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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세계-하]인터넷


인터넷은 대표적인 성장산업으로 꼽힌다. 벤처 버블이 꺼진 뒤 한동안 인터넷기업들이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했을 때는 성장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2003년 이후 NHN이 검색 광고를 바탕으로 고속 성장하면서 이 같은 부정적 분석이 전부 자취를 감췄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인터넷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이메일, 카페 및 동호회, 검색으로 이어진 인터넷의 성장 모델이 이젠 UCC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UCC 이후엔 또 어떠한 모델이 등장할 지, 수많은 관계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를 만나보면 기대보다 재밌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거의가 "사실은 지루하다"는 자기 고백을 내놓는다. 인터넷업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들의 반응은 조금 의외다.

이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인터넷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은 이미 다 나와있다. 추가적인 뭔가가 나와야하는 데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하는 일은 단 한가지다. '이번 분기에 성장했는가, 성장하지 못했는가' 이것만 진단하면 끝이기 때문에 사실 재미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와 동시에 시장이 타 업종을 집어삼킬 정도로 커지고 있는 건 또 다른 고민거리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자동차보험은 인터넷산업인가, 아닌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업종으로 분류할 수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합병을 앞둔 엠파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이투스 덕분에 주가가 급등한 일이 있다. 그런데 이투스는 교육업체다. 그렇다면 이투스에 대한 가치 측정은 교육 담당 애널리스트가 맡아야 하나, 아니면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가 맡아야 하나.

'누가 맡든 무슨 상관이'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건 인터넷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현상인 탓에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산업이 인터넷에 녹아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업종 간의 장벽은 하나씩 무너지는 추세다.

주도기업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인터넷산업만의 특징이다.

2000년 이후 인터넷시장의 주도권은 야후에서 다음으로, 또 다시 NHN으로 넘어갔다. NHN은 후발주자임에도 지식인 서비스와 검색광고를 바탕으로 1등 지위를 단단히 구축했다.

그러나 지금이야 NHN이 독보적이라지만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제조원가가 없다는 특징이 부른 또 다른 현상이다.

M&A 프리미엄이 유독 많이 붙어 있다는 특징도 있다.

회사측은 부인하지만 NHN이나 다음, 야후코리아, 심지어는 대기업 KT가 소유한 KTH마저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다. M&A 프리미엄은 인터넷산업이 가진 성장성과 함께 인터넷기업이 고평가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인터넷을 둘러싼 환경이 언제 어떻게 변할 지도 끊임 없이 고민해야한다. IPTV는 어떻게 진행될 지, UCC를 통한 수익성 확보는 과연 가능할 지, 모바일기기에 포털 사이트들이 어떻게 정착할 지 등등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가 고민할 거리는 언제나 '산적'해 있다.

◆"인터넷시장은 아직 고속성장 中"

"인터넷시장은 아직 고속 성장 중입니다. 그 중에서도 쇼핑몰의 성장세가 무서울 거예요. 인터넷 이용자층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데 달리 말하면 그만큼 소비수준을 갖춘 이들이 온라인쇼핑몰에 빠져들고 있다는 겁니다."

최훈 한누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 업종 가운데 가장 성장성이 높은 업군으로 쇼핑몰을 꼽았다. 대부분의 인터넷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게임을 지목하는 것과 비교하면 조금 의외다.

애널리스트들은 게임이 중독성을 갖춘 동시에 해외진출이 용이해 높은 성장성 및 수익성을 갖춘 업군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게임 하나 '제대로' 만들어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춘 국내 게임회사가 많은 상황이다.

최훈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게임업체가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게임은 실제로 시장에 내놔봐야 반응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하려면 그걸 확인하고 투자해야하죠. 확인 작업이 필요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업종 자체를 '고수익'으로 평가하긴 무리가 있습니다."

반면 인터넷업종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UCC를 활용한 수익모델 구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최훈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다음이 전개한 공격적 UCC 전략을 비관적으로 봤던 대표적인 애널리스트 중 한명이다. 이 때문에 최훈 애널리스트는 다음에 대해 적잖은 기간 동안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다. 다음의 UCC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UCC=다음'이란 이미지를 구축한만큼 NHN과도 해볼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UCC를 통한 수익모델이라고 하면 대부분 동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것만 떠올리는데, UCC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네티즌의 발을 묶을 수 있으면 기존 사업부문 또한 강화됩니다. 동영상시장만 확보하면 카페나 검색, 이메일 시장도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겠죠."

우려요인으로 꼽히는 저작권 문제도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거란 게 그의 판단이다.

"음원시장과 비교하는 분들이 많은데 온라인 음원 저작권 분쟁보다는 쉽게 풀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UCC 저작권 분쟁은 거의 방송사들과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방송사들은 음원 사업자들만큼 '지저분'하지가 않죠. 합리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될 겁니다

또 최근 네이버 등이 언론사와 기사 공급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데, 동영상 서비스는 저작권자들과 지급수수료 방식이 아닌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저작권 분쟁이 일각의 우려처럼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의 분석대로 최근 들어 NHN은 '적'이 너무 많아졌다.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견제에서부터 언론사와 알게 모르게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게 NHN의 리스크다. 이외에 NHN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약점은 없을까. 국내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이 NHN을 극단적으로 호평하는 상황에서 NHN의 약점을 물었다.

"NHN 단점은 너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모바일 부문에서요. 구글과 비교했을 때 구글은 유선온라인 이후를 고민하는데, NHN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 IPTV가 당장 가시화 되는 것도 아니고 해외부문이 잘 못해줄 경우 모멘텀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최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고속성장할 쇼핑몰업체에 투자하라고 권고한다. 쇼핑몰이 우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단 40대 이상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자동차도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있다면서, 한국 온라인쇼핑몰 역시 이에 못지 않게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쇼핑몰 참여자들이 늘어난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광고시장이 급팽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주목해야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온라인 광고에 주력하지 않고 있지만 소비여력 있는 30대 이상 인터넷 이용률이 높아지며 광고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제일기획에서는 인터넷 전담팀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아직 10%에 불과한 온라인쇼핑몰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 거죠."

그는 인터넷시장이 매년 큰폭으로 성장하면서 향후 전망을 내놓기 쉽지 않아졌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여행업종이 인터넷세계에 녹아들고 있죠.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가속화될 겁니다. 장기적으로 포털은 미국의 야후와 구글처럼 미디어업종에 속하게 될 겁니다. 인터넷기업들이 UCC를 넘어 어떠한 성장모델을 만들어갈 지 궁금하네요."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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