제세 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양도세를 감면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대부분 소진됐지만, 지방 미분양 물량은 그대로 남아있다"며 "제도 연장 대신 시장 논리로 정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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